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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한컴 AI번역기 써보니…65개 언어 '술술', 구어체는 '어수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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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음성인식까지 '척척' · 구어체는 명확하게 말해야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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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박수홍은 지인들과 남태평양의 피지를 여행하면서 통번역기 덕을 톡톡히 봤다. 어디서든 꺼내 한국어로 얘기하면 금세 영어로 바뀐 말이 흘러나왔고 상대방의 말도 바로 한국어로 통역이 됐다. 영어 스트레스를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최근 한 TV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된 장면이다. 여기에 등장한 것은 한글과컴퓨터가 올해 출시한 인공지능(AI) 통번역기 '말랑말랑 지니톡 고!(지니톡 고)'. 방송처럼 통번역기만으로 외국인과의 대화가 가능할까. 2주 동안 '지니톡 고'를 써봤다.


◆음성인식은 '합격점'='지니톡 고'는 너비 5.25㎝, 중량 120g으로 한 손에 쥐고 사용하기 적당한 크기다. 전면은 2.4인치의 터치식 액정 화면과 2개의 입력 버튼, 홈 버튼으로 구성돼 있다. 영어 통역을 선택했다면 한국어는 하단의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녹음하고 손을 떼면 영어로 나오고 상대방이 영어로 얘기할 때는 상단의 버튼을 누르고 녹음을 하면 한국어로 들을 수 있다. 통역된 내용이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1~2초 남짓이었다. 특히 음성인식 기술이 돋보였다. 누가 말을 하든, 심지어 통화 중인 상대방의 목소리를 들려줘도 정확하게 인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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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해외 여행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해봤다. 열이 나고 목이 아파 약을 사야한다고 하자 "I have a fever much and I have a sore throat. Can I get some medicine?"이라고 정확하게 말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은 어떨까. 초등학교에서 원어민 강사로 일하는 미국인 존 스튜어트(가명)씨와 함께 서울의 한 식당을 찾아 사용해봤다. 그가 '지니톡 고'를 켜고 "I'm allergic to shellfish"라고 하자 점원에게 그의 조개 알레르기가 정확히 전달됐고 조개를 뺀 음식을 추천받을 수 있었다.


'지니톡 고'는 출시 당시 7개 언어에 대한 통번역이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지원 언어를 65개로 확대했다. 일어와 이탈이아어 통번역에서도 사용해보니 영어와 마찬가지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구어체는 '어수룩'=하지만 사용에 불편이 없으려면 주어를 명확하게 말해야 했다. 한국어의 경우 연속된 문장에서 주어를 생략하고 말했더니 음성인식은 정확했지만 전혀 다른 의미로 통역이 됐다. 일상적인 대화에서 주로 쓰는 구어체로는 소통이 어렵다는 얘기다. 의문문의 경우 끝을 올려줘야 하는 등 억양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또 인터넷이 안 되는 환경에서도 영어, 중국어, 일본어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속도는 현저히 느려졌다. 간단한 문장을 얘기해도 통역 결과가 나오기까지 20초 남짓이 걸렸다. 인터넷에 접속되지 않는 곳에서 '지니톡 고'를 통한 외국인과의 대화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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