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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사설] 욕설… 면박…, 국회의원 품위마저 내팽개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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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현장에서 오가는 국회의원들의 천박한 언사가 참으로 볼썽사납다. 국민을 대표한다면 그에 걸맞는 품격을 갖춰야 한다. 품위있는 말과 행동은 그 기본 중의 기본이다. 적어도 시정잡배들이나 내뱉는 상스러운 욕설과 막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한데 국감장 곳곳에서 의원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끊이지 않는다. 실망을 넘어 개탄을 금할 수 없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8일 중소벤처기업부 국감에서는 자유한국당 소속 이종구 위원장이 참고인에게 욕설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참고인이 유통 대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의 불만과 개혁 필요성을 이야기 하자 “또XX 같은 XX들”이라고 한 것이다. 참고인의 발언이 설령 자신의 입장과 배치되고 거슬린다 하더라도 위원장은 끝까지 경청하며 중립을 지켜야 한다. 이 위원장은 “공개적으로 비난할 의도가 없는 혼잣말”이라고 해명했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회의원의 기본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불과 하루 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우리 정치 수준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 막말 파동이 있었다. 야당 소속의 여상규 위원장이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웃기고 앉았네, X신 같은 게”라고 말한 것이다. 민주당은 즉각 여 위원장을 국회윤리위에 회부했다. 이런 소동을 이 위원장이 접하지 못했을리 없다. 그런데도 전혀 반면교사가 되지 못했다니 더욱 기가찰 노릇이다.

뿐만이 아니다. 행정안전위에서는 여야간 “박근혜 탄핵 때 탄핵됐을 의원들”, “덜 떨어진 정치”, “야! 너 뭐라고 했어” 등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한심한 모습이 연출됐다. 국감 현장은 아니지만 최근 대규모 집회 참가자 수를 놓고 벌인 손혜원 무소속 의원과 민경욱 한국당 의과의 SNS 논쟁도 유치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초동 촛불집회 인원이 부풀려졌다는 민 의원의 지적에 손 의원이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며 힐난하자 민 의원은 “부러운 게 아니라 더러운 것”이라고 응수 했다. 국회의원들의 설전이 초등학교 학생 말싸움보다 못한 수준이다. 정치판이 공격적이고 감정적으로 흐르는 것은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여유의 부재는 결국 자신감의 결여에서 비롯된다. 눈 앞의 정파적 이해에 집착하느라 국익과 민생을 챙길 여유와 안목이 사라진 것이다. 망언과 막말을 일삼는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여야를 떠나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같은 당 의원이라고 비호하고 감싸서는 안된다. 이런 의원들은 차기 총선 공천과정에서 철저히 걸러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이 반드시 걸러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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