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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국정감사서도 ‘조국·나경원 공방’에 묻힌 파업 노동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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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7일 오전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열린 삭발식에서 최분조 서울대시설분회장과 김형수 서울일반노조 위원장이 삭발을 하자 지켜보던 노조원들이 눈물을 흘리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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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시설관리 노동자들이 국정감사가 열린 10일 하루 동안 ‘경고 파업’을 했다. 노동자들은 국정감사장인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었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정치 공방’에 묻혔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여당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아들의 ‘연구포스터 저자 등록’과 ‘실험 특혜’ 의혹, 야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특혜’ 의혹 제기에 골몰했다.

같은 시간 서울대 시설관리 노동자들은 국정감사장인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서울대 기계·전기 분회 조합원 140여명과 청소·경비 분회 조합원 290여명은 임금 인상, 정년 연장, 차별 금지, 근무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파업했다.

이날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교육위원 15명이 한 차례씩 질의할 동안 서울대 노동자의 파업에 대해 본격적으로 질의한 위원은 여영국 정의당 의원뿐이었다. 여 의원은 “노동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교육도 해결되지 못한다”며 “근원적으로 노동 불평등 문제를 해결해야 반칙을 하지 않아도 아이가 행복할 수 있다”고 했다.

여 의원은 오세정 총장에게 “부끄러운 줄 아셔야 한다. 노동 존중은 고사하고 ‘기타 인간’ 취급하는 환경에서 성장한 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사회생활을 하겠나. 복리후생에 해당하는 것은 차별하지 말라는 정부 가이드라인이 있다”며 “시정하겠냐”고 물었다. 오 총장은 “그동안 신경을 못 쓴 것이 사실”이라며 “다른 노조와 형평성을 맞추고 있는데 정부 가이드라인을 맞춰서 하겠다”고 대답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질의 도중 노동자의 처우 문제를 잠시 언급했다. 서 의원은 “청소노동자의 사망은 슬픈 일”이라며 “법인직과 무기계약직의 차별도 해소해달라는 요청이 많다.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력히 요청한다”고 했다.

서울대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은 지난달부터 행정관 앞 천막에서 농성하고 있다. 서울대 본부와 시설관리 노동자의 단체교섭은 지난해 9월부터 이어졌지만 지난 1일 결렬됐다. 지난 7일 최분조 서울일반노조 시설환경분회장은 정년을 5개월 남기고 학교 측에 항의하는 의미로 삭발했다. 임민형 기계전기분회장은 학교 측에 교섭을 요구하며 17일째 단식 중이다.

이들은 대표적인 차별로 명절 상여금을 꼽는다. 서울대 법인 직원들은 명절 상여금으로 기본급의 120%를 받는다. 서울대는 기계·전기·설비 노동자에게 100만원, 청소·경비 노동자에게 50만원만 정액으로 지급하겠다고 했다. 노조는 학교 측에 ‘기본급의 60%만이라도 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들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 전환 추진 정책’에 따라 지난해 3월1일 서울대에 직접 고용돼 무기계약직 신분이다.

노동자들은 낙후된 휴게시설도 개선해달라고 요구한다. 앞서 지난 8월 서울대 청소노동자 ㄱ씨(67)는 서울대 공과대학 제2공학관 지하 1층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여름철 한낮 휴게실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 깨어나지 못했다. 이 휴게실은 계단 아래 마련된 간이 공간으로 에어컨과 창문이 없었다. 서울대 휴게실 146곳 중 33곳은 냉·난방 시설이 없었다. 지하에 설치된 휴게실은 23곳이었다.

허진무·탁지영·조문희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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