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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북-미 ‘만남의 장소’ 스웨덴, 어떻게 협상 촉진자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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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스웨덴 대사 야콥 할그렌

“북-미 대화 결실 위한 핵심은

‘첫번째 공’ 던질 수 있는 배짱

신뢰 통해 ‘반응의 선순환’ 이어져”

“25년 전부터 평양 스웨덴대사관에

북-미 연락사무소 위한 공간 마련”

“과거 비핵화 경험 있는 스웨덴

북 원한다면 기꺼이 기술적 도움

제재 지지하되 인도적 지원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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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국가로서 가장 먼저 평양에 ‘대사관’을 연 나라, 50년 전 ‘비핵화’의 길을 선택한 나라, 제재 속에서도 ‘인도주의 원칙’에 충실한 나라. 스웨덴이다.

지난 4∼5일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북-미 실무협상 대표단이 마주 앉았다. 비핵화 프로세스를 본격 가동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기록될 스톡홀름 실무협상 성사 배경에 스웨덴이라는 ‘촉진자’(facilitator)가 있었던 사실은 더이상 비밀이 아니다. 지난 1월 남·북·미 스톡홀름 회동을 주선하고 이번 실무협상 때도 북-미가 협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장소를 마련해줬다. 스웨덴이 어떻게 남·북·미가 모두 인정하는 ‘촉진자’가 될 수 있었는지 야콥 할그렌 주한 스웨덴 대사를 만나 들어봤다.

지난해 9월 대사로 부임하기 직전까지 스웨덴 스톡홀롬국제평화연구소(SIPRI) 부소장 등을 지내며 분쟁 중재는 물론 안보, 군축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할그렌 대사는 현재 이어지는 북-미 대화가 결실을 내기 위한 핵심 요소로 ‘신뢰’를 꼽았다. 그는 “북-미 모두 신뢰가 너무 부족한 상태”라며 “누군가는 ‘첫번째 공’을 던질 수 있는 신뢰와 배짱이 있어야 한다. 그러고 나면 상대방은 반응을 할 것이고, 이게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할그렌 대사는 “중재자가 아닌 ‘촉진자’라는 표현을 써 달라”며 스웨덴 정부의 역할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해 당사자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취지다. 당사자를 위한 ‘배려’로도 읽힌다.

인터뷰는 서울 중구 대사관 집무실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할그렌 대사는 스웨덴 외무부에서 인도지원정책 및 분쟁이슈과 국장을 역임했고, 보스니아, 제네바에서도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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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 정부가 북-미 대화 촉진에 상당히 적극적이다.

“스웨덴은 북-미 간 갈등이 세계 평화를 위협한다고 생각한다. 한반도 평화를 촉진하기 위해 ‘가장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스웨덴은 한반도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한국 전쟁 직후 부산에 의료 인력을 7년 동안 파견했다. 1973년 서구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북한과 수교했고, 75년 평양에 대사관을 설치했다. 현재까지 미국 등 여러 나라의 영사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판문점에는 스위스와 함께 유엔 중립국감독위원회의 일원으로 나가 있다. 한반도 문제의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는 아니지만, 오히려 그런 위치 덕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특히 2017년 가을엔 스웨덴 정부가 한반도 특사를 임명했다. 켄트 해슈테트 대사다. 그는 북-미를 비롯해 이해 당사자들과 긴밀한 접촉을 하고 있다. 지난 1월에 이어 지난 주말에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은 이런 역사적 상황과 장기간의 관여 정책의 결과다. 다만 전면에 나서서 스웨덴을 홍보하려고 할 생각은 없다. 당사자들이 필요로 할 때 도움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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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 정부가 2주 뒤 스톡홀름에서 북-미 협상을 재개할 것을 제안했다. 미국은 제안을 받아들였는데, 북한은 어떻게 반응할까.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다. 두 당사자가 만났고 이틀 동안 대화한 것은 고무적이다. 북-미는 이제 협상 결과를 본국으로 가져가서 평가를 하고, 대화 지속 여부를 숙고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2주 뒤 협상이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다. 북-미한테 달려 있다.”

- 스웨덴 외교부가 북한 설득에 나설까.

