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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색전은 끝났다'…한미 방위비 2차협상 치열한 수싸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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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경제관료 출신 정은보 신임 대표 첫 투입

최대 쟁점은 유효기간·총액·증가율…진통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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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경제관료 출신 방위비 협상대표인 정은보 전 금융위원장. 그는 이달 말 미국에서 열릴 2차 회의부터 본격 투입될 예정이다. 2017.3.1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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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한미가 이달 말 미국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 2차 회의를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달 24~25일 서울에서 열린 첫 회의가 '탐색전' 성격이었다면 이번 2차 회의는 사상 첫 경제관료출신 대표인 정은보 신임 방위비협상대표가 투입돼 양측간 치열한 수싸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사실상 본게임이 시작된다는 의미가 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2차 회의 일정과 관련 "발표드릴 사항은 지금 없다"며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협상 기한이 석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2차 회의까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데 본게임에 해당하는 이번 2차 회의의 무게감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본게임이 다가오면서 미국의 방위비 증액 압박도 한층 더 거세진 모양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지난 9일(현지시간) 동아일보 워싱턴 특파원과 인터뷰에서 "5배 (증액) 요구가 지나치다고 하지만 뒤집어 말하면 현재 한국이 전체비용의 5분의 1만 감당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며 "미국의 입장에서 이는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상이) '내년으로 넘어가겠지'라고 기대하는 것은 나쁜 전략"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비용 요구 등을 둘러싸고 줄다리기 협상이 이어지다 이례적으로 '1년 단위'로 체결된 기존 10차 협정은 오는 12월 31일 만료되는데, 차기 협정 타결이 늦어질 경우 양측간 합의를 거쳐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해리스 대사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달린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전방위적 증액 압박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 정부가 이 점을 노려 '시간 끌기' 전략을 취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시도로 읽힌다.

11차 협상이 계속 미뤄지다 만료를 불과 석 달 남긴 시점에야 개시되면서 외교가에서는 우리 정부가 '연장'에 무게를 두고 협상 개시를 서두르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내년 미국 대선과 이번 한미간 협상이 향후 미국과 일본·독일간 방위비 협상에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우리로서는 최대한 체결을 늦추는 것이 유리하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1차 회의때 새 협상대표 대신 곧 뉴욕총영사로 부임하는 장원삼 전 대표가 나섰던 것도 우리 정부의 의도된 '지연술'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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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차 SMA협상 1차회의. 새 협상대표 인선이 늦어지면서 10차 협상 대표였던 장원삼 신임 뉴욕 총영사(오른쪽 가운데)가 대신 투입됐다. /외교부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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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회의에서 양측이 협상을 올해 마무리 짓는다는 원칙을 공유하긴 했지만 통상 방위비 협상이 타결되기까지 6~7개월, 특히 트럼프 정부들어 이뤄진 10차 협상이 11개월 반이나 걸렸던 것을 감안할 때 연내 타결이 가능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사실상 불가능하며 상당 기간 협정 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협정 공백이 생기면 주한미군 근로자 인건비 체불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는 미국이 단골로 활용해온 카드다.

이에 따라 이번 11차 협상의 최대 쟁점은 결국 유효기간과 총액 및 연간 증가율이라는 평가다.

내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결국 이번 협상을 '한국으로부터 얼마를 받아냈다'는 식의 성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위원장을 지낸 정은보 협상대표를 필두로 이번 협상팀에 기획재정부 출신 재정전문가들이 투입된 것도 이를 치밀하게 방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그간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노골적으로 압박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대선자금 모금행사에서 "브루클린의 임대아파트에서 114달러를 받는 것보다 한국에서 10억 달러를 받는 것이 더 쉬웠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또 앞서 2월 10차 협정 가서명 이틀 뒤 각료회의에서는 "한국이 5억 달러(5600억원) 더 내기로 했다. 앞으로 몇년에 걸쳐 더 오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10차 합의금이 전년 대비 8.2%(787억원) 인상된 1조 389억원(약 10억달러) 이었음에도 '5억 달러 증액'이라고 잘못 말한 것인데 다음 협상에서 향후 5년간 매년 8.2%씩 올리겠다는 의지가 담긴 의도적 발언이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2020년부터 적용되는 이번 11차 협정이 기존 액수에 5년간 매년 8.2% 인상으로 타결될 경우, 2024년까지 미국에 지불될 한국의 방위비 총액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거론해온 50억달러(약 6조원)와도 맞아떨어진다. 실제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올해 분담금으로 50억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SMA에서 한국이 부담하기로 되어있는 기존 3개 항목(Δ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Δ군수지원비 Δ군사건설비) 외에 10차 협상에서 요구했던 전략자산 전개 및 연합훈련 비용과 주한미군 전체 인건비까지 포함해 추산된 금액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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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A) 협상이 시작된 지난달 24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미군 헬기들이 계류돼 있다. 2019.9.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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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10차 협상에서 '작전지원비'라는 명목으로 요구한 전략자산전개비용과 주한미군 인건비 등은 미국이 주한미군의 주둔비용을, 한국이 부지와 시설을 제공하도록 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원칙과 어긋날 소지가 있어 이 부분을 둘러싸고 한미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우리측도 역시 SMA항목이 아닌 주한미군기지 내 환경오염 정화비용을 대응카드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나 실제 협상에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시리아에서 미군 철수를 결정하면서 "동맹은 쉽다"는 발언으로 경제적 이익을 더 중시하는 동맹관을 드러낸 가운데 우리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미국의 증액 압박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해리스 대사는 9일 인터뷰에서 지소미아 결정을 지역 안보에 차질을 빚게 할 수 있는 "실수(mistake)"라고 말하며 철회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지소미아 종료로 한반도 주변에서의 미국의 안보비용이 늘었다는 명분으로 이를 방위비 협상과 연계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bae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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