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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야구단까지 투자했는데…키움은 왜 '인뱅'을 포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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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다우키움그룹, 인터넷은행 재도전 않기로 결정…토탈 금융 플랫폼 사업자로 방향 선회]

머니투데이

이현 키움증권 대표 /사진제공=키움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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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이 결국 인터넷 전문은행 도전을 포기했다. 사업 다각화 전략이 불가피한 상황을 고려하면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선 한 차례 금융위원회의 예비인가 불허 뒤 키움증권 인터넷은행 컨소시엄 참여 기업의 이탈 문제, 인터넷은행 설립에 따른 실익에 대한 키움증권의 판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우키움그룹은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 재도전을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5월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불허 결정 뒤 컨소시엄 참여 주주들과 재도전에 대한 검토를 지속했지만, 결국 예비인가를 신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전략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일각에선 앞서 키움증권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한 주요 주주의 이탈 및 새로운 주주 확보 불확실성 등 문제로 예비인가 재도전을 중단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위는 지난 5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은 키움증권(다우키움그룹)과 토스(비바리퍼플리카)에 재도전 기회를 주기로 했다. 토스는 재도전을 선택했지만 키움증권은 결국 포기했다.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에 특화된 증권사다. 경제 성장이 정체되고 주식 시장 거래대금이 늘어나지 않는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수익 모델 구축이 필수적이다. 최근 온라인 채권 판매 등 자산관리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도 이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은 키움증권 수익 다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기폭제가 될 것으로 주목받았다. 온라인 주식 시장에서 그동안 쌓은 증권 플랫폼 노하우를 고려하면 인터넷은행을 통해 추가적인 사업 확대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키움증권은 지난해부터 내부적으로 인터넷은행 설립을 준비하며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력을 갖춘 주주 구성을 통한 자본 충실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하나은행, SK텔레콤 등 28개 주주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키움증권이 자본 충실성을 갖추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이현 키움증권 사장은 올해 초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은행은 증권과 달리 자본의 추가적인 조달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재무적으로 안정적인 주주 구성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고, 아마 인터넷은행 후보군 중에서 키움증권이 제일 잘하고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메인 스폰서를 맡고 있는 프로야구 히어로즈 야구단과 시너지도 기대를 받았다. 키움증권은 히어로즈 야구단 메인 스폰서로 5년간 500억원, 연간 100억원을 지원한다. 프로야구 팬과 금융 서비스 이용자층의 접점을 고려하면 키움증권이 인터넷은행을 설립할 경우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선 "키움증권의 인터넷은행 설립에 대한 의도가 매우 확고하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하지만 키움증권의 시도는 지난 5월 금융위로부터 서비스 혁신성 등 이유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통과하지 못하며 한풀 꺾였다. 당시 내부에선 "컨소시엄에 참여한 주주들의 면면을 보면 예비인가 불허가 당혹스럽다"는 토로가 적지 않았다.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위한 키움증권 태스크포스(TF) 전담 인력은 금융위의 예비인가 결정 뒤 일부 해산했다.

키움증권은 인터넷은행 설립과 별개로 토탈 금융 플랫폼 사업자로서 성장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기반 브로커리지 뿐 아니라 자산관리, IB(투자은행) 분야 등으로 사업 다각화도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적자로 수익 구조를 마련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인터넷은행 설립 중단이 현실적인 판단일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우선 인터넷은행 설립 시도는 최근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전략적으로 중단했지만, 금융 플랫폼 사업자로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은 변함이 없다"며 "인터넷은행의 경우 추후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재도전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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