“뭐라 말하기 어렵다. 스웨덴 특사가 협상 이해 당사자와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있긴 하다. 양쪽이 모두 원하기만 한다면 스웨덴이 도울 의향이 있다.“

- 세계 각국에서 발생한 분쟁을 중재한 경험이 있는 스웨덴 정부 입장에서 볼 때 북-미 협상을 어떻게 전망하나.

“많은 전문가들이 지난해 6·12 싱가포르 센토사 합의, 9·19 평양 남북 공동선언을 낳은 정상회담 그 다음 단계로 무엇보다 실무협상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대북 안전 보장, 비핵화와 검증, 제재 완화·해제 등 문제가 협상 테이블 위에 오를 것이다. 북-미 두 나라에 달렸다.

물론 ‘잘될까’ 하는 의구심도 많은 게 사실이다. 양쪽 모두 신뢰가 너무 부족하다. 갈등 해결을 위한 여러 협상, 중재, 그리고 평화 프로세스의 경험은 (관계 개선에 있어서) 믿음의 도약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누군가는 ‘첫번째 공’을 던질 수 있는 신뢰와 배짱이 있어야 하고, 그러고 나면 상대방은 반응을 할 것이다. 이게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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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가 관계 개선을 이루고 이에 따라 수교 전에라도 이익대표부나, 연락사무소를 설치한다면,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은 미국의 영사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데, 이곳에는 미국이 북한과의 외교활동을 하는 데에 사용할 수 있는 ‘공간(room)’이 이미 마련돼 있다. 1995년 미국-스웨덴 간 합의에 따라 마련된 사무실이다. 당사자의 의지가 중요하기에 예단하기 어렵지만, 북-미가 당장이라도 (연락사무소나 그보다 한 단계 낮은 이익대표부 설치해) 업무를 하겠다고 하면 사용할 수 있다.”

- 또 다른 ‘촉진자’로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2018년 한국의 역할은 압도적으로 중요하고 결정적이었다. 평창겨울올림픽은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졌고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좀 달라 보인다. 북-미는 현재 자기들끼리 대화하길 원하는 듯하다. 그런 현실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매우 중요한 이해 당사자다. 당장 오늘은 어떤지에 대해서 말하기 어렵지만, 조만간 한국의 역할이 필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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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은 1946년 핵 무기 연구 프로그램을 가동했고, 1960년대 20kt 위력을 가진 600kg 분량의 핵 무기 설계를 완성했다. 하지만 1968년 자체적으로 핵 무기 개발 계획을 중단했다. 핵을 포기한 이유가 뭔가. 한반도에 주는 함의가 있을까.

“스웨덴은 핵 무기 프로그램을 실제 작전에 쓸 수 있게 바꿀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을 보유했다. 핵 폭탄과 운반수단 체계가 있었지만 비확산, 핵 군축의 길을 걷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핵 능력이 스웨덴 안보를 오히려 위협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계에는 거의 핵보유국이 될 뻔했지만 핵무기를 없애기로 결심한 나라들이 더 있다. 남아프리카, 카자흐스탄, 이탈리아 등이다. 북한이 이미 비핵화를 하겠다고 했는데, 실제 그 과정을 밟으려 할 때 스웨덴 등 다른 나라들의 비핵화 사례가 기술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스웨덴에도 전문가가 있다. 북한이 원한다면 기꺼이 도울 것이다.”

- 스웨덴은 국제기구 등을 통해 꾸준히 북한에 인도 지원을 하고 있다.

“1995년 이래로 쭉 대북 인도지원을 해왔다. 우리는 기본 원칙에 충실한 편이다. 객관적으로 필요하다면 지원하되, 평등하고 중립적이고 독립적으로 전달한다는 것이다. 스웨덴은 북한의 비핵화를 바라기 때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와 제재 체제를 전적으로 지지한다. 다만 제재 결의 안에도 인도적 지원에 대한 분명한 예외가 있다. 스웨덴은 지난 2년 동안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활동하면서 인도주의적 면제 조항을 관철하기 위해 아주 열심히 일했다.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지만, 그건 인도지원을 할 때 항상 마주하는 어려움이다.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이 있는 한 스웨덴은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지원을 할 방침이다.”

- 마지막으로, 북-미 협상의 진전을 위해 북-미 양국에 조언을 한다면.

“두 나라가 협상 진전을 위한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확신한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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