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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유희성의 The Stage 151] 뮤지컬 '사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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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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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사랑했어요'는 가수 故 김현식의 히트곡 제목을 가져온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로 진한 감동을 나누었던 故 김현식. 대한민국 언더그라운드 대중음악의 완성자이자 깊은 정서로 뜨겁게 사랑을 노래한 사랑의 가객(歌客)이다.

1980년 1집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데뷔한 가수 김현식은 1990년 간 경화가 악화해 33세로 요절하기까지 총 5장의 앨범을 발표했으며 유작 앨범 '내사랑 내곁에'를 미완성한 채 눈을 감았다. 사망 후 동료 후배 가수들의 도움으로 마지막 6집 앨범 '내사랑 내곁에'가 발표되었으며 91년 대한민국 영상음반 대상을 받았고 그해 겨울, 크리스마스 캐럴보다 더 큰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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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근대 역사상 1980에서 1990년까지는 정치, 문화, 사회적으로 상당히 암울했던 시절이었다. 故 김현식은 다소 암울한 시대적 상황에 반감을 드러내면서도 눈을 감는 순간까지 끝없는 자유와 사랑을 동경했다. 소울 창법을 가미한 독특한 그만의 음색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발라드, 록, 재즈, 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섭렵하며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고 그 시대 한국 대중음악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기여했으며 한국 언더그라운드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뮤지컬 '사랑했어요'는 시대가 변해도 늘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는 27곡을 선정했다. 세련된 뮤지컬 넘버로 거듭난 노래는 '사랑했어요', '비처럼 음악처럼', '당신의 모습', '아무말도하지 말아요', '봄 여름 가을 겨울' 등이다. 음악감독 원미솔은 능수능란한 편곡으로 세련된 뮤지컬 넘버를 재탄생시켰다. 드라마의 정서가 가미 된 새로운 뮤지컬 넘버로 거듭 태어난 것이다. 이번 공연의 넘버들은 기억과 향수에 헌정하는 의미가 담겼다. 그만의 한국적 소리를 채색한 진한 사랑의 노래, 불꽃 같은 열정, 진한 에스프레소 같은 짙은 향의 노래는 세대를 막론하고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많은 이에게 따스한 위로와 정서를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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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세상 어디에도 마음 붙이지 못하고 오직 음악에만 몰두하는 아웃사이더 체질 준혁. 음악적 재능과 집안 배경 등 모든 것을 다 가진 밝은 기철. 기철의 주선과 배려로 음악 유학을 떠난 준혁은 꿈에 그리던 비엔나 음악학교로 유학을 떠나고 거기서 우연히 인생의 햇살 같은 그녀, 은주를 만난다. 서로를 향한 마음이 깊어진 두 사람에게도 시련이 닥쳐온다. 이별의 아픔과 그리움을 노래로 만든 준혁의 음악은 대히트를 치지만 그녀는 깜깜무소식이다. 마침 준혁을 찾아온 기철과 얽힌 세 사람의 운명은 걷잡을 수 없는 엇갈린 여정으로 물들고 이내 애틋하고 짙은 그리운 마음을 준혁은 작곡한 노래로나마 격하게 토해낸다.

뮤지컬은 한국의 대표적 뮤지컬 창작자들이 합류해 힘을 모았다. 극작의 원안은 작품의 프로듀서인 임영근, 주옥같은 김현식의 노래를 활용한 극작은 이희준이 맡았다. 음악감독이자 편곡은 원미솔, 한국의 베테랑 뮤지컬 안무자인 서병구, 변함없이 활발한 활동을 하는 정태영 연출을 비롯해 늘 정확한 텍스트 해석과 깔끔하고 나이스한 무대 디자인의 박동우, 드라마 정서에 본인의 색감을 입혀 온 이주원 조명디자인, 다양한 작품을 보며 늘 창작진의 이름을 확인하게 하는 영상의 마술사 박준 디자이너가 참여한 창작진과 스탭진의 진용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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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위용 또한 남다르다. 무대와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는 매력적인 훈남의 대명사 송창의가 김현식의 주옥같은 곡들을 드라마의 정서를 덧입혀 짙은 호소력으로 거듭 사랑을 토해낸다. 거기에 미성으로 노래 잘하는 가수 나윤권은 시원시원한 가창력에 출중한 연기력까지 가미한 달달하고 짙은 카라멜 같은 음색의 꿀 보이스로 작품의 음악적 완성도에 확실한 자리매김을 한다.

또한, 노래 잘하고 늘 에너지 넘치는 훈남 이홍기의 입대로 인해 조금 늦게 투입된 FT 아일랜드의 이재진 기철의 능숙한 연기와 괄목 성장할 만한 가창력과 카리스마로 압도한 무대는 가히 경이롭기까지 했다. 이미 뮤지컬 '소나기'에서 그 가능성과 배우 근성을 확인한 바 있지만 오랜만에 선 뮤지컬에서 세련된 무대 매너와 가창력, 상대방을 배려한 출중한 연기력까지, 앞으로 뮤지컬에서 더 많은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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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섬세하고 폭발적인 가창까지 완벽히 소화하는 김보경과 눈이 번쩍 틔는 미모와 가창력을 겸비하고 설득력 있는 연기로 수긍하게 하는 당찬 신인의 등장 신고은도 눈여겨 볼만하다. 물론 서병구 안무자의 고난도 안무를 엄청난 연습에 연습을 더해 결국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수많은 역할을 능수능란하게 연기하는 조역들과 앙상블의 활약은 작품을 탄탄하게 끌고 가는 주춧돌 같은 역할을 해냈다.

독특한 음색과 독보적인 음악 세계로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스산한 가을바람 같은 영원한 사랑의 가객(歌客) 故 김현식의 뮤지컬 '사랑했어요'는 2019년 9월 20일부터 10월 27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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