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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빼돌려 호화생활… 악의적 고액·상습 체납자 집중 타깃 [국세청 '체납 세금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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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세 전담기구 신설 배경 / 체납액 매년 증가… 2018년 28조 넘을 듯 / 고액·상습체납자 7158명에 5조2440억 / 서울 체납액 8조 중 강남 3구 3조 달해 / 부자들 도덕적 해이 심각 적극 대처 나서 / 고액·중간·소액 등 규모별 대응 체계 구축 / 납세 촉구… 공정세정·세수 확보 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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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전국 세무서에 체납 세금을 전담하는 ‘징세과’를 신설하기로 한 것은 공정세정과 세수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강한 의지로 보인다. 올해 국세 징수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마른 수건 짜듯 기업과 개인 부담을 늘리기보다 체납 세금을 받아내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고액·상습 체납자뿐만 아니라 체납액 2억원 미만의 ‘중간 체납자’까지 늘어나는 추세다. 2017년 기준으로 국세 체납액은 27조원이 넘는다. 그해 전체 국세 수입이 265조4000억원인 걸 감안하면 단순 계산해서 10% 이상 체납이 발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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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세 체납자 압류동산 공매에서 1100만원짜리 시계 등이 나와 있는 모습이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15일 국세청 등에 따르면 당국은 내년 초 125개 세무서에 체납 징수 전담조직인 ‘징세과’를 신설하는 등 체납 규모별 대응체계를 구축한다.

2014년 26조7932억원이던 국세 체납액은 2017년 27조8114억원으로 1조원가량 늘었다. 국세 통계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에 체납액은 28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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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수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서도 자녀 명의로 된 서울 강남 아파트에 살며 외제 차량을 타고 다닌다. ‘부동산 재벌’로 불리는 B씨는 대여금고에 골드바와 현금을 보관하고 본인 명의 자산을 배우자 앞으로 숨기면서 양도소득세 수억원을 내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호화생활 악의적 체납자에 대한 범정부적 대응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소개한 사례들이다.

이른바 ‘강남 부자들’처럼 많이 가진 이들의 도덕적 해이가 더욱 심하다. 서울지방국세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관할지역의 체납 발생액이 8조232억원에 이르는데, ‘강남3구’인 강남·서초·송파구의 체납액이 3조1209억원으로 전체의 39%를 차지했다.

국세청은 체납 징수 전담팀을 구성해 ‘새는 구멍’을 틀어막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김현준 국세청장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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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연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 지난 5월 국세청에서 호화생활 고액체납자의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도 세금 체납을 강력히 제재할 것을 국세청에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공동체에 대한 의무를 고의로 면탈하고 ‘조세 정의’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악의적 고액 상습 체납자는 반드시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하고 더는 특권을 누리지 못하도록 국세청과 관련 부처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내년 전국 전 세무서에 징세과가 신설되면 체납업무는 △지방청 재산추적팀(고액) △세무서 징세과(중간) △징수콜센터(소액)로 세분화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법인세과, 소비세과 등으로 나뉘어 있던 체납 담당 인원과 노하우를 한 곳에 모으면 더욱 촘촘한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특히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관리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2004년부터 매년 이들의 명단을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납세의무 이행을 유도하고 성실납세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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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 당국은 고액·상습의 기준을 낮춰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2004년 첫 시행 당시 ‘2년 경과 10억원 이상’이던 공개 기준은 2010년 ‘2년 경과 7억원 이상’, 2012년 ‘1년 경과 5억원 이상’, 2016년 ‘1년 경과 3억원 이상’, 2017년 ‘1년 경과 2억원 이상’으로 계속 엄격하게 했다.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 공개는 체납 세금 징수에 효과를 내고 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이 공개된 이후 세금을 징수(납부)한 인원이 2014년 1324명에서 2018년 4826명으로 3.6배 증가했다. 징수액은 같은 기간 1178억원에서 2483억원으로 늘었다. 공개 기준 강화로 대상 인원이 늘어난 것을 감안하더라도 공정세정을 향해 의미 있는 발걸음을 뗐다고 평가할 만하다.

그럼에도 지난해 고액·상습체납자가 7158명에 이를 정도로 빈 구멍이 많다. 개인 5022명, 법인 2136개로 체납 세금만 5조2440억원에 달한다.

국세청은 호화생활을 하면서 악의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는 납세자를 최대 30일간 유치장에 가둘 수 있는 감치명령을 도입하는 등 제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체납자 출국금지를 강화하고 재산 조회도 친인척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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