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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2019 런던 퓨처푸드테크, 생명공학부터 블록체인까지 신기술과 융합한 식품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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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의 미식탐구-30] 푸드테크는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분야다. 이에 런던, 베를린, 뉴욕, 서울, 도쿄, 밀라노 등 각국 도시에서 국제 컨퍼런스도 활발하게 개최되고 있다. 오는 10월 17일과 18일 양일간 영국 런던에서도 제5회 퓨처푸드테크(Future Food Tech) 2019가 열려 세계 각국의 투자사와 푸드 관련 스타트업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행사의 운영대표인 제트 러크허스트(Jet Luckhurst)가 주요 참여 기업들을 소개했다.

* 퓨처푸드테크는 영국 리싱크(Rethink)라는 산업리서치 센터에서 2015년부터 시작한 연례 행사로 런던, 뉴욕 및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번갈아가며 개최되고 있다. 식품 생산과 유통, 소비 전 분야에 걸쳐 혁신을 꾀하는 기업가와 투자자 및 주요 식품 브랜드를 한데 모아 식품 안전부터 공학기술, 인공 배양육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산업 확장에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생명과학과 신소재를 이용한 차세대 식품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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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멀터스미디어의 인공배양육 ⓒFuture Food 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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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에서 세포 수준의 배양산업을 통해 목축·농업을 대체할 수 있는 미래가 올 수 있을까? 멀터스미디어(Multus Media)는 영국의 식품생산 연구 스타트업이다. 세포농업 산업(cellular agriculture industry)을 통해 경제성이 있는 대규모의 생산에 도전하고 있다. 세포농업은 생명 공학과 조직 공학, 분자 생물학 및 합성 생물학 등을 조합해 세포 배양을 통해 농축산물을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써 인간이 섭취할 수 있는 다양한 단백질, 지방 및 탄수화물이 생산되는 새로운 방법인 셈이다. 멀터스미디어는 기존 농축산업으로 인한 토지 및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온실 가스 배출을 감축하며 기존 산업에 대한 사람들의 의존도를 줄임으로써 식품 산업에 혁명을 가져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스위스의 생명과학 기반 신소재식품 회사인 아마젠티스(Amazentis)는 의학기술에서 파생한 식품을 개발하는 회사다. 인간의 미토콘드리아 및 세포 건강을 테마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바이오 기술과 차세대 식품 등을 연구하고 있다.

독일 머시랩(Mushlabs) 또한 생명공학 기술을 통해 기존 농산업을 대체하는 식품을 생산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푸드 스타트업이다. 식용 버섯 균사체를 이용해 대체 단백질을 개발함으로써 맛과 향, 영양을 갖춘 육류 대용품을 상품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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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머쉬랩 ⓒMushLabs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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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페퍼로니, 반(半)식물성 우유 등 보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품

영국의 잭앤브라이(Jack & Bry)는 비건푸드를 개발하는 푸드테크 기업이다. 맛있는 비건푸드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뒤, 과일을 이용해 페퍼로니(짭조름한 소시지)를 개발해 피자 등에 활용하고 있다. 소비자의 평에 따르면 잭프루트로 만든 대체 페퍼로니는 콩, 글루텐, 팜 오일을 사용하지 않고 만들었으며 실제 페퍼로니의 짭조름한 감칠맛을 잘 구현했고, 지방이 70% 이상 감축되어 건강하면서도 맛있게 피자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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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잭앤브라이 잭프룻 페퍼로니 피자 ⓒJack & B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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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레전드리 푸드(Legendairy Foods)는 식품생명공학 회사로,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슬로건으로 삼고 있다. 식물성 성분과 실제 우유를 혼합해 기존 유제품보다 환경 부담을 현저히 낮춘 청결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유제품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 비건 회사와 다른 점은 우유 성분을 이용해 식물성, 동물성 제품의 장점을 모두 살렸다는 점이다.

스웨덴의 글루카노바(Glucanova)는 귀리의 섬유소를 다량 함유한 음료를 개발하고 있다. 대용식, 식사 대체 음료 시장이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에 발맞추어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영양이 풍부한 대체식을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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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글루카노바 스무디 ⓒGlucan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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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스템이라는 대체감미료 회사도 있다. 식물에서 천연 저칼로리 설탕 성분을 정제하는 방법을 특허 출원했다. 전 세계적으로 '설탕세'를 도입할 만큼 설탕에 대한 대체식품 요구가 높은 상황에서, 자연적인 재료를 통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쿠키, 케이크 및 사탕을 경제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곤충, 해조류 등 대체 단백질 시장

미래 식량의 핵심인 곤충 단백질을 이용한 스타트업도 있다. 핀란드의 엔티스(Entis)는 다양한 육류 대용품을 개발해 시장에 유통하며 고객을 넓히고 있고, 건강을 테마로 각종 체육관과 피트니스 시설과 제휴 중이다. 이 기업의 곤충 상품은 고객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맛과 상품을 통해 유럽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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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라이탄 알게 이노베이션 해조류 에메랄드 파스타 ⓒTriton Algae Innov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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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트라이턴 앨지 이노베이션(Triton Algae Innovations)은 바다에 풍부한 자원인 해조류를 이용해 식품 소재로 활용하는 푸드테크 기업이다. 식물성 육류를 생산하는데, 주요 성분으로 주목받고 있는 동물성 피를 모사한 헴(heme)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네랄 등의 영양소도 풍부하고 파스타 등의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현재 이 기업은 해조류를 식품에 적법하게 사용하기 위해 FDA 인증도 취득한 상태다.

