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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접경지역 야생멧돼지 폐사체 7월부터 급증…ASF 전조 놓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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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 98마리 / 북한 ASF 발병 신고 후 멧돼지 폐사체 81마리 발견 / 살아있는 멧돼지에서 ASF 발견 / 멧돼지 내 ASF 순환 감염 심각 수준 우려 / “야생멧돼지 강력한 살처분 필요”

세계일보

2일 경기 연천군 비무장지대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사체. 사체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연합뉴스


경기 언천군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걸린 야생멧돼지가 처음으로 발견된 가운데 접경지역에서 야생멧돼지 폐사체가 지난 7월부터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ASF에 감염된 야생멧돼지 폐사체가 비무장지대(DMZ)을 뚫고 내려와 민간인통제선(민통선)에서 잇따라 발견되면서 안일한 야생멧돼지 개체 수 조절이 ASF 확산을 초래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3일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이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야생멧돼지 진단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0월 6일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야생멧돼지 폐사체는 98마리다. 올해 상반기 17마리에 불과하던 멧돼지 폐사체 수는 지난 7월(26마리) 급증했다. 이후 9마리(8월), 23마리(9월), 23마리(10월 1∼6일)를 기록했다.

야생멧돼지 폐사체는 경기·강원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됐다. 폐사체의 65.3%(64마리)가 경기·강원에 분포했으며 대부분이 휴전선 접경지역의 시·군에서 발견됐다. 지난 5월 북한이 국제수역사무국(OIE)에 ASF 발생을 신고한 이후 약 2달 뒤부터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야생멧돼지가 원인 모를 이유로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야생멧돼지를 통한 북한으로부터의 ASF 유입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판단했지만 최근 접경지역의 야생멧돼지 사체에서 잇따라 ASF 양성 반응이 확인되면서 정부의 방역망이 애당초 구멍 나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2일 경기 연천군 DMZ 내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최초로 ASF가 발견된 이후 강원 철원군(11일), 경기 연천군(12일)에 추가로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발견됐다. 두 건 모두 DMZ 남쪽 민통선에서 발견된 사례이다. 경기 연천군에서는 비틀거리는 야생멧돼지를 작전 중이던 군인이 발견해 신고하면서 최초로 살아있는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발견됐다.

정부는 북한에서 ASF 발생이 공식화된 뒤 국방부·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 등과 공동 조사단을 꾸려 북한으로부터 ASF 유입을 막기 위해 휴전선 철책 차단망과 감시망을 조사했다. 휴전선 155마일을 탐방한 조사단은 철책을 뚫고 야생멧돼지가 넘어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해당 조사 결과를 토대로 야생멧돼지를 통한 ASF 감염보다는 불법축산물을 통한 ASF 전파를 막는 데 집중해왔다. 그러나 살아있는 야생멧돼지에서 ASF 감염 사례가 발견되면서 경기·강원 접경지역의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만연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건국대 서정향 교수(수의학과)는 “멧돼지는 습성상 죽을 때 깊은 산 속,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간다”며 “사람들에게 발견이 쉽게 되는 곳에서 사체가 발견되는 것은 그만큼 이동할 힘이 없을 만큼 질병이 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어 “멧돼지는 가족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한 마리 폐사체가 발생했다면 이미 기존 무리에 있던 멧돼지들은 ASF에 감염된 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상태일 것”이라며 “강력한 멧돼지 살처분이 병행되지 않으면 야생멧돼지를 통한 ASF의 전국적인 확산을 막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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