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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가본 길' 앞에 선 이주열…기준금리 0%대 시대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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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하한 논란 본격화될 듯…통화정책 한계 우려도

"양적완화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 논의 시작해야"

뉴스1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총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1.50%)보다 0.25%포인트 낮춘 연 1.25%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이는 2017년 11월 기록한 사상최저 금리와 같은 수준이다. 2019.10.1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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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장도민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6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연 1.25%로 인하한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 대응 여력이 아직 남아있다"고 밝혀 '안 가본 길'을 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다수 경제전문가들도 한은 금통위가 경기 부양을 위해 내년에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가 초저금리로 인한 부동산 쏠림 등 금융불안만 야기할 뿐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반론도 적지 않아 기준금리 실효하한 논쟁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통위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0.25%p(포인트) 내렸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2016년 6월~2017년 11월 유지됐던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금통위의 금리인하는 지난 7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이주열 총재 "인하 여력 남아있다…대외불확실성 여전"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무엇보다 사상 첫 두 달 연속 마이너스 물가 충격으로 엄습한 'D(Depression, 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공포'를 떨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활력을 잃은 경제 탓에 오는 11월 유력시되는 올해 경제성장률 추가 하향 조정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차원이기도 하다. 저물가와 저성장에 대응한 경기부양 조치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이하 통방문)에서 전반적인 물가 전망을 죄다 낮췄다. 통방문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월 전망경로를 하회해 당분간 0%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내년 이후 1%대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는데, 지난 8월 '물가가 0% 초반에서 등락하다 내년 이후 1%대 초중반을 보일 것'이란 문구보다 하향 조정한 것이다. 한은의 설립목적 1호가 물가 안정이라는 점에서 한은의 물가 관리에 경고등이 들어온지 오래됐다. 한은의 중기물가목표는 2%다.

또 통방문에서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지난 7월의 성장 전망경로를 하회할 것"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2.2%) 하향 조정을 공식화했다. 이날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폭에 대해 "금년 성장률 전망치는 다음 주에 발표할 3분기 실적을 보면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1%대 성장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금통위가 '안 가본 길'로 갈 것이냐다. <뉴스1>이 국내 증권사 소속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8명이 내년 추가 인하를 예상했다. 8명 중 6명은 내년 1분기, 한 명은 5월 혹은 7월, 나머지 한 명은 연중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나머지 2명 중 한 명은 내년 상반기까지 동결, 다른 한 명은 전망을 내놓지 않았다.

이들은 무역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스몰딜'에 성공했지만, 당장 모든 불확실성이 걷히기 어렵고, 위축된 글로벌 교역 등이 쉽게 회복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내년 4월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금통위가 더욱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었다.

이 총재도 정례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낮췄지만 필요시 금융경제 상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은 아직 남아있다"며 "미중 무역분쟁도 주요 이슈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완화되는가 하면 다시 악화되기도 해 불확실성 남아 있다"고 답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실효하한에 가까워지는 기준금리…"비전통적 수단 연구 중"

문제는 '안 가본 길'로 가면 외국인 자본 유출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물가나 경기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볼 수 있느냐다. 이른바 '실효하한'이 어느 선인지에 따라 부작용과 효과를 가늠할 수 있다. 실효하한에 대한 논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실효하한은 비기축통화국인 우리나라가 기준금리를 0%로 내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한 하한선을 말한다. 그 밑으로 내려가면 금융불안정 등 부작용이 증폭될 수 있다.

이 총재는 "실효하한의 정확한 수준은 확실치 않지만 어느 지점에선 실효하한이 존재할 것"이라며 "실효하한은 기축통화가 아닌 나라의 경우 기축통화국에 비해 조금 더 높은 수준에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많은 중앙은행에서 테일러준칙을 이용하고 있다. 실질 GDP와 잠재GDP가 얼마나 가깝냐, 실제 물가와 목표 물가가 얼마나 가깝냐로 추정한다"며 "현재 기준 적정 기준금리는 연 1.10%다. 이번에 기준금리를 내렸으니 실효하한에 근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디플레이션 초입"이라며 "성장과 물가가 더 낮아질 것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실효하한 역시 낮아질 것이고 우리도 장기적으로 일본처럼 0%대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준금리를 통한 통화정책은 실효하한 탓에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한은이 양적완화 등 비전통적 정책수단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통화를 시중에 직접 공급해 경기를 부양시키는 정책이다. 실효하한 탓에 기준금리를 더 이상 내리기 어려울 때 경기부양을 위해 한은이 쓸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다.

이 총재는 "아직 금리정책의 여력이 있기 때문에 추가적 수단은 고려할 단계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향후 정책 여력이 축소된다면 금리 외 정책 수단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주요국이 도입했던 비정통적 수단을 과연 국내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비기축통화국이기 때문에 양적완화 효과도 기축통화국보다 제한적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본이나 미국은 양적완화 정책을 쓰면 환율이 올라 수출 경쟁력을 얻어 경제가 살아나는 이득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국제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환율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그래서 한은에서도 재정정책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m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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