◆식품의 향미 빅데이터로 상품성을 검증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아로믹스(Aromyx)는 농식품 분야를 대상으로 한 빅데이터 스타트업이다. 농수산물의 맛과 향기를 정량화한 데이터로 측정 가능하게 표현함으로써 소비자가 특정 음식과 식재료의 풍미를 인지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로써 식품 원료가 오염되지 않았는지 혹은 소비자 기대에 비해 품질이 현저히 떨어지지 않는지 등의 여부를 사전에 검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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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아이센스(iSense) 자료사진 ⓒiSense


이 외에도 스위스의 아이센스(iSense)는 향미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연구시스템을 통해 식품별, 상품별 감각 프로파일(체계)을 만든 뒤 적절한 상품을 개발하거나 검색하고 소비자에게 맞는 요건을 갖추도록 최적화할 수 있다. 전통적인 식품개발 분야에 적극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블록체인을 통한 식품 안정성 제고

프랑스의 블록체인 기술 기반 푸드테크 스타트업인 커넥팅 푸드(Connecting Food)도 눈여겨볼 만하다. B2B 고객들에게 상품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중간 과정에서 식품의 변형이나 외부적 개입이 없는지에 대한 인증을 제공해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 신뢰성을 제고하고 있다. 식품안전 이슈가 되는 경우 이와 같은 솔루션이 주목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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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 마켓: 아보카도 유통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대시보드 ⓒProducers Market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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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프로듀서 마켓은 파나마의 블록체인 기반 스타트업으로 농업 분야 가치사슬을 데이터화해 농민 및 소비자의 편의를 높이고자 한다. 농산물의 디지털 마케팅, 생산과 수확에 대한 계약, 농산물의 원산지 등을 인증하는 분산원장 등을 이용해 글로벌 농업 교역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이 목표다.

◆농업 생산성 향상을 돕는 푸드테크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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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인센스 (GrainSense)이 개발한 무선 기기 ⓒGrainS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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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분야에서도 혁신이 지속되고 있다. 핀란드의 그레인센스(GrainSense)는 곡물 품질 측정을 위한 세계 최초의 소형 무선 기기를 개발했다. 기존 곡물 품질 측정 장치는 규모가 상당해 곡식을 수확한 뒤 대형 기계로 이동해 품질을 측정해야 했는데 그레인센스의 기계를 통해 농부, 종자 생산자 및 식물 육종가 모두 현장에서 작물의 주요 매개 변수를 즉각적으로 신속하게 측정하고 수익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이 서비스는 GPS 포지셔닝을 활용하며 클라우드 기반 빅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멸균포장, 식품 살균과 유통기간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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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손푸드 기술의 멸균 진공포장 기법 ⓒIXON Food Technology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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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테크의 주요 기술 중 유통기간(shelf-life)을 혁신적으로 늘리는 것도 빼 놓을 수 없는 분야다. 이를 통해 음식물 쓰레기 양을 감축할 수 있으며 기업의 가격 경쟁력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손푸드기술(IXON Food Technology)은 홍콩에 기반한 회사로 멸균가공 및 포장, 유통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육류, 생선, 계란, 야채 및 과일과 같은 다양한 식품을 초저온이나 초고온이 아닌 60~80도 수준에서 멸균하는 특허를 출원 중이며, 무균 포장을 통해 상온에서도 오랜 기간 유통 및 판매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은 스테이크나 계란 등으로, 부패하기 쉬운 단백질을 상온에서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미국의 바이탈비오(Vital Vio) 또한 식품살균 특허를 가진 기업이다. LED 조명을 사용해 해로운 박테리아, 곰팡이, 효모 및 표면 곰팡이를 죽이는 새로운 종류의 '연속 살균' 특허를 얻었다. 사람에게 위험하고 플라스틱과 같은 물질을 분해하는 유해한 자외선(UV) 빛과 달리, 신기술인 LED 살균 기법을 사용함으로써 사람과 동식물에 대한 유해성 없이 미생물 내에 독점적으로 존재하는 분자 구조를 공격해 주목을 받았다. 식품 생산 시설 등에 도입되는 것이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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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미미카의 신선도 표시기 ⓒMIM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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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음식물 쓰레기 감축은 전 세계적 화두다. 영국의 미미카(Mimica)라는 푸드테크 기업은 정확도를 높인 저렴한 신선도 표시기를 제조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사실 유통기한 표기는 만의 하나 있을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지나치게 짧게 표기되는 것이 통상적이다. 즉 유통기한 표기가 지난 식품도 충분히 섭취 가능한 것들이라는 것이 생각의 출발점이다. 이 측정기를 통해 식품을 직접 측정하고 오염 여부를 확인함으로써 단순히 표기된 유통기한이 아닌, 실제로 식품을 섭취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과도한 음식물 쓰레기 생성을 방지할 수 있다.

[이정윤 콘텐츠디렉터(다이닝미디어아시아 대표) julialee@diningmedia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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