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5609443 0112019101555609443 03 0301001 6.0.16-HOTFIX 11 머니투데이 0 related

금리여력도, 효과도 없다…양적완화 눈 돌리나

글자크기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안재용 기자] [기준금리 실효하한 논쟁 가열…양적완화·제로금리 등 대안 부각…비기축통화국 실행에는 한계]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의원들의 질의에 고심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2019.10.08. kmx1105@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대응을 위한 통화정책 여력이나 효과에 물음표가 붙으면서 양적완화 등 새로운 정책 수단을 도입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오는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을 위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열린다. 시장은 기준금리가 연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수출부진에서 비롯한 성장세 둔화, 마이너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기대인플레이션율 하락 등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금리인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1.25%)과 같아진다.

금리가 인하되면 실효하한 논쟁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실효하한은 자본유출 가능성이나 통화정책 효력 등을 감안해 내릴 수 있는 기준금리 하한선을 말한다. 시장에서는 0.5~1.0%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으로 기준금리를 3~4번 이상 내리기 어렵다는 의미다.

완화적 통화정책이라는 방향에 대한 확신은 있지만 효과에 대한 의구심은 커지고 있다. 풀린 돈이 시중에서 얼마나 잘 유통되는지 나타내는 화폐유통속도는 올해 2분기 역대 최저인 0.69로 떨어졌다. 2008~2013년 0.8대에서 2014~2018년 0.7대로, 2019년부터는 0.6대로 하락세다.

한은이 지난 11일 발표한 2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2분기중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금운용(23조5000억원)은 전년동기대비 약 13조원 증가했다. 그만큼 여윳돈이 늘었다는 뜻인데, 상당 부분을 현금·예금성 자산으로 갖고 있었다. 소비나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를 촉발한 소비자물가지수 하락도 원인을 따져보면 금리정책만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다.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위축도 이유이기는 하지만,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이나 정부 복지정책 등 일시적이고 구조적인 요인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저금리가 장기화할 경우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금리인하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고, 파생결합증권(DLS) 사태와 같이 경제주체들의 위험추구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가계부채(가계신용 기준)는 1556조원으로 불어났고,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화폐유통속도가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전세계적으로 통화정책 유효성이 약해지고 있다"며 "기업 투자 부진은 금리가 아닌 불확실성 때문이고, 소비를 진작하는 효과도 없어 지금은 부동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관건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달라진 정책환경…'양적완화·재정확대' 대안 부각=정책여력과 효과가 전과 다른 상황에 처하면서 다른 정책수단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양적완화가 그중 하나다.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안내) 같은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검토해봐야 한다는 의견은 이미 금통위에서도 나오고 있다.

한은은 여전히 금리로 대응할 여력이 있고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 공개시장운영, 지급준비제도 등 다른 유동성 조절 장치도 있다는 입장이다. 금통위원들은 최근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에게 제출한 사전질의 답변서에서 양적완화 시행 조건에 "금리정책 운용 여력이 제약되는 상황에서 심각한 경기침체 및 디플레이션 발생 우려가 높아지는 경우"라고 답했다.

논의 초기 단계지만 아직은 양적완화 도입에 따른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정적 효과나 한계를 말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무엇보다 한국은 양적완화를 도입한 다른 국가들과 달리 기축통화국이 아니다.

안동현 교수는 "양적완화나 제로금리는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아니기 때문에 잘못하면 환투기 공격대상 될 수 있다는 게 가장 문제고, 미국은 양적완화에 따른 정책 수혜자가 명확한데 비해 우리는 고정금리 비율이 높아 특별히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경우 국채매입으로 30년물 금리를 낮추면 이에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상환부담이 줄어 가계가 혜택을 얻고, 5년물이나 10년물 금리를 낮추면 기업 자본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지만 한국 상황은 다르다는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본원통화와 서울 아파트 가격이 같이 움직인다"며 "양적완화 정책은 부동산 가격을 움직일 수 있어 한은이 쓰기 마땅치 않다"고 지적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정책조합이 꼽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통화정책이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통화정책 효력이 과거와 달리 제한적"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 효과가 더 큰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국가들도 재정정책에 SOS를 보내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정부지출 확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통화정책도 제 할 일을 하겠지만, 그 부작용이 점차 눈에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8일(현지시각) 한국과 독일, 네덜란드를 재정여력이 있는 국가로 지목하고 재정지출 확대가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고은 기자 doremi0@,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함께 볼만한 영상 - TV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