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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대란은 막자’ 양보한 학교비정규직, 임금교섭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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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총파업 직전 극적 합의

기본급 1.8% 인상 등 일부 수용

공정임금제·노정협의체 구성 등

공무직 차별해소까진 갈 길 멀어

유은혜 부총리 “범정부 협의체 추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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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넘게 진통을 거듭해온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와 정부의 임금협상이 2차 총파업을 코앞에 두고 극적으로 타결됐다. 애초 기본급을 6.24% 올려달라고 요구한 연대회의 쪽이 1.8% 인상하는 것으로 크게 양보하고, 임금인상 미적용 직종의 보충교섭을 진행한다는 내용 등이 담긴 잠정 합의다. 일각에서 우려해온 ‘급식 대란’ 없이 협상은 마무리됐지만, 이어질 보충교섭은 물론 학교 비정규직(공무직) 차별 해소를 위한 노정협의체 구성 등 갈 길은 아직 멀다.

연대회의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궁정동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 단식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차 총파업이 임박한 어젯밤, 마침내 노사가 막판 쟁점을 좁혀 구두 잠정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연대회의와, 집단교섭 대표 교육청인 광주교육청은 이날 △기본급 1.8% 인상(영양사·전문상담사 등 1유형 183만4140원→186만7150원, 돌봄전담사·조리실무원 등 2유형 164만2710원→167만2270원) △교통비 6만원→10만원 인상하되 기본급화 △근속수당(현재 3만2500원) 내년까지 2500원 인상 △임금협약 유효기간 내년 8월 말까지 등에 잠정 합의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쪽 학교비정규직 노조의 연대체인 연대회의는 지난 4월1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을 상대로 집단교섭을 요구했다. 교육당국은 석달 뒤인 7월3~5일 사흘에 걸친 연대회의의 첫 파업이 ‘불편해도 괜찮아’라는 시민과 학생의 지지를 받은 뒤에야 교섭에 응했다. 하지만 7월16일 첫 본교섭 이후 7차례 실무교섭에서 노사 양쪽이 주장하는 임금 인상 폭과 근속수당, 단체협약 유효기간 등의 이견이 좀체 좁혀지지 않았다. 지난 1일부터는 정부 압박 강도를 높이려고 100여명이 집단 단식에 돌입했는데, 4명이 건강 악화로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14일 낮까지도 17~18일로 예고된 2차 파업은 ‘기정사실’로 보였지만, 또다시 학생들의 급식 등에 지장을 주는 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연대회의 안에서 힘을 얻으면서 교육당국의 원안인 ‘기본급 1.8% 인상’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양쪽은 다음주 초께 협약 체결식을 열 예정이다.

임금협상은 타결됐지만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다. 우선 교육부·교육청 공통 급여체계를 적용받지 않는 영어·스포츠강사, 운동지도자, 청소 등의 직종은 이번 임금 인상에서도 예외다. 연대회의와 정부는 11월30일까지 보충교섭을 통해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지만, 교섭시간을 매주 한차례 8시간씩으로 제한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현행 처우를 유지하기로 했다. 연대회의 쪽은 “학교 비정규직 중에서도 더 열악한 이들의 임금 동결을 유도하려는 정부의 의도”라며 “보충교섭도 잠정 합의 수준에 준해 조속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다른 난관은 이번 합의가 현재 정규직 평균임금의 64%에 그치는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의 80% 수준으로 맞추는 공정임금제를 2021년까지 실현하고, 일부 시·도 조례에만 규정된 교육공무직(조리사, 교무보조 등)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달라는 연대회의 쪽의 애초 요구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연대회의 쪽은 기자회견에 앞서 농성장을 찾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이런 요구를 거듭 전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도 이 자리에서 “정부 부처에서 비정규직이 가장 많은 곳이 교육부”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공정임금제 도입이 당장 어렵다면 일상적이고 안정적인 (노정) 교섭 체계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교육공무직 법제화 요구에 유 부총리는 “국회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부총리 지명 전인 2016년, 학교비정규직을 교육공무직으로 채용하는 ‘교육공무직원의 채용 및 처우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으나, 이것이 역차별이라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교사 임용시험 준비생들의 거센 반발에 밀려 3주 만에 법안을 철회한 바 있다.

다만, 유 부총리는 임금 문제를 두고는 “범정부 차원의 공무직 관련 노정 협의체를 구성해, 여기서 공무직에 부합하는 임금체계 등을 만들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무직 노정 협의체 구성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면서 노동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사안이다. 20만명에 이르는 무기계약직 또는 기간제 계약직인 공무직은 지역별, 기관별, 직종별로 임금체계가 천차만별이므로 노정 협의를 통해 제도적으로 처우 개선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범부처 협의체를 연중에 만들어 (임금체계)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정부는 노정협의체 구성을 위한 부처 간 논의를 진행 중이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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