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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김학의 '성접대' 의혹

'별장 성접대' 검찰, 윤중천에 총 징역 13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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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자 윤중천, 검찰이 징역 10년과 징역 3년 등 총 징역 13년 구형

세계일보

건설업자 윤중천 씨 뉴시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이 연루된 '별장 성접대'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58) 씨에게 검찰이 징역 10년과 징역 3년 등 총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손동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씨에 대한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 위반(강간등치상) 등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형을 내려달라고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은 사기죄 등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14년 7월 판결이 확정됐다"며 "확정판결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 범행과 이후 범행을 나눠 구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확정 이전 범행인 성폭력처벌법 위반 강간등치상 혐의와 일부 사기, 알선수재 등에 대해 징역 10년을, 확정 이후 범행인 나머지 범행에 대해 징역 3년을 내리고 14억 8000여만원의 추징을 선고해달라"고 말했다.

윤씨는 A씨를 협박해 김 전 차관을 비롯한 유력 인사들과 성관계를 맺도록 하고, 2006년 겨울께부터 이듬해 11월 13일 사이 세 차례 A씨를 성폭행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적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2011∼2012년 부동산 개발사업비 명목으로 옛 내연녀 권모씨에게 빌린 21억6000만원을 돌려주지 않는 한편 이 돈을 갚지 않으려고 부인을 시켜 자신과 권씨를 간통죄로 '셀프 고소'한 혐의도 받는다.

2008∼2015년 골프장 인허가를 받아준다며 부동산개발업체 D레저에서 회삿돈 14억8730만원을 챙긴 혐의도 있다. 비슷한 방식으로 윤씨가 사기를 치거나 뜯어내려 했다고 검찰이 적용한 액수는 44억여 원에 달한다.

한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스폰서였던 건설업자 윤중천 씨를 윤석열 검찰총장이 알고 지냈다는 의혹이 검찰 과거사 진상기구의 보고서에 기재돼 있기는 하지만 그 내용 자체가 허위라고 검찰이 주장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조사단)의 조사보고서에 윤 총장과 윤씨의 관계를 다루는 내용이 실려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보도자료를 냈다.

윤 총장이 과거 지인 임모씨의 소개로 윤씨를 알고 지냈으며, 윤씨의 원주 별장에 온 적이 있는 것 같다는 윤씨의 진술이 조사단의 최종 보고서에 담겼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반박·해명하기 위한 것이다.

우선 대검은 "조사단 최종 보고서의 해당 부분은 조사단 관계자가 지난해 12월 모 호텔에서 윤씨를 면담한 후 작성한 면담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가감없이 동일하게 전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면담보고서에 기재된 내용이 면담 내용대로 사실대로 기재됐는지를 윤씨에게 확인하는 절차 없이 조사단 관계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윤씨가 면담보고서 내용처럼 말했는지부터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채 최종 보고서에 끼어들어갔다는 설명이다.

이미 윤씨의 변호인도 "(조사단의 조사 당시) 법조인의 친분 여부를 질의응답 하는 과정에서 윤 총장의 이름도 거명됐고, 그에 대해 윤씨가 말하는 과정에서 소통 착오가 생겨 기재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한다"고 해명한 상태다.

윤 총장은 윤씨를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라고 밝혔고, 윤씨마저 윤 총장을 안다고 말했던 것은 착오라고 해명하면서 윤 총장이 윤씨의 별장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는 양상이다.

다만 조사단원이 작성한 보고서에 윤 총장과 윤씨의 부적절한 관계를 언급한 내용이 실린 경위와 이에 대해 검찰이 확인 작업을 거치지 않은 부분을 두고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당시 보고서 작성자는 조사단에 파견된 검사였다.

검찰은 해당 검사가 확인작업 없이 일방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관련 내용을 기재한 것에 불과했으므로 진상을 조사할 만한 근거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시 윤씨의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함께 이름이 거론된 법조인 3명에 대해서는 정식 조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씨의 입장과 검찰의 해명이 불일치하는 부분도 있다. 검찰은 윤 총장을 알고 지냈다는 발언을 했는지에 대해 수사 과정에서 윤씨를 상대로 물어보기도 했다고 밝혔지만, 윤씨의 변호인은 그런 질문을 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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