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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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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OSEN+] e스포츠, ‘스포츠 의학’ 통한 집중 관리 필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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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성락 기자] ‘2019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 전경. /ksl0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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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임재형 기자] 사전적 의미로 ‘스포츠 의학’은 생리학적해부학적정신과학적생화학적인 운동의 효과를 평가분석해 이를 토대로 선수들의 훈련 및 부상을 관리하는 학문이다. 치료의학이 중심이 되었던 과거와 다르게 최근의 ‘스포츠 의학’은 예방의학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프로 리그가 활성화 되면서 ‘스포츠 의학’은 많은 스포츠 관계자들에게 핵심 과제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28년 스위스에서 펼쳐진 제2회 동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용어가 사용된 ‘스포츠 의학’은 약 90여 년간 세계적으로 축구, 야구, 농구 등 전통 스포츠의 필수 분야로 활용되어 왔다. 팀 닥터를 도입한 수많은 팀들은 경기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상을 예방하고, 더 나아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식단훈련스트레칭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관리하고 있다. 신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도 챙기고 있는 것이 21세기 ‘스포츠 의학’의 흐름이다.

이렇게 전통 스포츠를 주축으로 발전해왔던 ‘스포츠 의학’의 흐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젊은층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e스포츠가 ‘스포츠 의학’이 적용될 새로운 종목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혹자는 격렬한 몸싸움을 하지 않고 컴퓨터 앞에 앉아 손가락을 놀릴 뿐인 e스포츠에 ‘스포츠 의학’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연습 시간동안 이어지는 ‘빠른 반복 작업’은 선수들에게 다양한 건강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었다.

오쎈플러스에서는 e스포츠 선수들에게 어떤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와 선수들의 건강 관리에 노력하는 팀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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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알려진 '우지' 지안쯔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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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절’에 대한 큰 위험부터 ‘기흉’의 가능성까지

e스포츠 선수들에게 가장 위험한 부상은 손목을 포함한 ‘관절’이다. 몇몇 팀 관계자들이 “예방 및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한 만큼 ‘관절 부상’은 컴퓨터를 많이 이용해야 하는 선수들에게 치명적이다. RNG의 중심 ‘우지’ 지안쯔하오는 지난 9월 8일 나이키와의 인터뷰에서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는데 팔의 신체 능력이 40~50대와 비슷하다고 지적받았다”고 알린 바 있다.

‘손목 부상’에 대해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정형외과 의사 레비 해리슨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인간의 신체는 많은 활동을 하도록 만들어졌는데, e스포츠 선수들은 하루에 10시간 이상 게임 연습을 한다”며 “손목터널, 테니스엘보, 등, 목, 발 등 다양한 부위의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많은 전문가들은 선수들의 짧고 빠른 ‘반복 행동’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미국 뉴욕 기술연구소 e스포츠 의학 센터의 조안 도너휴 조교수는 “오랜 시간 동안 비디오 게임을 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부작용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 않다”며 “과도한 반복 동작은 손목, 허리, 목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애틀란타 노스 사이드 병원의 본다 라이트 박사는 “올바른 자세를 통해 관련 부상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e스포츠 선수들은 ‘관절 부상’에 대한 위험 뿐만 아니라 기흉과 같은 ‘호흡기 질환’의 발생 가능성도 지니고 있다. 지난 2017년 미국의 게임 매체 코타쿠는 e스포츠 선수들의 훈련 방식과 ‘자연기흉(spontaneous pneumothorax)’ 발생의 연관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보도했다. 코타쿠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6명의 e스포츠 선수들이 ‘자연기흉’을 앓으며 대회를 망친 점을 주목했다. 오버워치 리그 워싱턴 저스티스 소속의 ‘야누스’ 송준화, ‘LOL 챔피언십 시리즈(LCS)’ 해설가 ‘하이’ 하이 람 등이 ‘자연기흉’ 때문에 과거에 큰 대회를 놓쳤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자연기흉’과 연습환경의 연관성은 낮다고 밝혔으나, 열악한 식단 구성은 ‘자연기흉’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입을 모았다. 제대로 된 식사 없이 긴 시간 동안 연습을 이어나간다면 ‘호흡기 계통’의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LCS에 소속된 CLG 팀의 의학 담당자 매튜 후는 “인과 관계에 대해선 회의적이지만, ‘자연기흉’은 앉아 있는 생활습관을 가진 마른 체형의 남자들이 자주 걸리는 질병이다. 예방을 위해서 e스포츠 선수들은 금연, 식사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알렸다.

▲ 북미 대학 e스포츠 리그에 들어온 ‘팀 닥터’

북미 게임단에 속해있는 많은 e스포츠 선수들은 팀이 제공하는 ‘운동 프로그램’에 따라 체육관에서 체력 증진에 힘쓰고 있다. 팀 리퀴드, 100씨브즈 등 여러 팀들은 선수들이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도록 체육 시설을 구비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대학 e스포츠 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6일, 클리블랜드 스포츠 클리닉은 애크론 대학의 e스포츠 팀, ‘애크론 e스포츠’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클리블랜드 지역지 ‘클리블랜드 비즈니스’의 보도에 따르면 2019년 뉴욕 공과대학의 연구에서 밝혀진 e스포츠 선수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병은 눈의 피로, 목허리의 통증, 손목손의 통증 등이다. 수집된 데이터는 부상 원인으로 ‘고정된 자세로 장시간 동안 연습하는 환경’을 꼽았다.

이에 클리블랜드 스포츠 클리닉은 ‘애크론 e스포츠’ 선수들의 부상을 예방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프로그램 구성에 앞장설 계획이다. 클리블랜드 스포츠 클리닉의 의사들은 선수들의 의료 컨설팅을 맡아 식사 관리, 건강, 훈련 상황, 심리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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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전문 트레이닝 센터 '캠프 원(Camp One). /한화생명 e스포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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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들 건강 관리를 위해 기초 공사중인 한화생명e스포츠

한국의 e스포츠 환경은 어떨까. 지난 5월 한화생명e스포츠(이하 한화생명)는 e스포츠 전문 트레이닝 센터인 ‘캠프 원(Camp One)’을 개관했다. 한화생명의 새로운 시도는 아직 체육 시설로 주변 피트니스 센터를 활용하고, 체계적인 관리가 미흡한 팀이 많은 상황에서 매우 가치가 높다. ‘캠프 원’은 연습훈련실을 포함해 피트니스 시설, 휴식 공간, 독서 공간 등 선수들이 연습에 몰두 하면서도 건강을 챙길 환경을 마련했다.

새로운 시설과 함께 한화생명의 선수 관리 프로그램은 기초 공사를 탄탄하게 진행 중이다. 한화생명 관계자에 따르면 선수들은 매일 출근 시 건강 확인을 통해 병원 진료를 예약할 수 있다. 또한 한화생명은 배달음식을 지양하고, 선수들이 야채, 과일 등 필수 영양소를 놓치지 않도록 균형잡힌 식단을 제공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20대 초반 선수들이라 조금 아플때 그냥 넘어가는 경향이 있더라”며 “건강에 조금이라도 불편함이 있다면 병원에 가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프 원’의 피트니스 시설은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비시즌 기간엔 원하는 선수에 한해 프로그램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화생명 측은 “시즌이 끝난 뒤, 어떤 프로그램을 짜야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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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원'의 피트니스 시설. /한화생명 e스포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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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임재형 기자 lisco@osen.co.kr

* 이 콘텐츠는 ‘월간 OSEN+’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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