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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연세대 재학생·졸업생 처음 한 자리에 모여 “류석춘 파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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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교수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을까 봐 두렵다” 입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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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춘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발전사회학 강의 도중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거센 비난을 산 지 3주 만에 연세대 재학생과 졸업생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류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고 나섰다.

연세대 재학생들로 꾸려진 ‘연세대학교 류석춘 교수 사건 학생대책위원회’(대책위)는 1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학교 당국은 성폭력을 저지른 류 교수를 조속히 파면하라”고 밝혔다.

이날 학생들은 학교 당국이 류 교수의 성폭력 발언에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김예진 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지금 연세대의 모습은 김용학 총장이 취임할 때 말했던 존중하고 존경하는 대학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며 “안일하게 대응하는 학교 본부도 공범”이라고 지적했다. 김 공동위원장은 그러면서 “이 사건이 해결되지 않으면 연세대 사회학과 출신이라는 것이 부끄러울 것 같으니 학교 당국은 현명하게 판단하라”고 요구했다. 최승혜 연세대 문과대학 학생회장도 “(이번 사건으로) 학생들이 지우지 못할 상처를 입을까 봐, 류 교수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을까 봐 두렵다”며 “학교 당국이 성폭력 교수에게 중징계를 내리도록 더 이상 강의실 혐오 발언이 생기지 않도록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류 교수의 성폭력 발언에 대한 사과도 거듭 촉구했다. 장희제 연세대 장애인권위원회 위원장은 “류 교수 발언은 명백한 성폭력”이라며 “본인의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무시하는 것은 성찰 없는 가해자의 태도”라고 질책했다. 학생들은 대책위가 지난 8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류 교수 파면을 요구하는 연세인 한마디 적기 캠페인’에도 참여해 “교수님, 부끄러운 줄 아세요”, “올바른 시대정신을 갖고 살아주시길 바랍니다”, “류석춘 교수는 교수로서의 자격이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를 포스트잇에 적었다.

이날 집회에는 연세민주동문회와 이한열기념사업회 등도 참여해 학교 당국이 류 교수를 파면하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한열기념사업회의 이경란 상임이사는 “많은 사람들이 류 교수의 발언에 분노하고 있다. 학교 당국이 류 교수에 대한 징계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류 교수에게 향했던 분노가 학교로 향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상임이사는 이어 “이한열 열사의 정신이 깃든 연세대 교정에서 (류 교수가) 피해자를 위로하고 보듬지는 못할망정 모욕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 일은 징계로서 마무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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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류 교수는 지난 19일 ‘발전사회학’ 수업에서 “(위안부는 매춘부와) 비슷한 것”이라고 말하며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갔다는 것인가’라는 학생들 질문에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라고 되물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거센 공분이 일자 류 교수는 이에 지난 23일 입장문을 내고 “매춘에 여성이 참여하게 되는 과정이 가난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을 했고, 일부 학생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수강생들이 현실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려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해 볼래요?’라고 역으로 묻는 발언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결코 학생을 혐오하거나 차별하는 발언이 아니며 매춘을 권유하는 발언이라는 지적은 언어도단”이라고 반박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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