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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숙제 안긴 ‘하기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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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호우 증가, 제방·댐 위주 대책 ‘한계’

방사능폐기물 10개만 회수, 유실 규모도 파악 안돼

피난소 ‘노숙인 거부’ 논란



경향신문

태풍 ‘하기비스’가 몰고 온 폭우와 하천 범람으로 침수된 일본 미야기현 마루모리에서 14일 시민들이 구명보트에 구조돼 이동하고 있다. 마루모리 | 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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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13일 일본 열도를 강타한 태풍 ‘하기비스’는 일본 사회에 고민을 안겼다. ‘50년에 한 번’ 있는 호우라며 경계를 강화했지만, 하천 범람으로 침수 피해가 잇따르면서다. 기후변동으로 집중호우가 늘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 현의 치수(治水) 대책이 한계를 노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폭우로 전날 유실된 원전 방사능폐기물의 행방도 확인되지 않았다.

1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상청은 하기비스 상륙 3일 전인 지난 9일부터 기자회견을 열고 경계를 촉구했다. 국토교통성도 900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와 ‘핫라인’을 개설하고, 침수 예상 지역에 배수펌프차를 배치했다. 하지만 21개 하천의 제방 24군데가 무너졌고 142개 하천이 범람했다. 6개 댐은 긴급 방류를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대책으론 집중호우에 대응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3만5000여개 강의 범람을 막기 위해 제방·댐 건설에 주력해왔다. 치수 목적 댐이 561개, 제방 총연장은 9100㎞에 이른다. 하지만 280명 이상이 숨진 2018년 서일본 호우를 비롯, 예측을 뛰어넘는 수해가 근래 빈발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집중호우는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방을 두껍게 하거나 강화할 필요가 있지만 재원에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제방이 홍수를 막아줄 것이라는 ‘제방 신화’에서 탈피할 것을 촉구한다.

전날 후쿠시마현 다무라(田村)시에서 유실된 방사능폐기물의 행방도 확인되지 않았다. 다무라시는 “방사능 제염 작업 시 나온 나무나 풀 등 폐기물을 담은 자루가 강에 흘러들어갔으며, 유실된 자루 중 10개를 회수했다”고 했다. 폭우가 내리기 전 임시 보관소에는 폐기물 자루가 2667개 보관돼 있었다. 해당 지역이 큰 피해를 입은 상황이어서 유실 규모 파악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태풍이 상륙했을 당시 도쿄의 한 지자체가 노숙인을 피난소에 들이지 않았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도쿄도 다이토(台東)구는 지난 12일 구립시노부가오카초등학교 피난소를 찾은 노숙인 2명을 “주소가 없다”며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 뇌경색으로 대화가 불편한 노숙인(64)은 전철역 인근 건물 아래에서 우산을 쓰고 폭우를 견뎠다. 다이토구 재해대책과 측은 “구민을 우선했다”고 했지만, 빈곤자지원단체 등에선 “노숙인을 쫓아냈다”는 비판이 나왔다.

도쿄 | 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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