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인터뷰①]'멜로가 체질' 전여빈 "시청률 떠나 인생작이라는 평..너무 행복하죠"

배우 전여빈/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무조건 믿어주는 마음에 더 잘해내고 싶었다”

영화 ‘죄 많은 소녀’를 통해 충무로 기대주로 우뚝 선 바 있는 배우 전여빈이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통해서는 첫 드라마 주연을 차지했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코믹 연기는 물론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전여빈은 ‘멜로가 체질’을 촬영한 매 순간이 행복했다면서 인생작으로 꼽아준 시청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병헌 감독님이 ‘여배우는 오늘도’, ‘죄 많은 소녀’를 통해 날 잘 봐주셨다고 하더라. 감독님이 날 너무 믿어주신다는 게 느껴졌다. 출연하기로 했을 때는 대본 1~4부까지 볼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재밌게 읽어지더라. 재밌는 옆집을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다. 주연이니 해야겠다는 마음은 전혀 없었고, 이 안에서 나도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떠들어볼래 마음이 컸다. 감독님의 신뢰도 감사했고, 코믹 결이라 재밌는 작업이 될 것 같았다.”

사진=JTBC '멜로가 체질' 스틸

전여빈은 극중 절친 3인방 중 한 명인 ‘은정’ 역을 맡았다. ‘은정’은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친구들을 향한 의리와 걸크러시 매력이 돋보이지만 연인 ‘홍대’(한준우)를 떠나보내면서 트라우마를 겪게 되는 인물이다. 이에 표현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지만, 전여빈은 대본에 충실함과 동시에 제작진의 도움이 컸다고 털어놨다.

“정말 감사한 게 대본 자체에 ‘은정’이라는 캐릭터가 탄탄하게 짜여있었다. 그래서 글을 잘 이해하려고 애썼다. 감독님이 첫 촬영 때부터 ‘은정’이라고 부르셨는데 그런 것도 너무 좋았다. 배우로서 인물에 가까워진 느낌을 주니 이상한 행복감을 주더라. 감독님께서 ‘은정’이는 크게 웃음 지을 때도 이 정도 미소로 씨익 웃는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그게 큰 힌트가 되어줬다. 그렇게 감을 얻어서 점차적으로 캐릭터를 완성해가기 시작했다.”

이어 “‘은정’의 아픔이 뭔지는 코치코치 캐묻지 않았다. 오히려 감독님께서 해석 여지를 내게 많이 맡겨주셨다. 친구들과 티카타카 때는 디렉션을 주셨지만 그 외에는 내가 만들어가고 싶어 하는 지점에 대해 풀어주시는 기분을 많이 느꼈다. 믿어주시니 믿어주시는 대로 하면 되겠다 싶었다.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트라우마 극복해가는 과정을 긴 시간을 들여 섬세하게 발견해나가지 않나. 제작진 모두 다 같이 집중해주셔서 배우로서 많은 힘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배우 전여빈/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무엇보다 ‘멜로가 체질’은 촬영장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던 것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배우들 스스로도 큰 소리 한 번 나지 않은, 행복했던 현장으로 기억했다. 전여빈도 마찬가지였다.

“못해내면 어떨지 부담감은 당연히 있기는 했지만, 촬영장이 놀이터 같았다. 캐릭터의 감정이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불안감을 안고 있더라도 현장에 있으면 시너지가 좋으니 재밌고 행복했다. 승화가 된다고 해야 할까. 신인배우들이 많았는데 주, 조연을 떠나 한 명 한 명 허투루가 없는 드라마라는 평을 봤다. 그만큼 작품 그리고 사람에 대한 배려와 애정이 느껴지는 현장이었다. 그게 우리 모두에게 잘 만들어보고 싶은 시너지를 줬다”

그러면서 “다만 ‘은정’이는 자기가 갖고 있는 서사가 있으니 너무 들뜨게 되면 조금은 한발자국 떨어져서 지켜보려고 했었다. 내 광대가 높아져있을 때면 ‘그만 떠들고 있을게’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천)우희 언니랑 개그코드가 잘 맞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눈만 보면 빵 터지는 지점이 있었다. 그런 재밌음을 ‘은정’이로서 누르려고 애썼다”고 회상했다.

더욱이 ‘멜로가 체질’은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명대사들을 통해 시청률과 별개로 길이길이 회자될 인생작으로 등극했다. 또 현실감 넘치는 이야기로 시청자들도 수다에 동참하게 하며 인생을 돌아볼 수 있게 만들었다.

“‘은정’이가 겪은 아픔이 있지만,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멋진 사람들이 주변에 너무 많지 않나. 누군가 아파보이면 오히려 떠나버리는 사람도 많은데, ‘은정’이는 남동생 그리고 친구들이 떠나지 않고 곁에서 힘이 되어준다. 일을 할 때도 묵묵히 믿어주는 조력자들이 있지 않나. 그런 게 부러웠는데, 실제 내 친구들도 멜로가 체질’을 보고 ‘너라는 친구가 있어줘서 고맙다’는 연락이 와서 뭉클했다. 여러 인연들을 비롯해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결말까지 사려 깊은 게 느껴져서 감독님, 작가님께 감사하다고 말씀 드렸다.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시청률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온라인상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압도적이더라. 개인적으로 ‘연애시대’, ‘그들이 사는 세상’, ‘소울메이트’ 등이 인생작이라고 생각하는데, ‘멜로가 체질’을 인생작이라고 말해주는 분들이 많으셔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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