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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사이언스 샷] 수천년 전부터 젖병 쓴 인류… 모유대신 동물 젖도 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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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여러 선사시대 유적지에서 주둥이가 달린 다양한 모양의 토기가 발견된다. 아픈 사람이나 노인의 식사를 돕는 병이라고 추측될 뿐 정확한 용도는 알 수 없었다. 유럽 과학자들이 이 작은 병들이 어떻게 쓰였는지 답을 찾았다. 바로 젖병이었다.

영국 브리스틀대 연구진은 지난달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선사시대 인류가 아기들에게 토기 젖병〈 사진〉으로 동물의 젖을 먹였다"고 발표했다. 인간이 모유 수유만 한 것이 아니라 도구를 활용해 아기를 먹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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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리나 레바이-살리스부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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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발굴된 청동기 말기와 철기시대 초기(기원전 1200년~기원전 450년) 아동 무덤에서 나온 토기 3개를 대상으로 그 안에 담겼던 내용물을 분석했다. 0~6세 아기 유골 옆에서 발견된 이 토기들은 5~10㎝ 크기로 아기 입에 맞는 작은 구멍을 가진 주둥이가 있었다. 분석 결과 토기 2개에는 소나 염소의 젖이, 나머지 1개에는 모유나 돼지로 추정되는 동물의 젖이 담겼던 것으로 나타났다.

브리스틀대 줄리 던 교수는 "선사시대 아기들에게 어떤 음식을 먹었느냐에 대해 처음으로 증명한 것"이라며 "토기 젖병은 수천년 전에 아기를 어떻게 길렀는지에 관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해준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젖병의 사용이 다산(多産)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질랜드 오타고대의 시안 할크로 교수는 네이처에 실린 논평 논문에서 "여성들이 모유 수유를 하는 기간은 불임(不妊) 시기였다"면서 "여성이 동물 젖을 먹여 모유 수유를 멈춘다면, 더 많은 아이를 낳고 결국은 인구 증가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모유 수유가 아닌 젖병으로 아이를 먹였다는 것은 친척들과 아이를 함께 키웠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다만 던 교수는 "살균되지 않은 동물의 젖에는 박테리아가 포함되어 있어 아동의 사망률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유지한 기자(jhyo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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