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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돌 전엔 물만 먹이세요, 단맛 일찍 들이면 건강한 성장 해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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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분유로 수분·영양소 충족

생후 1년 뒤부턴 흰 우유 먹고

과일 주스는 안 마셔도 괜찮아

중앙일보

영유아기 음료 섭취

0~5세 영유아에게 음료는 단순한 마실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건강한 식습관 형성과 성장 발달을 위한 첫 단추다. 이런 이유로 이난달 미국에서는 '영유아의 건강한 음료 섭취법'이란 제목의 보고서가 나왔다. 어떤 음료를 언제 얼마나 먹게 하는 게 건강한 것인지 다뤘다. 미국 소아과학회와 영양·식이요법학회, 심장협회, 소아치과학회가 공동으로 개발한 이번 보고서의 의미를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채영 교수와 함께 짚어본다.



1. 설탕·감미료 첨가해 달게 만든 음료 NO



영유아 때는 단맛을 선호한다. 태어날 때 미각이 가장 잘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료를 통해 너무 이른 시기에 단맛에 노출되면 단 음식·음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진다. 그러다 보면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는 유년기 비만에 노출되기 쉽다.

영유아기는 청소년기, 성인기로 이어지는 식습관을 확립하는 중요한 기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기관지가 안 좋은 것 같은데 배즙을 먹이면 좋지 않으냐”거나 “아이가 소화가 잘 안 되는 것 같은데 매실 주스를 먹여도 되느냐”고 물어보는 부모가 적지 않다. 하지만 영유아기에는 당에 노출됨으로써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



2. 생후 1년 전까지는 우유·과일 주스 NO



생후 1년 이전에는 굳이 음료를 먹이지 않아도 된다. 모유·분유를 통해 하루에 필요한 수분과 영양소가 충족된다. 모유·분유의 영양소는 다른 음료로 대체할 수 없는 성분이기도 하다.

6개월 이하에서는 모유·분유를, 음식을 먹기 시작하는 6~12개월 때는 식사 시간에 물을 마실 수는 있지만, 우유든 100% 과일 주스든 다른 음료는 피해야 한다.



3. 식물성·초코 우유, 유아용 조제유 NO



생후 1년부터는 물과 함께 우유 섭취가 중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우유는 일반 흰 우유를 말한다. 식물성(아몬드·귀리·쌀 등) 우유는 일반 우유와 성분이 달라 영양상 동등하지 않다. 영유아기에 필요한 단백질·칼슘·비타민 등이 부족하다. 일반 우유를 대체해서 먹여서는 안 된다. 유아용 조제유도 마찬가지로 일반 우유보다 단백질 등의 함량이 떨어지는 반면 맛을 좋게 하기 위해 감미료나 시럽을 넣는 게 일반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유아용 조제유가 모유나 우유를 대체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한다. 초코·딸기맛 우유는 맛을 좋게 해 아이들이 잘 먹을 수 있게끔 다양한 향을 가미한 우유다.

칼슘·단백질 섭취를 위해 우유를 먹여야 하는데 아이들이 잘 먹지 않으니 다양한 향과 단맛을 첨가한 것이다. 하지만 설탕 등 첨가당의 함량이 많고 우유의 좋은 영양소는 일반 우유보다 적다.



4. 과일·채소는 주스보다 날로 먹도록 YES



설탕을 넣지 않은 100% 과일·야채 주스는 당연히 몸에 좋을 것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보고서에서는 최소로 필요한 양 대신 최대 섭취량을 제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3세에는 과일 주스를 하루에 0.5컵(118mL), 4~5세는 0.75컵(177mL)을 넘지 않게 먹여도 된다. 하지만 과일 주스는 굳이 먹이지 않아도 되며, 생과일과 생야채를 씹어 먹게 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한다.

과일 주스로 먹일 땐 물을 섞어 마시면 건강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주스보다 생과일로 먹도록 하라는 이유는 뭘까. 먼저 영유아 때는 씹는 운동이 저작근과 두뇌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과일·야채를 갈아서 주스로 만들면 씹는 자극은 적어지는 대신 한번에 많은 양을 먹기 쉬워 필요 이상으로 당 섭취가 많아질 수 있다. 과일 자체의 천연 당도 섭취가 많아지면 문제가 된다. 과일 주스를 만들어 휴대용 컵에 주는 경우도 많은데 빨대를 물고 오랜 시간 주스를 먹고 있으면 충치 발생 위험도 커진다.



5. 한두 살 땐 일반 우유 하루 2~3컵 YES



보고서에서는 우유의 하루 필요 섭취량을 권고했다. 1~2세엔 필수지방산이 보충될 수 있도록 일반 우유를 2~3컵(470~709mL), 2~3세 때는 저지방 우유나 무지방 우유를 2컵(470mL), 3~5세 때는 2.5컵(590mL) 마시라고 권한다. 2~5세 때 저지방이나 무지방 우유를 권하고 있는데 이는 성장 발달이나 가족력(이상지질혈증·비만 등)에 따라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상의해 종류와 양을 정하면 된다.

우유는 섭취가 꼭 필요한 음료지만 무조건 많이 먹이는 게 좋은 건 아니다. 우유에 단백질은 풍부하지만 철분 같은 영양소는 부족하다. 우유를 과잉으로 먹게 되면 다른 음식물 섭취가 줄어들어 영양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 한 살 이후에는 고기·야채 같은 고형식으로 영양소를 주로 공급하면서 우유를 보충해 먹는 것이 좋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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