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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자갈치 시장 '양곱창', 중구 '멸치쌈밥'… 영화만 보고 가믄 섭하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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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빠꼼이 미식가'들이 꼽은 釜山의 맛]

부산영화제 보고 맛집도 가고! 대구탕·회·추어탕·돼지국밥…

없던 입맛 되살리는 원조집부터 전국 빵순이 사로잡은 카페까지 "부산은 新舊가 교차하는 곳"

"부산은 늘 한결같으면서도 항상 표정이 달라요! 역설적인 곳이죠. 그래서 맛집도 한결같은 곳, 새로운 곳을 다 돌아봐야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산 토박이이자 부산 여행 전문가로 유명한 손민수씨 말대로 요즘 부산은 생동한다. 오는 12일까지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려 사람들이 몰려드는 데다, 영도구와 동구 초량동 일대엔 새로운 카페나 공연장 같은 핫플레이스가 속속 들어섰기 때문이다. 이런 부산에서 반드시 먹고 와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 부산 토박이와 전국 여행·음식 전문가, 부산에서 몇 달씩 머물며 영화를 찍은 영화배우 및 스태프에게 고급 맛 정보를 캐물었다.

◇백화양곱창을 아십니까?

최근 개봉한 영화 '퍼펙트맨'은 부산 출신 감독이 부산 곳곳에서 촬영한 영화다. 용수 감독과 배우 조진웅을 비롯한 영화 스태프는 "부산에선 일단 백화양곱창에 가봐야 한다"고 했다. 중구 자갈치 시장에 있는 두곳이 가장 유명하다. '백화양곱창'(부산 중구 자갈치로 23번길 6, 051-245-0105)은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집. '백화양곱창 1호'(부산 중구 자갈치로 23, 051-257-3352)는 백종원이 최근 다녀가서 이름이 났다. 돌판에 곱창을 구워먹고 나중에 우동을 볶아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변치 않는 옛날 맛집이란 뜻. 이해림 푸드 칼럼니스트는 중구에 있는 '멸치쌈밥집'을 추천했다. "진정한 부산의 맛이다. 생멸치를 넣고 졸아붙을 듯 팔팔 끓여만든 찌개를 쌀밥에 얹어 상추쌈을 싸먹는데, 없는 입맛도 돌아오게 한다." '홀드미카페'의 김용준 대표는 해운대 끝자락에 있는 '아저씨대구탕'을 권했다. "영화 보고 밤늦게까지 술 마신 속을 달래기에 여기만 한 데가 없다. 맑은 국물로 끓여낸 대구탕이 보기보다 맵고 칼칼하면서도 시원하다. 한 그릇 먹고 나오면 모든 것을 씻어낸 기분마저 든다.

조선일보

①지글지글 굽는 소리와 치솟는 연기에 침샘이 절로 열린다. 한결 같은 맛집으로 꼽힌 ‘백화양곱창’. ②생멸치를 넣고 졸인 찌개가 없던 입맛도 돌게 하는 ‘멸치쌈밥집’. ③폭신한 크루아상이 있는 ‘168빵가게’. ④속풀이엔 최고라는 ‘아저씨대구탕’의 맑은 대구탕. /영상미디어 김종연·이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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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의 제작자이자 부산 출신의 곽신애 대표는 회무침과 추어탕을 파는 '구포집' 얘기를 했다. "부산에 부모님 뵈러 갈 때면 꼭 들러요. 관록 있는 맛을 내는 데다 3명이서 회정식 두 개만 시켜도 넉넉할 만큼 양도 푸짐하죠. 근처 깡통시장 구경하고 여기서 한 끼 드시면 됩니다." 바다를 보며 해물라면 먹기 좋은 해운대 '미포끝집', 뜨끈한 국밥으로 유명한 '대건명가돼지국밥', 40년 넘는 전통의 맛을 낸다는 '부전밀면' 같은 곳도 빼놔선 섭섭한 맛집으로 꼽혔다.

◇빵순이들이 반할 초량 빵가게

요리연구가 홍신애씨는 부산역 근처 이탈리아 식당 '오스테리아부부'를 새로운 맛집으로 꼽았다. "제대로 된 손맛을 낸다. 부산에서 회만 먹기 심심할 때 가면 괜찮다." '블루리본' 김은조 편집장은 초량에 있는 '168빵가게'를 꼭 가볼 만한 '핫플' 중 한 곳으로 추천했다. "'블루리본 서베이 2019'에 새로 오른 곳 중 하나예요. 빵순례자, 빵순이들이 가면 좋은 곳입니다." 손민수씨는 요즘 부산 영도에서 '수영장 카페'로 알려진 '젬스톤'과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카페인 '신기여울'에 들렀다 올 것을 권했다. "부산이 이렇게 달라지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어요. 젊고 새로운 분위기죠."

'부산 여자'인 하윤경 부산 웨스틴 조선호텔 매니저도 '젊은 장소'를 추천했다. 적산가옥을 활용한 '초량1941'과 해운대에 있는 아기자기한 빵집 '바게트호텔', 일본식 라멘집 '나가하마만게츠' 등이다. "들썩이는 부산의 모습을 여기서 엿볼 수 있지 않을까요?"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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