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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차트 소형 발라드 천하… 대형 아이돌 그룹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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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판도 전례없는 재편 가속

동아일보

가요 차트가 완전히 재편됐다. 새 강자로 떠오른 벤(오른쪽), 임재현(위 작은 사진), 황인욱은 대형 기획사 소속이 아니지만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노래방 등 새로운 경로로 히트곡을 내고 있다. 컬쳐팩토리·하우엔터테인먼트 제공·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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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폴킴, 임재현, 박혜원, 송하예, 황인욱, 케이시, 마크툽, 전상근, 펀치….

최근 1, 2년 새 국내 음원차트에 혜성처럼 나타나 항성처럼 정박한 이름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위세를 떨쳤던 3대 가요기획사, 대형 아이돌 그룹들이 차트 상위권에서 사라지고 있다. 오랜만에 음원 차트를 일별한 이들은 딴 나라 차트를 보는 듯 생소하다고 털어놓는다.

9일 오후 현재 멜론, 지니 등 국내 주요 디지털 음악서비스 실시간 차트에서 10위 내에 3대 기획사 소속 가수는 악동뮤지션(YG엔터테인먼트)뿐이다. 음원 최강자였던 걸그룹 트와이스마저 10위권 밖으로 내려앉았다. 최상위권은 소속사가 없거나 ‘소형’ 발라드 가수들이 점했다. 멜론 9월 월간 차트 50위권을 살펴보면, 태연(SM·9위와 46위), 있지(JYP·26위), 방탄소년단(빅히트·27위), 악동뮤지션(34위), 레드벨벳(SM·40위)까지 다섯 팀 빼고는 대형기획사 출신이 없다.

맨 앞에 나열한 ‘소형’ 발라드 가수들은 이제 차트 상위권에 블록을 형성했다. 노래방 차트가 종합차트를 견인하는 현상도 두드러진다. 가온차트의 노래방 월간 차트에 따르면, 임재현의 ‘사랑에 연습이 있었다면’이 5∼7월 장기집권한 뒤 바통을 황인욱의 ‘포장마차’가 받았다. 황인욱은 7월 마지막 주부터 현재까지 1위를 수성하고 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이를 “차트의 전례 없는 재편 현상”으로 본다. 그는 “올해를 음원서 비스 사용 형태, 음악 소비 경향의 변화를 정밀 분석할 원년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이 꼽는 차트 재편 현상의 배경은 다양하다. 이대화 평론가는 윤종신의 ‘좋니’(2017년 6월) 열풍을 새 경향의 시발점으로 본다. 이 평론가는 “고자본의 아이돌 음악이 건드리지 못하는 지점, 즉 발라드로 차트가 한번 기울어진 뒤 대중이 그 매력에 더 집중하면서 경향이 장기화된 듯하다”면서 “기존 대형기획사와 방송사가 갖던 유행 주도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넘어가면서 차트는 앞으로 더 예측 불가한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평론가는 “발라드 가수들의 ‘벽돌차트’ 현상이 길어지자 종전에 차트 내 파워를 구가하던 아이돌 팬덤이 집중 스트리밍으로 아이돌의 순위를 움직일 동력과 흥미를 잃은 것도 차트에 반영됐다”고 짚었다.

SNS 파워는 기존 음원서비스를 여러 방향에서 흔든다. 김학선 평론가는 “출판계에서도 바이럴 마케팅의 힘이 베스트셀러를 장악했다. 가요 차트 역시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원은 “요즘 10, 20대는 능동적 소비에 익숙하다”면서 “음원서비스와 방송사 순위 프로그램이 하지 못한 명곡의 발견이라는 역할을 SNS가 수행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생소한 이름의 발라드 가수들이 차트에 오르는 경우가 꾸준히 늘고 있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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