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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N 인터뷰] '멜로가 체질' 전여빈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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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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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멜로가 체질’에서 이은정 역으로 열연한 배우 전여빈. /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영화 ‘죄 많은 소녀'(2018)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 전여빈이 첫 드라마 주연작인 JTBC ‘멜로가 체질’을 통해 새로운 면을 선보였다. 극중 다큐멘터리 감독 은정 역을 맡은 그는 서른 살 여자친구들의 일과 사랑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에서 냉철하고 자신감 넘치는 ‘다큐 감독’으로 살았다. 특히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보낸 아픔을 간직한 채 숨죽여 울며 많은 이들의 공감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더러 연기를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데뷔 4년 만에 영화와 드라마에서 첫 주연작을 꿰찼고 대중들의 반응도 뜨겁다. 칭찬을 받으면 더 잘하고 싶어진다는 전여빈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10. 드라마를 마친 기분은 어때요?
전여빈 : 9월 1일에 마지막 촬영을 했는데, 단체 대화방은 언제나 수다스러워서 아직 끝난 게 실감이 안나요. 마지막 회를 같이 보면서 그동안의 소회를 나누면 ‘안녕’ 하는 기분이 들 것 같습니다.

10.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요?
전여빈 : 이병헌 감독님이 영화 ‘죄 많은 소녀’와 ‘여배우는 오늘도'(2017)를 보고 저와 꼭 작품을하고 싶다고 제작사에 얘기했다고 들었어요. ‘멜로가 체질’의 대본 1~4부를 읽은 뒤 감독님을 만났는데, 저를 믿어주는 기운이 느껴졌어요. 칭찬을 받으면 더 힘을 내는 스타일이어서 저를 믿어 주신다는 데 호감이 컸죠. 그때 진주 역에 천우희 언니가 캐스팅된 상황이었고요. 다 같이 떠드는 모습이 연상됐고, 사실 은정이라는 역할에 대해서는 다 알기 어려웠거든요. 그럼에도 다채로운 색깔이 돋보이는 글에서 재미있게 놀 수 있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어요.

10. 극중 홍대(한준우 분)의 환상을 보는 연기가 어렵진 않았습니까?
전여빈 : 이상하게 그런 게 하나도 없었어요.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아요. 드라마 시작 전엔 동료 배우들이 대본을 읽었는지 “너 귀신 본다며?”라고 하더라고요. 귀신? 홍대의 환상이 귀신이라고는 생각 안 했어요. 어렵게 느낄 수 있겠다는 걸 촬영을 한참 하고 난 뒤에 알았어요. 가장 이해하기 어렵고 이질적인 커플이 될 수 있겠구나 싶었죠. 그래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 그 인물이 되려고 했습니다.

10. 실제 자신과 은정을 비교하면 얼마나 닮았나요?
전여빈 : 저는 차분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방정을 떠는 발랄한 성격이에요. 긍정적인 것 같으면서도 나락으로 떨어질 땐 엄청 부정적이고요. 왔다 갔다 하는 성격이에요. 부족하지만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보완해가고 있죠. 제가 연기한 캐릭터여서 그럴 수도 있지만 은정이는 멋있는 사람이에요. 겉으로는 강해 보이고 프로의식도 투철한 뚝심 있는 사람인데, 반면 자신의 연약함을 받아들이지 못해 환상을 만들어내 인생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이죠. 그런 은정이 자신의 약점을 만났을 때 인정하는 모습이 용기 있다고 생각했어요. 도움을 구하는 용기, 누군가에게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10. 상수 역의 손석구에게 욕을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여빈 : 찍으면서도 많이 웃었는데 집중을 해야 하니까 정말 미치겠더군요. 상수 역은 처음부터 캐스팅이 정해진 건 아니었어요. 제가 욕하고 끝나는 줄 알았는데 다시 만나더라고요. 누가 연기할지 굉장히 궁금했는데, 손석구라고 해서 반가웠어요. 다른 작품을 봤는데 갖고 있는 톤이 (독특해서) 흥미로운 캐릭터가 완성되겠다고 기대했죠. 촬영장에서도 무척 재미있었어요. 홍대랑 연기할 때 제작진이 “진짜 연인 같아, 정말 잘 어울려”라고 했는데 이후 상수와 있을 때도 “케미(케미스트리)가 터진다”고 했죠.

10. 모든 배우들이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칭찬하더군요.
전여빈 : 배우들이 거의 애드리브 없이 대사에 나와있는 대로 했어요. 캐릭터마다 각양각색이고 살아있죠. 글을 쓰는 김영영, 이병헌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그대로 담긴 것 같아요. 누구에게도 애정을 놓치지 않죠. 이병헌 감독은 사람에 대한 배려가 깊은 사람인데, 그래서 현장도 늘 화기애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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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여빈. / 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10. 극중 다큐멘터리 감독을 표현하기 위해 참고한 것이 있나요?
전여빈 : 여성 감독님들의 책을 읽고 인터뷰 영상을 찾아봤어요. 여러 가지를 봤는데 결국 사람인 거예요. 무언가를 바라보고 자신이 느끼는 시선과 소감을 세상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이들이죠. 그래서 전여빈이 은정이가 돼 느끼는 대로 연기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참고 자료는 소스일 뿐, 제가 그 감독님들처럼 될 수 있는 게 아니라 흉내에 불과할 테니까요. 그 사람들의 심정을 알았으니 이제 내가 은정이로 들어가 보자고 말이죠. 그 순간부터는 ‘멜로가 체질’의 은정이에게 따라갔던 것 같아요.

