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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IP와 블록체인의 만남, 슈퍼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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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해외 명문 구단의 축구스타들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수집형 카드로 만들었다. /사진 제공=슈퍼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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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알파&오메가-5] 슈퍼블록은 작년 6월부터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슈퍼스타즈(Superstars)를 진행하고 있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이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6월에는 축구 슈퍼스타들을 수집하는 컬렉티블 디앱(Collectible dApp)인 FC 슈퍼스타즈 오픈 베타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변화 과정을 거쳤다. 프로젝트의 생존을 위해 현재도 많은 부분을 만들었다가 뜯어고치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변화를 겪었던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여러 환경적 이슈 때문이다.

그중 가장 힘들었던 두 가지는 지식재산권(IP) 계약과 관련된 부분과 아직까지 사용성의 제약이 많은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부분이다.

블록체인의 개발적인 이슈들은 다른 많은 블록체인 관계자들이 논의하고 있으니 여기에서는 IP 관련 이슈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한다.

슈퍼스타즈는 그 프로젝트 특성상 사용자들의 소유욕을 충족시켜야 했기에 선호도와 관심도가 높은 유명 축구선수들의 사진이 필수적이었다. 축구선수들 사진을 상업적으로, 그리고 합법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IP 라이선스 계약이 필수다.

축구의 변방국가인 한국 스타트업이 유럽 유명 축구클럽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굉장히 놀라운 점은 많은 사람들이 비용이 많이 들어서 그렇지, 돈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인식을 당연한 것처럼 갖고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음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뼈저리게 깨우쳤다.

IP 보유자들은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를 중요시하기에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지는 상황에 대해 우려가 크다. 보수적이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이 있을 수밖에 없는 비즈니스인 셈이다. 상식적으로 한 경기에 몇억 원씩 지급하는 선수들을 수십 명 보유한 클럽에서 그에 비해 얼마 안되는 수익을 위해 신뢰할 수 없는 회사와 계약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일이다.

그렇다면 라이선싱은 하지 말고 초상권을 교묘하게 피해가는 방식, 또는 그냥 약간은 불법으로 일단 서비스를 운영하다가 어느 정도 잘되는 것을 확인한 다음에 라이선스를 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으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필자도 역시 그런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라이선싱 사업의 이론과 실제는 많이 다르다. 우선 라이선싱은 원한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분명 우리가 돈을 내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워낙 유명한 상대이기에 칼자루는 축구클럽이 쥐고 있다. 승인받지 않은 서비스로 돈을 좀 벌다가 계약하러 가면 오히려 고소당할 가능성이 더 높다. 설령 고소를 피하더라도 신뢰할 수 없는 상대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또 하나 개인적으로 지금 블록체인 업계는 신뢰의 문제를 크게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백서를 통해 미래에 대한 약속을 하지만 제대로 실행하고 있는 조직은 많지 않다. 축구클럽과의 라이선싱은 결국 돈이 아닌 신뢰의 이슈가 크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 이건 축구팬들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유벤투스와 호날두의 노쇼 사건이 이런 점을 극명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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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명문 구단인 맨체스터시티와 IP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슈퍼블록 /사진=슈퍼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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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유명 구단들과 IP 라이선싱을 일일이 진행하면서 신뢰를 쌓는 우리의 방식이 모두 정답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을 통한 수집형 서비스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IP 라이선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연재를 시작한다. 앞으로 기술할 고민과 시행착오의 과정이 많은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장용숙 슈퍼블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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