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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의 일본인이 보낸 편지... 조국 장관, 외면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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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도움 주려 왔다가 입국금지 30년... 반인권적 조치 해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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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27일, 30년간 입국 금지 조치를 당했던 일본인 이토 에이치씨와 시마즈 가즈요시씨가 인천국제공항 귀국장을 빠져나왔다. 이들을 도운 국가폭력을 지원하는 시민단체 '지금 여기에'와 함께 기념촬영하는 모습.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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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님,

지난 3월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30년간 한국에 입국 금지되었던 일본 노동자 2명이 들어 온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이들은 지난 1989년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고 응원하기 위해 일본에서 모은 격려금 56만5천 엔의 성금을 전달하고 돌아간 사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성금의 전달은 이들에게 입국 금지 대상자 처분으로 돌아왔습니다. (관련 기사 : 한국에 도움주려던 건데... 어느 일본인이 겪은 30년 '악몽')
"법무부는 (1989. 7.) 5일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국내 대기업노조를 찾아 격려금을 전달한 일본 전수도 동경 노조청년부상임위원 시마즈 가즈요시(당시 31세) 등 일본 총평계 노조 간부 5명에 대해 좌익 노동운동을 선동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법무부에 입국 금지조치를 했다. 시마즈 등은 지난달 입국해 현대중공업 노조를 방문, 노동운동 내용을 담은 비디오테이프와 일화 56만 5000엔을 격려금으로 전달한 뒤 출국 했었다." - 1989년 7월 5일 자 <동아일보>

이렇게 입국 금지조치 된 '일본 총평계 노조 간부'는 5명이었습니다. 공안탄압과 테러로 인해 상처받은 바다 건너 한국의 노동 현실을 두고만 볼 수 없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이들을 응원했던 것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입국 금지 상태가 된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입국 금지된 다섯 명 중 한 명인 이토 에이치(65)가 한국 여성과 결혼하면서 한국을 방문하려다 입국 금지 대상자임을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토 이에치, 시마즈 가즈요시 등은 한국에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을 시민단체 '지금여기에' 단체에 알려왔고, 우리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법무부에 입국 금지사유가 무엇인지를 물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출입국관리법 위반, 형사범죄 등 대한민국 법령을 위반하거나,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소관 업무와 관련하여 입국금지를 요청한 외국인의 입국규제는 그 규제기간이 만료되거나 입국규제 사유가 소멸되어야 해제됨이 원칙이며, 입국규제자는 원칙적으로 규제가 해제될 때까지 대한민국에 입국할 수 없습니다." - 2018년 11월 2일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 출입국정책단 출입국심사과 답변

법무부 장관님,

시마즈 가즈요시 등 5명은 30년 전 대기업 노조에 격려금을 전달한 이유로 현재까지 입국 금지대상에 올라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금지 조치는 오히려 한일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조치 중 하나이며, 이러한 반인권적 입국금지 조치는 국익 또는 외교 관계에 심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대한민국이 인권 후진국임을 보여주는 중대한 사건임을 인지하시길 바랍니다.

이들 일본인은 위법행위를 하거나 범법행위를 한 적도 없으며, 대한민국의 국익손실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만한 아무런 행위를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한국의 노동자 인권개선 및 노조발전 신장에 일조한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지난 3월 27일 이토 에이치, 시마즈 가즈요시 두 노동자는 30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사토 츠카사, 사카모토 료헤이, 유아사 요네지 등 3명은 입국 금지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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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 도움주려고 왔다가 30년째 입국금지조치 된 ‘일본 총평계 노조간부들. 왼쪽부터 유아사 요네시, 사토 쓰카사, 사카모토 료우헤이씨 ⓒ 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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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님,

이들은 한국 방문을 강력하게 희망합니다. 지난 8일 사카모토 료우헤이 등 3명이 남관표 주일대사 앞으로 보낸 편지 내용입니다.

"저희들(사카모토 료우헤이, 사토 쓰카사, 유아사 요네지)은 현재 한국으로의 입국이 금지된 상황인데, 별지와 같이 한국여행을 계획하고 현재 비자발급을 신청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지난 1989년 6월에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이는 교류, 지원을 목적으로 한 일본의 노동조합 대표단 일원으로 행동한 것이지, 결코 한국의 법에 위반되는 행위는 하지 않았습니다. 또 이 방문은, 노동조합 조직의 자율적인 활동이고 외부의 관여도 없을뿐더러, 원래 저희들이 한국의 노동운동을 지도할 능력도 없거니와 교사, 선동하려는 의사도 전혀 없습니다.

저희들에게는 입국 규제도 그 이유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기 이외에 입국 규제에 해당되는 일은 전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희들은 '극우 혐한단체'에 참가한 적도 없고 오히려 한국과의 친선 우호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런 저희들이 현재까지 30년간 일본인 일반 관광객과 똑같은 한국 방문도 못 하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2019년 2월 27일)에 30년 전에 함께 행동했던 시마즈 카쓰요시(島津克義)와 이토 에이이치(伊藤英一)는 입국규제가 풀려 한국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알고 지금까지의 부조리를 벗어나고 다시 한번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강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대사님께서 꼭 사실경과와 저희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고, 단순한 일시적 입국이 아니라, 입국금지규제를 해제해 주실 것을 상신(탄원)합니다."


이들의 요청에 대해 일본에 있는 한국영사관에서 다음과 같은 답변을 받았다고 합니다.

1) 본국(한국)에 알아보고 알려주겠으나 1개월 정도 걸릴 것 같다.
2) 11월 8일 한국을 방문하려는 계획은 힘들 것 같으니, 비행기나 호텔 예약 같은 것은 안 했으면 좋겠다.

법무부 장관님,

이분들이 출입금지를 당할 만큼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거나 국익을 해할 만큼의 중대한 일을 저질렀다면, 혹은 그에 해당하는 사안에 해당된다면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그런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이들의 입국 금지 조치는 이해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합당한 사유가 아니라면 이들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는 당장 해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법무부 장관님의 합리적 판단과 신속하고 정당한 결정을 바라는 바입니다. 국민 눈높이, 인권 법무부를 지향하는 장관님의 결정을 기다리겠습니다.

변상철 기자(kangnung0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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