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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단독] 조국 "나보다 더 개혁적인 법무장관 곧 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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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장관 사퇴 당일 법무부 간부들에게 밝혀

김지형 전 대법관, 전해철 의원 등 거론

김지형 "물망오른 것 영광스럽지만 자격 부족한 사람"

중앙일보

전격적으로 사의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후 법무부 관계자로부터 가방을 받아들고 방배동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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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법무부 고위 간부들에게 사퇴 의사를 밝히며 "저보다 더 개혁적인 분이 법무부 장관에 곧 임명될 예정"이라며 "검찰 개혁이 차질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차기 장관 인사가 신속히 진행될 것"이란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복수의 법무부 고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조 전 장관의 발언은 차기 법무부 장관이 이미 소수로 압축됐거나 내정 단계에 들어갔다는 의미로 들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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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장을 맡았던 김지형 전 대법관의 모습. 정치권에선 김 전 대법관이 차기 법무부 장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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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차기 장관 저보다 더 개혁적인 분 오신다"



법무부는 이후 제2기 법무·검찰 개혁위원회(위원장 김남준) 위원들에게도 "차기 장관이 곧 오신다고 하니 개혁위의 업무를 계속 이어가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한다.

복수의 개혁위 관계자는 "조 전 장관 사퇴 직후 후임자가 바로 올 것이란 말에 위원들이 다소 당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당시 법무부에선 '내정'이란 단어까지 사용했다고 한다.

조 전 장관은 14일 퇴임사에서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길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정치권에선 조 전 장관이 사퇴 전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후임자를 직접 추천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후임자로 김지형 전 대법관, 전해철 의원 거론



조 전 장관의 후임자로는 2017년 신고리 공론화위원장을 맡았던 김지형(61·연수원 11기) 전 대법관과 노무현정부에서 민정수석을 맡았던 전해철(57)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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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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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56·연수원 20기) 현 법무부 차관도 물망에 올랐지만 여권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검찰 출신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전 의원의 경우 법무부 장관 인사가 있을 때마다 후보로 거론된 인물이지만 김 전 대법관의 경우 생소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김 전 대법관이 수락만 한다면 법무부 장관을 맡기에 손색이 없는 인물"이라며 "온화하고 추진력이 강하며 청문회 통과도 충분히 가능한 분"이라 말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김 전 대법관의 경우 진보적 성향을 지녔지만 보수적인 법원 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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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14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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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형, 이용훈 대법원 '독수리 오남매' 출신



노무현정부 당시 이용훈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임명된 김 전 대법관은 이용훈 대법원에서 '김영란·박시환·이홍훈·전수안' 대법관과 함께 진보 성향의 대법관을 가리키던 독수리 오남매 중 한명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김 전 대법관의 인사검증은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맡았었다.

하지만 김 전 대법관은 형사법이 아닌 민법과 노동법 권위자라 검찰 개혁과 수사권 조정 등 법무부 현안에 대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김 전 대법관은 최종영 전 대법원장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노무현 정부 사법개혁 업무에 관여한 경험은 있지만 실무에 깊숙이 참여하진 않았다.

법무법인 지평의 대표변호사인 김 전 대법관이 실제 장관으로 지명될 경우 지평 출신 행정부 인사는 김영식 청와대 법무비서관에 이어 2명으로 늘어난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평 출신이다. 하지만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이미 대법관까지 했던 김 전 대법관이 장관직을 수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는 말도 했다.

김 전 대법관은 이날 중앙일보에 "제가 장관직을 감당할만한 자격이나 식견이 없고 흠이 너무 많은 사람"이라며 "후보자 물망에 오른 것은 영광스럽지만 더 이상 거명되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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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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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철, "정부 검찰개혁 가장 잘 이해"



김 전 대법관과 함께 물망에 오르는 전해철 의원은 노무현 정부의 민정수석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변호인 출신으로 현 정부의 검찰개혁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로 꼽힌다. 박지원 의원은 14일 KBS에 출현해 "문 대통령이 전 의원을 임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 의원의 경우 현재 삼선을 위한 총선을 앞두고 있는 것이 변수다. 국회에서도 예결위원회와 정무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를 맡고있어 행정부로 자리를 옮기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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