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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법의 벽일까? 복일까? "AI를 가진 자, 승소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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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인공지능(AI)은 이미 신기술을 넘어 응용 기술 단계로 접어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데이터·AI 경제를 국정 정책 화두로 삼고 추진 의지를 보였으며, 이에 발맞춰 ICT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AI 정책을 총괄할 '인공지능 정책관'을 신설하는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제 '어떻게 AI를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적절한 답을 찾는 쪽이 미래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은 명확해진 셈이다.



무엇보다 AI는 가장 보수적인 산업 분야인 '법'이라는 벽에 스며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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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법률 AI '로스', 초당 10억 건 문서 검색할 수 있어



AI와 법의 첫 만남은 기술 1위국인 미국에서 시작됐다.



지난 2016년 5월, 글로벌 6위 규모의 미국 대형 로펌인 베이커호스테틀러(BakerHostetler)는 AI 기반 법률 문서 검색 엔진인 '로스(ROSS)'를 도입했다. '로스'가 일반적인 검색 툴과 다른 점은 단순히 주제어 일치만이 아닌, 사용자 질문을 분석해 최적화된 답변을 제공한다는 것.



IBM 왓슨 기반으로 제작된 '로스'는 자연어 처리가 가능해, 방대한 법률 관련 문서를 초당 10억 건의 속도로 검색하는 한편, 최신 법령과 판례까지 학습해 사용자의 답변에 적합한 답변을 뽑아낸다. '딥러닝'과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에 사용하면 할수록 더 높을 수준의 답변을 낼 수 있다. 포브스는 이 '로스'를 미국 로펌이 최초로 AI를 도입한 사례라고 평하기도 했다.



AI는 판결 예측에도 쓰이고 있다. 판사가 될 수 없지만, 판사와 같은 결정을 미리 냄으로써 소송 전략에 활용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판결 예측 서비스로는 미국의 '렉스 마키나(Lex Machina)'가 있다. '렉스 마키나'는 판결 자료를 바탕으로 소송 당사자와 변호사에게 판사별, 로펌별, 소송당사자별 분석자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사건을 맡은 판사의 성향, 판결 소요 시간, 비슷한 사건에서의 결정 등의 AI로 분석하는 것.



'렉스 마키나'는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통해 특정 사안에 대한 판결 결과를 예측하기도 하고 승소 및 패소할 확률, 합의율 혹은 합의할 경우 예상 액수까지도 분석해낸다. 렉스 마키나는 미국 법률정보업체인 렉스넥시스(LexisNexis) 아래 있어, AI와 빅데이터의 확실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소송 당사자와 변호사는 '렉스 마키나'를 통해 적어도 섣부른 도박(?)은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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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마키나는 AI로 법률 자료를 분석, 판결을 예측해 변호사와 소송 당사자에게 적절한 전략을 제시한다. (사진=렉스마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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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법 체계, 변호사 아니면 법률 사무 못해...AI도 형사처벌해야 하나?



국내 기업 중에서는 '인텔리콘 메타연구소(이하 인텔리콘)'가 AI를 활용한 법률 서비스의 선두에 있다.



2010년 임영익 대표(변호사)가 설립한 인텔리콘은 지능형 법률 종합 시스템 '아이리스'와 법률 검색 엔진 '유렉스'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해당 사건 개요를 입력하면 연관도 높은 관련 법 조항과 판례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지난 2018년 2월에는 국내 10대 로펌인 법무법인 '대륙아주'와 법률 인공지능 시스템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변호사를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법률 AI 'C.I.A(contract intelligent analyzer)'를 선보였다. 계약서만 올려도 법적 문제와 쟁점을 변호사 대신 찾아내는 AI다. 지난 8월에는 한국인공지능법학회와 사법정책연구원이 주최한 변호 자문 대결인 '알파로 경진대회'에서 '변호사+C.I.A' 팀이 변호사만으로 이뤄진 팀에 비해 압도적인 점수 차로 이겨 법조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AI와 법의 만남은 아슬아슬한 경계선이 있다.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에 따르면, 비변호사의 법률사무 취급을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에 처한다고 명하고 있어, '만약 AI가 법률 사무를 집행한다면 AI를 형사처벌해야 할 수 있냐'는 법적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해당 조항을 개정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는 증거 수집과 관련해 해외 소송에서 발생할 여지가 크다. 영미법 국가의 경우, 재판 개시 전 당사자 양측이 가진 증거와 서류를 서로 공개해 쟁점을 명확히 하는 'e-Discovery, 전자증거개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의 민사소송에서도 원소 승소 시 받게 되는 '소송목적 가격(소가)'이 4만 달러 이상의 소송에서는 90% 이상이 '증거 개시' 명령을 받는다.



우리 기업, 해외서 소송 시 AI 솔루션 가져오는 미국 기업에 속수무책



공개된 증거 역시 빅데이터의 하나로, AI 분석을 통해 소송 당사자와 변호사에게 전략을 제시할 수 있다. 만약 법률 AI가 보편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중소기업이 소송을 당한다면, AI로 무장한 미국 기업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는 것.



증거 분석 AI 솔루션인 'KIBIT'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론테오코리아의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이 해외에서 특허분쟁에 휘말리는 사례가 늘면서 국가 차원의 지원도 증가하고 있지만, 당사자인 기업들의 대비가 가장 중요하다"며, "국제소송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이디스커버리 제도의 경우 잘만 알고 대응하면 지적재산권을 지키는 열쇠가 될 수 있는 만큼 법률에 대한 이해와 전문적인 대응은 필수"라고 말했다.



법률에 대한 이해와 전문적인 대응, 결국 'AI를 어떻게 활용하는냐'라 따라 승패를 좌우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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