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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조국 “검찰개혁 불쏘시개 역할 여기까지”…35일 만에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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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안 발표 후 전격 사의…“가족 일로 정부에 부담 드려선 안돼”

문 대통령, 사표 수리 “갈등 야기에 매우 송구…검찰개혁의 첫발”

여당 “정치 제자리로 돌아와야”…한국당 “정권과 싸움 이제부터”

경향신문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사퇴 의사를 밝힌 후 정부과천청사를 나서고 있다. 이날 조 장관은 특수부 축소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검찰개혁안을 발표한 뒤 약 3시간 만에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김정근 선임기자 jeong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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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장관직 사퇴를 발표했다. 지난달 9일 취임한 지 35일 만이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사퇴 입장문을 내놨다. 이날 오전 11시 검찰 특수수사부 축소 등 검찰개혁안을 직접 발표하고 3시간 만에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조 장관은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며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인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저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조 장관은 현재 정점으로 향하고 있는 자신의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가 사퇴의 직접적인 배경이 된 점도 밝혔다. 그는 “가족 수사로 인해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했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고 했다. 검찰은 자녀의 입시 문제, 사모펀드 등 각종 의혹의 중심에 있는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57)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다.

조 장관은 법령 개정 등 검찰개혁안 뼈대를 마련한 것을 놓고도 “검찰개혁 제도화가 궤도에 올랐다”고 자평했다. 조 장관은 이날 검찰 특수부 축소 및 명칭 변경, 장시간·심야조사 제한, 부당한 별건수사·수사 장기화 금지 등을 담은 검찰개혁안을 직접 발표했다. 조 장관이 발표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은 15일 국무회의에 상정돼 의결 절차를 밟는다. 그는 “행정부 차원의 법령 제·개정 작업이 본격화됐다”며 “이제 당·정·청이 힘을 합해 검찰개혁 작업을 기필코 완수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제 검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역사적 과제가 됐다”며 “(이는) 어느 정권도 못한 일”이라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저는 조국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개혁을 희망했다. 꿈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며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헛된 꿈으로 끝나지는 않았다”며 “오늘 조국 법무부 장관이 발표한 검찰개혁 방안은 역대 정부에서 오랜 세월 요구되어 왔지만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검찰개혁의 큰 발걸음을 떼는 일”이라고 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문 대통령이 오늘 오후 5시38분 조 장관의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 임기는 이날 밤 12시까지였다. 후임 장관이 정해지기 전까지 김오수 차관이 직무 대리를 맡는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검찰개혁에 대한 조 장관의 계획이 마무리되지 못한 채 장관직을 물러나게 돼 안타깝다”며 “이제 정치가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사법개혁과 선거제 개혁에 성실히 나설 것을 야당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며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과의 싸움은 이제부터”라고 말했다.

선명수·조형국·박용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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