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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21세기에 코미디…손흥민 원더골 넣어도 국내선 깜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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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평양 남북축구, TV 중계 무산

국내팬, AFC나 FIFA 문자중계 봐야

득점시간, 득점자 등 기본정보만 제공

정부 평양·서울에 상황실, 북한 허가 필요

중앙일보

오는 15일 평양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3차전 원정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4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출발하고 있다. 사진은 출국장으로 향하는 손흥민 선수의 모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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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코미디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TV 생중계 불발로 평양 남북축구를 국내에서는 문자중계로 봐야한다. 게다가 손흥민(27·토트넘)이 원더골을 터트리더라도, 국내에서는 ‘깜깜이’ 신세다

한국남자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5시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H조 3차전을 치른다. 14일 지상파 3사는 TV 중계가 무산됐다고 발표했다. 북한에서 국제신호를 받아 방송하는 것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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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아시아축구연맹이 홈페이지를 통해 문자중계한 한국과 스리랑카전. 득점시간과 선수, 교체, 경고 등 기본정보만 제공한다. [사진 AF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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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팬들은 아시아축구연맹(AFC)과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 문자중계를 봐야하는 처지다. 그러나 AFC 문자중계는 득점시간, 득점선수, 경고, 교체 등 기본적인 정보만 제공한다. FIFA 문자중계는 더 간략하다.

만약 손흥민이 전반 15분에 선제골을 터트렸다면, “15’ Son H M (Korea Republic) scores”라고만 표기된다. 실시간으로 손흥민이 헤딩골을 넣었는지, 오버헤드킥골을 넣었는지 알 수 없다. 페널티킥 정도만 기입된다. AFC가 경기 후 홈페이지에 매치리포트를 통해 경기 상보와 골영상을 올리지만, 업데이트까지 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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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가 지난달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문자중계한 북한과 스리랑카의 월드컵 예선. [사진 FIF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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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국내축구기자들 역시 문자로만 상황을 알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북한은 휴대폰 반입이 금지라서, 평양 원정에 동행한 축구협회 직원이 PC 메신저나 메일, 팩스로 기자단에 문자로 상황을 전할 계획이다. 양팀 득점, 경고, 선수교체 발생시 전달하고, 이외 상황은 전달이 어렵다”고 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기자단에 전반 종료 후 스코어와 교체선수를 문자로 전달한다. 후반 종료 후 최종스코어와 특이사항을 전달한다. 경기 후 기자회견은 녹음 후 전달할 예정인데, 용량으로 전달이 어려울 경우 텍스트로 전달한다. 선발명단은 경기 전 AFC 홈페이지에 게재된다.

정부는 한국대표팀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과 정부서울청사에 각기 상황실을 가동해 경기진행 상황을 전달하려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북한이 인터넷과 국제전화 같은 통신수단을 보장해줘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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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코페트다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1차전 한국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 한국 나상호가 골을 성공시킨 뒤 손흥민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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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난달 10일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에서 투르크메니스탄과 월드컵 2차예선 1차전을 치렀다. 투르크메니스탄은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61) 대통령이 사실상 독재를 펼치고 있다. 그런데도 흔쾌히 TV 생중계와 한국기자 입국을 허용했다. 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한은 정치 뿐만 아니라 스포츠에서도 폐쇄성을 드러내고 있다.

애꿎은 한국팬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됐다. 축구팬들은 포털사이트에 ‘축구 한경기로도 이러는데 2032 년올림픽은 어떻게 공동개최를 추진하겠냐 ’, ‘거액의 중계권료를 주느니 차라리 잘됐다’는 댓글을 달았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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