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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다룬 여성작가 2명, 부커상 공동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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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마거릿 애트우드, 두 번째 수상…영국 에바리스토, 흑인 여성 첫 ‘영광’

‘증거들’ 여성을 출산도구 삼는 미래·‘소녀…’ 다른 시대 여성 12명의 삶 그려

재단 측 공동수상 반려에도 심사위원들 “어느 쪽도 포기할 수 없어…만장일치”



경향신문

올해 부커상을 공동으로 수상한 마거릿 애트우드(왼쪽)와 베르나르딘 에바리스토가 14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부커상 시상식장에 팔짱을 낀 채 나란히 입장하고 있다. 런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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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79)와 영국 작가 베르나르딘 에바리스토(60)가 노벨문학상, 공쿠르문학상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꼽히는 부커상을 공동수상했다. 에바리스토는 흑인 여성 최초로 부커상을 수상했다. 애트우드는 2000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수상이다.

부커상 공동수상자가 나온 것은 1992년 이후 27년 만이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최종심에 올라온 6편의 작품을 놓고 심사한 결과 애트우드의 <증거들(The Testaments)>과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성, 다른 것(Girl, Woman, Other)>을 2019년 부커상 공동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증거들>은 TV 드라마로도 제작된 1985년작 <시녀들>의 속편으로 가까운 미래의 미국을 배경으로 여성을 출산 도구로 여기는 전체주의적 사회를 그린 소설이다. 지난달 출간 때는 서둘러 책을 구입하려는 애트우드의 팬들이 런던 시내 주요 서점에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소녀, 여성, 다른 것>은 에바리스토의 8번째 소설로,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여성 12명의 삶을 다뤘다. 시와 산문이 혼재된 실험적 스타일의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페미니즘의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부커상은 1974년과 1992년에도 공동수상자를 낸 적이 있다. 그러나 1992년 이후 수상자를 1명만 내는 것으로 규정을 바꾼 후 지난해까지는 규정을 어긴 사례가 없다. 올해 공동수상 결정은 심사위원들의 ‘반란’의 결과물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심사위원들은 부커상 재단 측에 공동수상이 가능한지 물었으나 재단은 규정을 이유로 두 차례나 심사위원들의 결정을 반려했다. 심사위원장 피터 플로렌스는 “토론을 할수록 어느 쪽도 포기할 수 없었다”면서 “재단 측은 수상자가 1명이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규칙을 무시하고 만장일치로 두 명을 뽑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애트우드와 에바리스토는 상금 5만파운드(약 7483만원)를 나눠 갖게 된다.

부커상을 받은 첫 번째 흑인 여성이 된 에바리스토는 “멋진 작가와 공동으로 상을 받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에바리스토는 그동안 아프리카 디아스포라의 삶을 탐색하는 작품들을 주로 써왔다. 뉴욕타임스는 “영국 내에서와 달리 국제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에바리스토를 선정한 것은 놀라운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매년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애트우드는 “내 나이의 작가가 상을 독차지해 젊은 작가의 앞길을 가로막았다면 정말 부끄러운 일이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애트우드는 2000년에도 <눈먼 암살자들(Blind Assassin)>로 부커상을 받은 바 있다. 애트우드는 시상식에 기후변화 대응을 요구하는 영국의 급진적 환경단체 ‘멸종저항’의 배지를 달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부커상은 영어로 집필되고 영연방에서 출간된 작품들을 대상으로 한다. 1969년 시작된 부커상은 2002년부터 맨그룹이 후원을 맡으면서 맨부커상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그러나 맨그룹이 올해 초 후원을 중단하고 후원사가 미국 실리콘밸리의 백만장자가 운영하는 자선단체 크랭크스타트로 바뀌면서 다시 ‘부커상’으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작가 한강의 수상으로 유명해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도 ‘부커 인터내셔널상’으로 이름이 변경됐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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