10.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습니까?
전여빈 : 마지막 회의 마지막 장면에서 은정이와 진주, 한주(한지은 분)가 독립하기 전에 다 같이 라면을 끓여 먹어요. 저는 새로운 다큐멘터리를 찍으러 떠나기로 했고, 진주는 작가로 성공했고 한주는 아이와 또 다른 집을 마련했죠. 누워있다가 첫 회처럼 라면을 먹으면서 끝나요. 그때 진주의 내레이션이 인상 깊어요. ‘실수를 하더라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온다’며 마무리를 짓는데, 좋더라고요.(웃음)

10. 같이 연기한 천우희, 한지은과의 호흡은 어땠나요?
전여빈 : 제가 연기자를 꿈꿀 때 영화 ‘한공주’로 상을 받는 우희 언니의 모습을 보고 같이 울었어요. 꽃길만 걷길 응원하면서 팬이 됐죠. ‘멜로가 체질’을 촬영하기 전 셋이서 모였어요. 그때 언니가 이제 말도 편하게 하고 친하게 지내자고 했죠. 좋은 기운이 감돌았고, 촬영장에서도 중심을 잘 잡아줬어요. 연기도 잘하지만 사람에 대한 태도 역시 섬세해요. 지은 언니는 귀엽고 예쁜데 노력도 많이 해요. 저와 마찬가지로 첫 주연 작품이어서 언니의 간절함이 느껴졌고, 감동을 받았어요.

10. 드라마 첫 주연작을 맡은 기분은 어때요?
전여빈 : 스무 살 때 연기가 궁금해져서 연기 전공 학과를 선택했어요. 대학교에 가서 놀란 건 많은 친구들이 오랫동안 연기 공부를 했다는 거예요. 예술중·고등학교에 다닌 친구들부터 아역 배우를 한 친구까지 있었죠. 연기를 위해 노력한 시간이 많은 친구들에 비해 제 호기심이 얕다고 느껴져서 부끄러웠어요. 그래서 데뷔하는 순간에 내 꿈이 부끄럽지 않았으면 해서 다양한 시도를 했어요. 여러 수업을 들으면서 감각을 넓히고, 영화제 스태프와 연극에도 참여했죠. 선배님들이 연극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배웠고, 그 시기가 지난 뒤에는 단편 영화에 발을 들여 출연하고 또 상업영화 현장에 가서 단역을 하면서 흐름을 익혔습니다. 그렇게 서서히 흘러갔어요. 제가 밥벌이를 책임져야 해서 ‘연기를 포기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어요.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아 부담이 커졌죠. 그때 다행히도 ‘죄 많은 소녀’에 출연하게 됐어요. 영화 주연작은 처음이었는데, 그 기회가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멜로가 체질’까지 출연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기회가 정말 소중하고, 연기에 대한 애정이 더 커졌어요. 천천히 걷더라도 잘 걷고 싶어요. 오랫동안 꿈꿔온 일이니까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건 엄청난 일이죠. 하하.

10. 가족들도 좋아하죠?
전여빈 : 엄마가 원래 드라마를 잘 안 보시는데 정말 행복해하세요. 재방송 시간까지 다 적어서 챙겨보시더라고요. 이번 추석에 갔더니 ‘멜로가 체질’의 OST를 통화연결음으로 해달라고 하시고요.(웃음) 덕분에 효도를 조금 한 기분이 들어요.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친구들도 있는데, ‘육퇴(육아 퇴근) 하고 은정이 만난다. 너를 TV에서 보는 게 얼마나 기쁜 일인 줄 아니?’라고 할 때 마음이 짠하고 감동이 어마어마해요. 더 잘하고 싶죠. 곧 약속된 영화의 촬영을 시작하는데, 끝나면 또 드라마를 하고 싶어요.

10. 자신에게 ‘멜로가 체질’은 어떤 의미로 남을까요?
전여빈 : ‘띵작(명작)’일 것 같습니다. 너무 애정이 커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시즌2를 또 했으면 좋겠어요. 감독, 작가님뿐만 아니라 제작사에게도 고마워요. 유명한 배우들이 아니어서 시청률이 위험할 수 있었는데 함께해준 게 감사해요. 여러 모로 제 마음에 남을 작품입니다. 다음에 어떤 선택을 할 때, 안정적인 선택지가 아니라 하고 싶고 궁금증이 생기는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어요.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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