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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지상군도 쿠르드 공격 시작…커지는 ‘인종청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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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작전 개시를 선언한 9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 라스알아인 주민들이 피란을 가고 있다. 라스알아인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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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진격, 민간인 잇단 사망

미군 병사들 “잔혹행위 목격”

전날 IS 포로수용소 폭격에

쿠르드 “테러리스트 돕는 것”

에르도안은 EU 향해 협박

“360만 시리아 난민 보낼 것”


터키군이 시리아 북부 쿠르드 지역을 공습·포격한 데 이어 지상 공격도 시작했다. 터키군의 군사작전이 시작됨에 따라 중동 정세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리아에 남은 미군들 사이에서 “잔혹행위가 일어나고 있다” “미친 짓”이라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군사작전 중단을 촉구했다.

터키 국방부는 1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평화의 봄’ 작전은 지난밤 공중과 지상 양쪽에서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평화의 봄'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전날 군사작전 개시를 선언하며 언급한 작전명이다. 터키 국방부는 공습과 곡사포 공격으로 181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했다.

시리아 카미실리에 있는 이슬람국가(IS) 포로수용소도 전날 폭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 자치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카미실리 수용소 폭격을 두고 “IS 테러리스트들의 탈출을 돕기 위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미군 특수부대원은 폭스뉴스에 “터키군 만행을 최전방에서 목격하고 있다. 내 직업을 선택한 이후 처음으로 부끄럽다”고 했다. 시리아에는 미군 1000여명이 남아 있다. 쿠르드족이 공중 지원을 요청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여하지 말라고 지시해 미군은 잔혹행위를 속수무책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군이 ‘인종청소’ 방식의 학살을 자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테러리스트 109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터키군 초기 공격으로 민간인 8명과 쿠르드군 7명 등 최소 15명이 숨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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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쿠르드가 주축이 된 부대들을 몰아내고 국경을 ‘안전지대’로 만들어 시리아 난민 수백만명이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등에 따르면 현재 367만명에 이르는 시리아 난민이 터키에 머물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며 안전지대 구상을 내놨고, 이번 공격 명분으로 삼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EU를 향해 말한다. 우리 작전을 침공이라고 표현할 경우 우리는 360만명의 시리아 난민들을 당신들에게 보낼 것”이라고 위협했다.

유엔 등이 분쟁 지역 특정 구간을 설정해 무력사용을 중단시키는 것이 안전지대 구상의 기본틀이다. 그러나 터키·시리아 국경의 안전지대 구상은 국제적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 미국과 터키가 올 1월 안전지대 설치에 합의했으나 터키의 군사행동만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터키의 실제 목적은 IS와의 싸움을 주도하며 위상을 높인 쿠르드 군사조직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IS 세력이 현저히 약화되면서 미군과 러시아군, 시리아 정부군이 경쟁하듯 폭격을 퍼붓던 상황은 사실상 종료됐다. 그런 상황에서 터키가 IS 격퇴전에 가장 크게 기여한 쿠르드민병대(YPG)를 공격한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르드민병대를 터키 쿠르드노동자당(PKK), IS와 한데 묶으며 이들에 대한 작전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쿠르드민병대를 테러조직으로 몰아가는 행태가 국제사회 동의를 얻기는 힘들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9일 “시리아 분쟁에서 ‘군사적 해법’은 없다”고 했다.

아랍국들은 시리아 상황에 깊이 개입하는 것은 피해왔다. 하지만 터키 공격은 아랍권 주권국가에 대한 공격이어서 반감이 적지 않다. 아흐메드 아불 게이트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시리아 주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했다. 아랍연맹은 1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대책을 논의한다.

구정은 선임기자 ttalgi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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