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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정국이 남긴 과제…'공정사회·국론분열·검찰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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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갈등의 66일 "쪼개진 광장, 국론분열 수습 급선무"

"불공정·불평등 사회문제 미해결시 조국사태 반복될 것"

뉴스1

사의를 표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법무부 청사를 떠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 들어서며 관계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19.10.14/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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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유경선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는 제목의 사퇴서를 읽은 뒤 취임 35일, 지명 66일만에 사퇴했다. 그 두 달여 간의 이른바 '조국 정국'을 관통하면서 우리 사회는 온통 들끓었다.

2030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공정'을 요구하는 외침이 크고도 높았으며 세대를 불문하고 조국 거취를 둘러싼 혼돈과 분열, 갈등이 커지면서 사회 구석구석을 휘감았다. 진보진영은 조국 수호를, 보수 진영은 조국 퇴진을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시민의 광장은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쪼개졌다.

조 전 장관의 사퇴로 짧고도 길었던 '조국 정국'은 일단락됐지만 그가 촉발한 공정사회 요구와 국론 분열 해소, 검찰개혁 등 함께 풀어야 할 사회적 과제는 여전히 우리 앞에 무겁게 놓여 있다.

①2030 '역린' 건드린 입시·장학금 논란…"공정하라"

무엇보다 조 전 장관의 딸 조모씨(28)의 입시 논란은 우리나라 입시 제도 곳곳에 숨겨진 문제점을 진단해볼 수 있는 기폭제가 됐다. 의혹 제기 수준으로 매듭지어질 것 같았던 조 전 장관의 청문회 준비 과정은 바로 조 전 장관 딸의 입시논란이 때문에 급진전됐다.

이 문제에 대해 조 전 장관이 명확한 해명을 피하자 서울대와 고려대 학생들은 지난 8월 23일부터 입시부정 의혹을 규명하라는 4차례의 집회를 열며 거리로 나왔다. 조 전 장관 딸이 서울대 대학원에서 신청하지도 않은 장학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년층은 또 한번 목소리를 높였다. 한마디로 '공정하지 않다'는 분노였다.

박재흥 경상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청년 세대가 무엇보다 공정성이라는 가치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며 "취업난이 심각하다보니 더욱 민감한데, 조국 사태는 그 공정성 문제를 건드린 것"이라고 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년들의 분노는) 사회에 대한 공정성과 정의 등 이런 가치에 대한 지적이지 정치적인 게 아니었다"며 "이전처럼 학생회나 회장 중심이 아니라 각 개인이 집회에 참여한 것은 굉장한 의미"라고 진단했다.

특목고, 자사고 등 입시제도와 관련해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특목고 자사고 입시 이런 것들이 사회자본이나 문화자본에 의해 계층불평등 세습되는 현상도 이번 기회로 알려진 것"이라며 "이를 바로잡고 공교육 개선 등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②386세대 민낯…"신뢰회복 어려워 물갈이 될 것"

조 전 장관을 비롯해 현 정권의 주축인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소위 '386세대'의 이중적인 잣대도 이번 사태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도덕성, 공정성 등의 가치가 주요 자산이었던 진보 정치권이 스스로 이 가치를 버렸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공론이라는 것은 서로 다른 견해를 토론하는 것인데 그걸 (386세대들이) 다 막았고, 지지하느냐 지지하지 않느냐 등으로 나누면서 말도 안 되는 판을 벌였다"며 "진보지식인이 잃은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워 (386세대는) 자연스럽게 물갈이될 것이라 본다"고 내다봤다.

또 "(386세대) 상위 10%만의 민주주의라는 사실이 폭로된 셈인데, 앞으로 그 외연을 확장해야하는 등 이들이 뭘 해야할지 보여준 것"이라며 "이후에 계속 본인들만이 민주주의라고 주장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③"둘로 쪼개진 광장, 국론 분열 수습이 급선무"

더욱 큰 후유증은 광화문, 서초동으로 대표되는 두 개의 광장으로 국민 여론이 쪼개졌다는 점이다. 좌·우 정파성을 넘어 시민들은 한국 사회의 공정과 정의가 무너졌다는 실망감에 휴일마다 광장에 나와 대립각을 세웠다. 조 장관이 사퇴했지만 한국 사회의 갈등이 쉽게 봉합되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론이 분열되고 나라가 진영으로 나뉘어서 대결하는 구도가 우리 사회를 엄청난 위기로 몰아넣었다"며 "어우러지며 현안을 해결하는 게 민주주의인데 우리는 죽기살기로 싸워가는 식의 정치상황이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권력을 중심으로 극한대립을 해왔고 정당정치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으면서 길거리정치로 비화되고 패거리가 돼버린 이 상황이 어떻게 매듭지어질 수 있을까 하는 나라의 앞날이 걱정된다"고도 했다.

④'검찰 개혁' 불붙어…"시민들 조국사태로 필요성 절감"

조 전 장관이 검찰 개혁의 '불쏘시개'를 자처하면서 하나의 의제가 된 것은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검찰개혁은 일반 시민의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는 아니어서 사회 의제화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조국 사태가 불거지면서 검찰개혁이 왜 필요한지 시민들이 느끼게 된 것"이라고 했다.

검찰 개혁과 함께 불평등과 불공정 등 그간 쌓여왔던 사회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책무는 일단 정부와 정치권에 돌아갔다. 사회적 기득권이 되물림 되는 고착화된 자본과 특권 세습의 구조적인 문제를 끊어내지 않고선 어느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조국 사태'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윤태 교수는 "사실은 보수든 진보든 양 정당이 모두 고학력, 고소득, 중산층이 중심이고 민주당과 정의당도 대부분 명문대 출신 의원들이 많고 지방대나 노동자 출신이 적다"며 "그러다보니 불평등, 불공정 문제들이 입법을 통해 개선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병훈 교수는 "조국 사태는 우리 사회 계급 얼마나 고착화됐는지 보여주는 구조적인 숙제를 던진 것"이라며 "현 정부도 소주성(소득주도성장)이다 이중규제 완화다 등 말 많이 했지만 계층의 벽을 낮추거나 허물거나 자식세대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사회변화를 만들지 않으면 보수 집권이든 진보 집권이든 국민이 매번 분노하는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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