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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최저임금 부작용 연구결과 축소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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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지난해 최저임금 영향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연구자들의 최종 결론과 달리 그 부정적 효과를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상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노동소득 감소 현상이 주 52시간 근로제와 맞물려 더 심화될 수 있다"고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비판적 결론을 냈지만, 정작 한은이 발간한 보고서에는 해당 문구가 빠졌다. 대신 "근로자의 근로소득 감소 효과가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등의 표현이 들어갔다. 더욱이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교수는 관련 내용이 빠진 이유도 모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경제계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명확한 분석을 제시해줘야 할 한은이 정부 입맛에 맞는 보고서를 내는 데 급급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해당 보고서는 작년 12월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와 임현준 당시 한은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공동 집필한 '최저임금이 고용구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로, 'BOK경제연구' 간행물에 실렸다. BOK경제연구는 한국은행이 주요 경제 이슈에 대한 연구 결과물을 묶어 내는 자료집이다. 당시는 최저임금이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하면서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던 때로, 공신력 있는 한국은행이 낸 보고서여서 크게 주목받았었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 추경호 의원(자유한국당)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송 교수 등의 최종 보고서를 보면, 두 연구자는 "최저임금의 인상은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성과 근로시간 및 근로소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52시간 조치와 맞물려 최저임금 영향자(올해 시급이 내년 최저임금보다 적은 사람)들의 노동소득 감소 현상은 더 심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도를 보완해가면서 인상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담았다.

그러나 정작 발표된 BOK경제연구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의 근로시간 축소와 이로 인한 소득 감소 효과도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거나 "최저임금 영향자의 비율이 1%포인트 상승할 때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월평균 급여 격차가 약 5000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규직 여부에 따른 월평균 급여 격차가 평균 159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큰 폭 확대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내용이 새롭게 들어갔다.

당시 보고서를 작성한 한은 임 차장은 "BOK경제연구가 최종 발간될 때까지 여러 차례 내부 세미나를 거친다"면서 "수치분석 결과 위주로 쓰고, 공격적인 함의는 최종 '시사점' 부문에서 빼라는 외부 평가자의 코멘트가 있었던 기억이 난다"고 설명했다. 최종 보고서 종합평가서에 서명한 한은 고위 관계자는 "독립적인 연구 결과라고 해도 한국은행 이름으로 나가는 보고서라 외부 교수 등의 평가를 별도로 받는다"면서 "이 과정에서 수정을 거치곤 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연구에 참여했던 송헌재 교수는 "그 문구가 BOK경제연구에서 왜 제외되었는지 모르겠다"고 본지에 확인했다. 결국 한국은행이 공동 연구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주요 내용을 뺀 채 보고서를 낸 셈이다.

추경호 의원은 "한국은행이 민감한 정부 정책에 대한 연구자의 정책적 비판마저 자기 검열한 것은 독립성이라는 무기를 스스로 내려놓은 것"이라면서 "경제정책을 잘못 이끌고 있는 정부에 대해 정책적 경고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한다면, 한국은행도 엄중한 경제 상황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은정 기자(ej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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