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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집에서 돈 쓰는 게 수업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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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돈을 벌어보고 소비도 하는, 스웨덴 학교의 비지니스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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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니스 데이에 스스로 번 돈으로 맥도널드 매장을 찾은 스웨덴 학생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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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스톡홀름으로부터 서쪽 약 250km쯤에 칼스코가(Karlskoga)라는 작은 도시가 있습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300km쯤 동쪽에 있으니 대략 오슬로와 스톡홀름을 직선으로 연결한 중간쯤인 셈입니다.

현지시간 9월 20일 금요일 오전 10시 30분쯤, 칼스코가의 맥도널드 매장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온 일군의 청소년들을 만났습니다. 저는 금요일 오전이면 학교에 있어야 할 청소년들이 맥도널드 매장에 나타난 것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나도 그들을 따라 매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각자 메뉴를 주문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그들에게 나를 소개했습니다.

"나는 한국에서 온 여행자이다. 한국의 학교에서 특기교육으로 학생들에게 사진을 가르치는 선생이기도 하다. 나는 이 나라의 청소년들에게도 관심이 많다. 너희들을 내 카메라에 담아도 되겠니?"

4명의 남학생과 3명의 여학생 중 여학생 한 명만 수줍어하며 카메라의 뷰파인더 밖으로 나갔고 모두는 갑작스럽게 카메라 앞에 선 것을 즐거워했습니다. 가장 늦게 자전거에서 내린 키가 가장 큰 여학생과 그녀의 짝꿍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를 핸드폰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경계심을 허문 나는 아이들이 각자 주문한 메뉴를 받아 테이블에 앉은 뒤 본격적으로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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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질문에 답하는 14살 하디와 리누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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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살, 몇 학년이야?"

리누스(Linus)라는 남학생과 그의 친구 하디(Hardi)가 주로 답했습니다.

"14살, 8학년(한국의 중학교 2학년급)이요."

"한 반에 학생은 몇 명이나 되나?"
"우리 반은 26명이에요."

"남녀의 구성은?"
"14명이 남자, 12명이 여자예요."

"사실 내가 제일 궁금한 것은 너희들이 왜 이 시간에 맥도널드 매장에 있는가, 하는 점이야. 금요일이면 지금 학교에 있어야 하지 않니?"
"맞아요. 평소 같으면 학교에서 수업 중인 시간이죠. 하지만 어제와 오늘은 학교에 가지 않아요. 하지만 지금 저희는 수업 중이에요."

"맥도널드에 오는 게 수업이라고?"
"네."

"무슨 과목이길래?"
"영어로 말하면 비지니스데이(Business Day)라고 할 수 있겠군요."

"비지니스데이(Business Day)?"
"네.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아이템을 찾고 돈을 벌어서 스스로 원하는 소비를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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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아이템을 찾고 돈을 벌어서 스스로 원하는 소비를 하는 실전 경험을 하고 있는 학생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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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니스데이(Business Day)가 며칠간 진행되나?"
"3년 동안 1년에 이틀씩이에요."

"그 이틀간의 내용은?"
"하루는 돈을 벌고 하루는 소비를 해보는 거예요."

"그러니까 어제는 돈을 벌었고 오늘은 그 돈을 써보는 날이구나?"
"맞아요."

"리루스는 무엇을 해서 돈을 벌었나?"
"저희들은 함께 동네분들의 고장 난 자전거를 수리해 드렸어요."

"자전거 수리기술은 어떻게 알았지?"
"아버지에게 배웠습니다."

이들과의 대화 중에 "물고기 한 마리를 잡아주면 하루를 살 수 있지만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면 일생 동안 먹고 살 수 있다"라는 유태인의 격언이 생각났습니다. 이 학생들의 비지니스데이(Business Day) 활동은 돈을 어떻게 벌 수 있는지, 또 번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스스로 체험하면서 깨닫게 하는 듯했습니다.

돈을 벌어볼 기회도, 자신이 번 돈을 스스로의 결정에 따라 소비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하는 교육과는 상당히 다른 접근이었습니다. 학교의 커리큘럼은 학교 안이 아니라 그들이 학교를 떠난 뒤 스스로 삶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안수 기자(motif_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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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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