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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접경서 임진강 타고 돈다…한달 만에 패턴 잡힌 돼지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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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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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4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난 9일 밤 경기도 연천군 돼지농장에서 확진됐다. 지난 3일 이후 이날 낮까지 6일간 추가 확진이 없이 조용하다가 다시 확진된 것이다. 이번 추가 확진으로 4주째 감염 경로와 원인이 오리무중인 가운데 국내 ASF 발생 패턴이 더욱 뚜렷해졌다.

14차례 발생이 모두 북한 접경지역이고 북한과 이어진 임진강 주변과 서해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확연해졌다. ASF는 경기 북부의 중점관리지역을 벗어나 퍼지지도 않았다. 이 농장은 고양·포천·양주·동두천·철원과 더불어 농식품부가 지정한 ASF 완충 지역 내에 있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경기도에 따르면 돼지 4000여 마리를 사육 중인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답곡리 돼지농장은 지난 9일 오후 2시 50분쯤 “전날 저녁부터 어미돼지 4마리가 사료를 남기며 식욕부진 증세를 보이다 이튿날 이 중 3마리가 유산했다”고 연천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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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현재 상황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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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는 신고 접수 직후 해당 농장에 초동방역팀을 보내 사람·가축·차량의 이동을 통제하고 소독을 벌였다. 이후 혈액 샘플을 채취해 경북 김천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정밀검사를 벌인 결과 ASF 확진 판정을 받았다.



14번째 농장도 감염 경로 드러나지 않아



방역 당국의 조사결과 해당 농장에서 감염 경로로 특별히 의심할 만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농장은 ASF가 발생하지 않은 네팔 국적 외국인 근로자 4명이 일하고 있고, 울타리가 쳐 있었다. 또 ASF 감염 경로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는 잔반 급여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농장주도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농장은 지난달 18일 전국 2번째이자 연천군 내에서 처음 ASF가 확진된 돼지농장과 26㎞ 떨어져 있다. 하지만 휴전선 및 북한에서 내려오는 임진강과는 10㎞ 정도 거리에 있다. 신고 농장 반경 500m 내에는 돼지농장이 없고, 500m~3㎞ 내에는 3개 농장에서 돼지 총 4120여 마리를 사육 중이다.

이와 관련, 이석우(61)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대표는 “최근 해당 농장과 10㎞ 정도 거리의 연천군 신서면 비무장지대(DMZ)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확인됐다”며 “이번 확진이 이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ASF가 접경지역에서만 발생하고 있는 점을 볼 때 DMZ와 민통선 지역을 포함한 접경지역에 대한 방역 활동이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에서 ASF 유입됐을 가능성 커져



지난 2일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곳은 DMZ 중간을 잇는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약 600m(남방한계선 전방 약 1.4㎞) 떨어진 지점이다. 국내 야생 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이전까지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돼지는 모두 양돈농장에서 키우는 사육돈이었다. 이에 따라 야생 멧돼지 또는 분변이 북한에서 넘어와 ASF 바이러스를 퍼트린 것 아니냐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경기도는 11일까지 예정으로 지난 5일부터 국방부·산림청 등과 함께 헬기 7대를 동원해 DMZ에 대한 집중 항공소독을 실시 중이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4일까지는 파주·김포·연천·임진강 수계에서 항공소독을 했다. 연천 지역 전 농가에는 멧돼지 기피제를 배부했고, 접경지역 군부대 초소에는 고압 분무 소독기·대인 방역기 등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북한 상륙한 태풍 링링 연관성 없나



민통선 마을인 파주 해마루촌 농촌체험마을 추진위원장 조봉연(63)씨는 “파주 지역 돼지농장에서 지난달 17일 국내 처음으로 ASF가 확진되기 10일 전 북한 황해도에 태풍 링링이 지나간 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파주 지역에서 지난달 ASF가 확진된 돼지농장 가운데 1곳은 태풍 링링 당시 축사 지붕이 날아가는 피해를 봤다”며 “태풍 링링이 몰고 온 비와 바람이 북한 지역에서 지난 5월부터 발생한 ASF의 바이러스를 접경지역으로 옮긴 매개체 역할을 한 게 아닐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연천·파주=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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