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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도 못찾은 화성 초등생 실종, 이춘재 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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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9세 여아 살해 자백… 유기장소 등 그림 그리며 설명

재개발로 시신 수습 어려워… 당시 경찰은 단순실종으로 종결

수사팀, 李 법최면 조사하기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6)가 자신이 한 짓이라고 자백한 14건의 살인 사건 피해자 중에는 30년간 실종 상태로 남아 있는 초등학생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초등학생의 시신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화성사건 특별수사본부’는 “이춘재가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한 14건의 살인 사건엔 화성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실종 사건’이 포함돼 있다”고 15일 밝혔다. 이 사건은 1989년 7월 7일 오후 1시경 당시 경기 화성군 태안읍에서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 중이던 김모 양(당시 9세)이 실종된 것이다. 이춘재의 자백이 사실이라면 김 양은 이춘재에게 희생당한 피해자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

경찰에 따르면 무기수로 복역 중인 이춘재는 최근 교도소로 찾아온 경찰과의 면담 과정에서 ‘김 양을 성폭행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고 자백했다고 한다. 이춘재는 다른 사건을 자백할 때와 마찬가지로 범행 장소 등을 펜으로 직접 그려가며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재가 진술한 김 양 살해 수법 역시 피해자들의 손과 발을 옷가지 등으로 묶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 흡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당시 실종 사건으로 종결됐다. 김 양이 실종된 다섯 달 후인 같은 해 12월 태안읍 병점5리 일대에서 실종 당시 김 양이 입고 있었던 옷과 책가방 등이 발견됐고 김 양의 부모가 두 차례에 걸쳐 수사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경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듬해 11월 김 양의 옷과 가방이 발견된 지점에서 불과 30m 떨어진 곳에서 아홉 번째 화성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자 경찰은 김 양 실종 사건과 화성 사건의 연관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에 나섰으나 김 양의 시신을 찾지는 못했다. 최근 수사본부는 이춘재가 김 양의 시신을 유기한 장소로 진술한 지역 일대를 직접 찾았지만 시신을 찾지는 못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도시 개발로 30년 사이 지형이 많이 바뀌어 찾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수사본부에 따르면 이춘재가 자백한 14건의 살인 사건은 화성 사건 10건과 김 양 실종 사건, 1987년 12월 경기 수원시 화서동에서 발생한 여고생 김모 양(당시 19세), 1991년 1월 충북 청주시 복대동의 여고생 박모 양(당시 17세), 1991년 3월 청주시 남주동에서 있었던 주부 김모 씨(당시 27세) 살인 사건이다.

수사본부는 이춘재를 상대로 법최면 조사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재의 흐릿해진 기억을 되살려 자백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경찰은 그동안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들이 이춘재와 17차례에 걸친 면담을 통해 라포르(rapport·신뢰감으로 이뤄진 친근한 인간관계)를 형성해 이춘재가 법최면 조사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 수사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춘재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것”이라며 “법최면 조사를 하면 이춘재가 100% 경찰에 협조하고 있는지, 거짓말을 하는지도 가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희 기자 che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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