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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인터뷰①] ‘닥터탐정’ 봉태규 “소재 탓 장소 섭외 어려워, 에피소드 날릴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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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닥터탐정’에서 UDC 수석연구원 허민기 역으로 활약한 봉태규. 제공|iM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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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다겸 기자]

배우 봉태규(38)가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닥터 탐정’(극본 송윤희, 연출 박준우)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누구나 성공했다고 말할 만큼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아니었지만, 사회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는 것. 그는 ‘닥터탐정’에 대해 “나중에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작품에 출연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 카페에서 봉태규를 만나 ‘닥터탐정’ 비하인드 스토리를 비롯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소회를 들어봤다.

“‘닥터탐정’ 시청률이 생각보다는 긍정적으로 나왔지만, 아주 성공했다고 하기는 어렵잖아요. 그래도 지상파 방송에서 이런 소재의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작품을 했다는 것은 시간이 흐른 뒤에 돌아보면 굉장히 자랑스러울 것 같아요. 마지막 방송 때 제작진과 배우들만 따로 모여서 같이 방송을 봤거든요. 굉장히 사실적인 모습으로 마무리를 지었는데, 만약 상업적인 부분을 생각한 드라마였다면 그렇게 마무리 짓지 못했을 것 같아요. 더 속 시원한 ‘사이다’를 선사하며 끝을 냈겠죠. 그 때 ‘이 작품 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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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태규는 사회고발 소재 탓에 장소 섭외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제공|iMe KOREA


‘닥터탐정’은 산업현장의 사회 부조리를 통쾌하게 해결하는 닥터탐정들의 활약을 담은 사회고발 메디컬 수사극으로, 은폐된 산업 재해를 낱낱이 밝혀내며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지하철 스크린 도어 사건, 메탄올 중독 사건,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에피소드들은 이러한 일이 잊혀 지거나 반복돼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하지만 소재가 소재인 만큼, 촬영에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했다.

“작품 소재 때문에 장소 헌팅이 잘 안됐어요. 지하철 스크린 도어 에피소드 같은 경우에는 장소 섭외가 안돼서 ‘에피소드 자체를 날려버려야 하나’라는 상황까지 갔어요. 참 아이러니하더라고요.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기관에 대본을 보여드렸을 때 다 거절당했어요. 촬영 허가 시간도 짧고 그래서 현장에서 녹록지 않은 상황이 많았죠. 제작진이 얼마나 고생하는지를 옆에서 지켜보다 보니, 작품에 대한 애정도 깊어지고 사명감도 생기더라고요.”

봉태규는 극중 UDC 수석연구원 허민기 역을 맡아 열연했다. 허민기는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흘러가는 날라리처럼 보이지만, 불의를 목격하면 끝까지 파헤치는 저돌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 봉태규는 불량한 겉모습과 달리 따뜻한 감성으로 사회 부조리에 맞서는 허민기의 반전 매력을 능청스럽게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봉태규는 온도차가 있는 허민기 캐릭터를 어떻게 설정하고 연기했느냐는 질문에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는 날라리라는 설정밖에 없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대본을 쓰신 작가님이 직업환경의학과 의사이신데, 그분이 봐온 날라리가 제가 생각했던 날라리와는 차이점이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연기할 때 중점을 뒀던 것은 체면을 없애는 것이었죠. 의사라는 직업이 가지고 있는 권위적인 모습을 없앤다는 캐릭터 설정을 하고 연기했어요. 제가 익히 봐왔던 의사의 모습이라면 상상력 발휘가 어려웠을 텐데, 실제 만나본 직업환경의학과 의사들도 진료를 보는 것보다 산업재해가 되는 것을 막는 분들이라 거의 형사에 가까운 느낌이더라고요.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했기에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인터뷰②에서 계속)

trdk0114@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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