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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과학을읽다]우주서 유골 뿌리는 '우주장' 일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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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커다란 풍선에 유골을 넣어 성층권까지 올려보낸 뒤 스스로 터져 유골이 흩뿌려지는 우주장 등 다양한 방식의 우주장이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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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장례문화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상에 죽은 이의 몸이 누워 쉴 수 있는 공간은 한없이 부족하고, 납골당을 더 이상 만들기도 어렵습니다. 화장 후 납골당에 모시거나 강이나 바다에 유골을 뿌리는 것도 과거의 장례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지구를 벗어난 우주 공간에서 유골을 뿌리는 '우주장(宇宙葬)'이 일반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우주장의 방식도 여러 가지입니다. 커다란 풍선에 유골을 넣어 성층권까지 띄우면 기압차에 의해 풍선이 터져 유골이 공중에 뿌려지는 방식이 있고, 인공위성이 유골함을 싣고 우주공간으로 올라가 지구궤도를 도는 방식 등이 있습니다.


풍선을 이용한 우주장은 비교적 간단한 방법입니다. 헬륨 가스 등이 든 풍선에 유골을 함께 넣어 고도 30㎞의 성층권까지 올려보내면 압력을 못이긴 풍선이 터지면서 속에 든 유골이 우주공간에 뿌려지는 방식이지요. 일본의 한 장례박람회에서 선보였던 방식인데 실제로 이런 방식의 장례가 많이 치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큰 열기구에 유골이 든 항아리를 매달고 성층권 높이까지 올라가 유골을 흩뿌리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캡슐 속에 여러 사람의 유해를 담고, 항아리 속에 함께 넣은 후 우주공간에서 항아리를 깨뜨려 유골이 흩어지게 하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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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사각형의 상자안에 가로세로 1㎝ 크기의 유골함 150여개가 들어가 인공위성에 실려 우주로 쏘아졌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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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뿌려진 유해가 대기를 타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도록 한다는 취지인데 이렇게 뿌려진 유골은 최소 10년에서 최대 240년 정도 지구 궤도를 돌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이렇게 오랜 세월동안 지구의 궤도를 계속 돌 경우 주위를 돌고 있는 다른 인공위성과 충돌해 우주쓰레기로 변할 가능성도 있어 비판적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궤도를 수정해 최소한의 기간만 지구 궤도를 돌다가 지구의 대기권으로 진입해 불타 없어지게 하는 방식도 고려 중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미국의 한 우주기지에서 150명의 유해를 실은 스페이스X의 '펠컨9' 로켓이 쏘아 올려지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벤처기업 '엘리지움스페이스'가 선보인 사업인데, 유해는 가로세로 1㎝ 가량의 초소형 캡슐에 밀봉돼 있는데 이 위성은 4년 정도 지구 궤도를 돌다가 대기권에 진입해 불타 없어지도록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런 식의 우주장을 치르는데 드는 비용은 알려지기로는 300만~500만원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처음 시작될 당시보다 가격이 많이 내렸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구 궤도를 얼마나 돌게 할지, 어떤 회사의 어떤 로켓을 이용할지 등 선택할 수 있는 옵션에 따라 비용의 차이는 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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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구를 타고 성층권으로 올라간 뒤 유해를 뿌려지고 있는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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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소개했던 성층권에서 유골을 뿌리는 서비스부터, 유족의 희망에 따라 달의 궤도로 보내는 우주장, 태양계 밖 먼 우주로 유해를 보내는 우주장도 있습니다. 지난 연말 미국에서 로켓을 쏘아올린 엘리지움스페이스사는 우주장 희망자가 일정한 수에 도달하면 다시 로켓을 쏘아 올릴 방침입니다.


우주장은 미국과 영국 등에서 먼저 시작됐는데 나중에 일본과 한국에도 전파됩니다. 가장 먼저 우주장을 실시한 곳은 1997년 4월 24구의 유해를 로켓에 실어 발사한 미국 업체입니다. 당시 미국의 유명 SF드라마 '스타트렉'의 창시자인 진 로든버리의 유해도 포함돼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우주장 업체는 텍사스주 휴스턴의 '셀레스티스(Celestis)'인데 이 회사를 비롯해 1997년 우주장이 시행된 이래 모두 320명이 우주장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7년 한국에서도 이런 서비스가 출시됐는데 사람이 아닌 반려동물을 위한 장례부터 서비스를 시행중이라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5곳 정도의 우주장 업체가 있는데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합니다. 요즘은 우주장을 이용하면 유족들이 휴대폰 앱을 통해 캡슐이 실린 위성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우주장의 방식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구의 좁은 땅을 고집하지 않는 방식은 높이 살만 합니다. 환경 문제를 생각해서 사전에 현명한 장례방식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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