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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동맹에 뒤통수 트럼프 테러 자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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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남의 눈에 눈물 내면 제 눈에는 피눈물이 난다'는 속담이 있다. 남에게 악한 짓을 하면 자기는 그보다 더한 벌을 받게 된다는 뜻이다. 동맹은 나 몰라라 하고 '돈'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에서 또다시 돈으로 의사결정을 내렸다. 시리아에서 맹위를 떨치며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퇴치를 위해 함께 피를 흘린 시리아 쿠르드족을 배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쿠르드족을 위해 엄청난 돈과 장비가 들어갔다"면서 전매특허인 돈타령을 했다.

미군이 빠지면서 쿠르드족은 자신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터키군과 정면으로 충돌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쿠르드족은 IS와의 전투 과정에서 1만명 넘게 희생됐다. 미군과의 협력을 통해 그들의 염원이었던 독립국가 건설을 위해서다. 하지만 결국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뒤통수를 맞았다.

2001년 9·11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의 성장 배경에는 미국이 있었다. 알카에다는 1980년대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대항한 이슬람 의용군에서 출발했다. 냉전이 한창이던 당시 미국은 이들에게 무기와 자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1989년 소련-아프간 전쟁이 끝난 후 이 알카에다 전사들은 갈 곳이 없어졌다. 오히려 미국은 걸프전 이후 중동 내 평화를 위해 이슬람교 탄생지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미군을 주둔시키면서 무슬림인 그들을 자극했다. 이러한 갈등을 사우디의 부호 오사마 빈라덴이 활용했다. 빈라덴은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미국 본토를 겨냥할 정도의 테러조직을 육성하는 데 성공했다.

미군 공백을 틈타 쿠르드족을 토벌하기 위한 터키군의 군사작전이 벌써 시작됐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국가 없는 서러움을 보상받기 위해 미국에 적극 협조했던 쿠르드족에게 갈 곳은 마땅치 않다. 이제 생존을 위해 남은 선택지는 과격 투쟁밖에 없게 됐다. 9·11테러로 인한 직접적 피해금액은 450억달러(약 54조원)에 이른다. 간접피해까지 합치면 천문학적 금액이 소요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장의 돈을 아끼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선택이 훗날 치명적인 적자로 돌아올 수 있다는 걸 미국은 알아야 한다.

[국제부 = 김덕식 기자 dskim2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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