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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화 힘든 자산에 투자…예고됐던 '라임 환매 연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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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매 연기 발생 8466억원 가운데 5052억원 `개방형`

해당 펀드 대부분 `폐쇄형` 자산 특성 띠어 이례적

투자·판매·운용 필요에 따른 결과…연내 1.3兆 펀드런 우려

이데일리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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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라임자산운용은 펀드 환매 연기 사태는 유동화가 어려운 자산을 환매 가능한 상품으로 판매한 탓에 촉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환매 연기 조처에 들어간 펀드는 사모펀드와 메자닌 등 중도 환매가 어려운 자산 특성(폐쇄형)을 띠는데, 고객에게는 환매 가능(개방형) 상품으로 팔렸다.

◇사모채권·메자닌 개방형 환매연기 73%

14일 라임자산운용은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사모채권, 메자닌, 무역금융에 투자한 펀드 3종이 합계 1조3363억원 판매됐고, 개중에 환매 연기가 발생한 규모는 8466억원이라고 밝혔다.

환매 연기 펀드 가운데 개방형으로 판매된 상품의 규모는 5052억원으로 59.7%에 해당한다. 펀드 별로 개방형 비중을 보면 사모 채권이 57.7%, 메자닌이 100%, 무역 금융이 26.4%다. 사모 채권과 메자닌 합계로 보면 73.1%가 개방형 상품으로 고객에게 팔렸다. 이런 개방형 펀드는 매월 1회 환매 청구가 가능하지만, 폐쇄형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3년까지 환매가 불가능하다.

사모 채권과 메자닌에 투자하는 펀드가 개방형 구조를 띠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 시각이다. 사모 사채와 메자닌은 만기가 정해져 있고, 그전에 처분하려고 해도 물량을 소화할 주체를 찾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메자닌 증권에 주로 투자하는 자산운용사의 임원은 “우리 자본시장에서 메자닌과 사모 채권은 유통 저변이 척박해서 유동화하기 어려운 자산으로 꼽힌다”며 “이런 특성을 가지는 자산을 유동화하기 쉬운 개방형으로 판매한 것은 무리수”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에서 메자닌 투자 펀드를 개방형 구조로 짜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복수의 메자닌 투자 운용사 관계자는 “상품 구조는 자산 특성에 충실하게 구성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만기가 정해져 있는 메자닌을 언제든 환매가 가능한 것처럼 판매하는 것은 탈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라임자산운용도 해당 펀드의 환매 연기를 선언하며 “해당 자산은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성으로 장내매각 등을 통한 일반적인 자산 유동화가 용이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런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상품 구조를 개방형으로 가져간 것은 투자 주체의 필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고위험 고수익’ 자산의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투자가 △이런 고객의 필요를 충족하려는 판매사 △이들을 통해 자금을 끌어모으려고 상품 구조를 짠 운용사 각각의 구미가 맞아 개방형 상품 판매가 가능했던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라고 하더라도 폐쇄형 상품에 대한 투자는 투자가가 부담을 느끼기 마련”이라며 “자산의 매각까지 일정 기간 돈이 묶여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라임자산운용이 내놓은 개방형 상품은 폐쇄형 상품 투자에 부담을 느낀 투자가에게 매력적인 접근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뒤 못돌보고 성장…수익 최대한 지킬 것”

해당 펀드가 모자(母子) 펀드를 통해 투자가 이뤄지는 점도 환매가 취약해진 이유로 꼽힌다. 라임자산운용은 모펀드를 상위에 두고 하위에 자펀드를 만들어 자금을 끌어왔고, 앞서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는 모두 자펀드이다. 일각에서 나온 ‘펀드 환매에 대응하기 위해 자펀드를 구성해 돌려 막았다’는 이른바 자전거래 의혹은 이런 펀드 구조 탓에 불거졌다. 이번에 환매가 연기된 사모 채권형 펀드 상품 구조는 `선순위 투자자에게 고정수익을 제공하고, 후순위 투자자에게는 잔여 자본 이득(Capital gain)을 배분하는 구조` 상품이다.

시중 자산운용사의 헤지펀드 매니저는 “모자 펀드로 상품을 짜면 펀드가 세분화돼서 투자가 구분이 어려워지고 결국 관리가 엉망이 될 수 있다”며 “모자 펀드는 투자가 이익보다 운용사 편리에 운용의 초점이 맞춰진 상품 구조”라고 말했다.

이런 점이 종합한 결과 환매 중단 펀드 규모는 이날까지 확정된 것만 8466억원, 연말까지 1조3363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유동화가 가능한 자산의 가치 하락, 이에 따른 환매 요청, 해당 자산의 매각 불발로 환매 연기, 추가 환매 요청이 반복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나온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은 “우리가 빠르게 성장하는 동안 뒤를 돌아보지 못하고 앞으로만 달렸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한 만큼 수익을 최대한 지켜서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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