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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 가르시아 "2002년처럼 '샷 잔치' 펼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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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방한… 내일 CJ컵 출전 "이번 코스는 그때보다 어렵지만 다시 한 번 좋은 추억 만들겠다"

'김비오 손가락 욕설 파문'엔 "골프 우승이 인생의 목표 아냐"

17년 만에 한국에 온 세르히오 가르시아(39)에게 스페인어로 "한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고 말을 건네자,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로 인사하며 가볍게 고개도 숙였다. 한국에 오기 전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 같은 간단한 인사말을 배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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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 CJ컵 출전을 위해 한국에 온 세르히오 가르시아. /아디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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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가 한국을 찾은 건 2002년 한국오픈 이후 17년 만이다. 당시 최저타 기록(23언더파)으로 우승했던 그는 17일부터 제주 서귀포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CJ컵(총상금 975만달러·우승 상금 175만5000달러)에 출전한다. 가르시아는 "2002년 한국에서 보낸 일주일은 마음먹은 대로 샷이 이뤄지는 등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며 "이번 코스는 그때보다 어렵지만 다시 한 번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1990년대 '엘니뇨(스페인어로 소년이란 의미)'라는 애칭과 함께 혜성처럼 등장한 가르시아는 올해 프로 골퍼 생활 20년째다. 미 PGA 투어 10승, 유러피언 투어 15승, 아시안 투어 5승 등 30차례 우승을 차지한 최정상급 골퍼다.

그는 프로 20년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 중 하나로 2017년 마스터스 우승을 꼽으면서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했다. 반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2007년 디오픈을 꼽았다. 그는 '악마의 발톱'이라 불리는 스코틀랜드 카누스티 골프장에서 열린 당시 대회에서 마지막 홀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연장 끝에 파드리그 해링턴에게 우승컵을 넘겼다.

가르시아는 "당시엔 정말 힘들고 슬펐지만, 자포자기하기보다 준우승은 메이저에서 우승 경쟁을 벌일 정도로 실력이 있다는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애썼다. 당시 실패에서 배웠기 때문에 결국 10년 뒤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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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승마 체험하는 최경주… 다도 즐기는 필 미켈슨 -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정규대회 CJ컵(총상금 975만달러) 개막을 이틀 앞둔 15일, 스타 골퍼들이 대회가 열리는 제주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왼쪽 사진은 승마 체험을 하는 최경주, 오른쪽은 다도 체험을 하며 한국 문화에 흠뻑 젖은 필 미켈슨(미국). /THE CJ C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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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스터스 우승 3개월 후 미국 골프채널 리포터 출신인 앤절라 에이킨스와 결혼했다. 지난해 3월 얻은 딸 이름은 마스터스 대회장인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 13번 홀 애칭인 아젤리아(진달래)로 지었다. 그는 "마스터스의 추억도 있고, 아내는 미국 사람이라 영어와 스페인어로 발음이 같은 아젤리아가 좋을 것 같았다"며 "지난주 아내와 얘기하다 딸(19개월)이 태어나기 전 일들은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고 했다"고 했다. 그만큼 딸이 소중한 존재라는 이야기였다.

그는 지난달 유러피언 투어 KLM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여전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다. 절친한 사이인 스페인의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33)에게 많은 걸 배운다고 했다. 그는 "나달은 꾸준히 플레이 스타일을 연구하고 바꾸면서 세계 정상을 지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브라질의 축구 스타 호나우두와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이 주도한 자선 축구대회에서 뛸 정도로 축구광이다. "축구에서 볼 수 있는 팀 스피릿을 좋아한다"고 했다.

미 골프채널의 한 TV쇼 진행자는 얼마 전 가운뎃손가락 욕설 파문으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로부터 3년 중징계를 받은 김비오 사건을 전하며 "세르히오 가르시아에게 충고하겠다. 절대 한국에서 골프 치지 말라"고 했었다. 그만큼 돌출 행동과 발언으로 파문을 많이 일으켰다. 내년 1월 9일이면 '불혹(不惑)'에 접어드는 그는 "골프 우승이 인생의 목표는 아니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더 많은 걸 배우고 남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로 '김비오 파문'에 대한 답을 대신했다.

[제주=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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