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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취재파일] 노벨상의 '유리천장'…여성 과학자 비율은 3%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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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

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에스테르 뒤플로 MIT 교수는 역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가운데 최연소이자 두 번째 여성 수상자가 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1972년 10월생인 뒤플로는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만 46세로 역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적습니다.

프랑스 파리 태생인 뒤플로는 수학자인 아버지와 의사 어머니 사이에서 자라 프랑스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거쳤습니다. 파리 앙리4세 고교를 졸업한 뒤 프랑스 수재들이 모이는 파리고등사범학교에서 역사학과 경제학을 전공했습니다.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뒤플로가 경제학으로 진로를 정하고 미국 유학길에 오르는 과정에서는 후에 '21세기 자본'을 쓴 경제학자인 토마 피케티의 권유가 있었다고 합니다. 피케티와 뒤플로는 한 살 차이로, 파리고등사범학교를 함께 다녔으며 둘 다 경제학자로서 빈부 격차와 빈곤의 문제를 연구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뒤플로에 앞서 엘리너 오스트롬(미국)은 인간이 자연자원을 성공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어떻게 이기심을 극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2009년 첫 여성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됐습니다.

최근 여성비율이 늘고 있지만 노벨상의 여성 수상자는 매우 적습니다. 2019년 기준으로 여성 노벨상 수상자는 53명으로 전체 수상자의 5%에 불과합니다. 여성 수상자는 평화상에서 17명이고, 문학상에서 15명, 생리학·의학상에서 12명, 화학상에서 5명, 물리학상에서 3명, 경제학상에서는 2명입니다. 특히 평화상과 문학상을 제외한 과학 분야에서의 여성 수상자는 21명(마리 퀴리 2번 수상)으로 700명의 과학 분야 수상자의 3%에 불과합니다.

노벨물리학상의 경우 118년의 역사 동안 단 3명의 여성 수상자만을 배출했습니다. 특히 수상자의 이름이 존(John)인 경우가 8회, 로버트(Robert)가 6회, 제임스(James)와 윌리엄(William)의 경우가 각각 5회에 달할 정도로 남성 중심의 수상이 이뤄졌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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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여성 노벨물리학상(1903) 수상자는 여성 과학자의 대명사인 '마리 퀴리'입니다. 당시 물리학상은 남편인 피에르 퀴리와 공동 수상했습니다. 그녀는 8년 후 노벨화학상(1911)까지 수상해 노벨상 2관왕이 됐습니다. 그녀의 딸 이렌 졸리오-퀴리와 사위 프레데린 졸리오도 어머니의 뒤를 이어 방사성물질 연구를 지속해 노벨화학상(1935)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노벨상 수상자인 도나 스트리클런드 캐나다 워털루대 교수는 물리학상에서 세 번째 여성 수상자로 주목받았습니다. 물리학상에서 여성 수상자가 나온 것은 1963년 이후 55년 만이었습니다. 노벨화학상은 앞서 말한 마리 퀴리와 이렌 졸리오퀴리 등 5명의 여성 수상자만이 있었습니다. 생리의학상은 1947년 거티 테레사 코리(미국)를 시작으로 12명의 여성 수상자가 나왔습니다.

2015년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중국의 여성과학자 투유유는 개똥쑥을 이용한 말라리아 치료 성분인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을 발견했습니다. 아르테미시닌은 매년 200만 명 이상을 감염시키고 40만여 명을 숨지게 하는 말라리아를 빠르게 박멸해 개발도상국에서 말라리아의 피해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특히 투유유는 과학 부문의 노벨상을 수상한 중국 과학자와 달리 박사 학위도 없고, 중국 과학계 최고 권위를 상징하는 원사 칭호도 없으며 해외 유학 경험도 없는 '3무 과학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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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이전까지 여성 과학자 수상자는 11명에 불과했지만 2000년 이후 10명의 여성 수상자가 나온 것을 비춰 볼 때 앞으로 여성 수상자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진=연합뉴스/노벨상 홈페이지)
이창재 기자(cjl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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