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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TEN 인터뷰] 홍종현 "'세젤예'는 인생작 톱3...어머니·어르신 팬 많이 생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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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우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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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에서 한태주를 연기한 배우 홍종현. /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연기도 재밌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는 게 즐겁습니다.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서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한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멋있어요. 설사 제3자가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하더라도 너무 즐거워요.”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이하 ‘세젤예’)에서 홍종현이 연기한 한태주는 ‘사랑 모음집’이었다. 강미리(김소연 분)를 향한 짝사랑의 순수함부터 알콩달콩한 로맨스, 절절하고 애틋한 사랑까지 한 여자만을 향한 사랑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홍종현은 다정다감한 매력을 보여주면서 사극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와 판타지물 ‘절대 그이’ 등 전작에서 강렬하고 센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굳어진 차갑고 강한 이미지를 벗어났다. ‘홍종현의 재발견’이라는 극찬까지 받았다. 처음으로 도전한 주말극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을 마친 홍종현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0. 처음으로 도전한 주말드라마라 끝낸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홍종현 : 드라마가 끝났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처음엔 끝나서 아쉽다거나 좋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마지막회도 보고 종영 기념 인터뷰도 하니 드라마가 끝난 게 느껴진다. 허전한 마음도 있다. 사실 긴 호흡의 드라마라 걱정부터 했다. 경험도 없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다. 8개월 넘게 촬영했는데도 ‘시간이 언제 이렇게 빨리 지나갔지’ 하는 생각이 든다. 굉장히 감사한 시간이었다. 응원도 많이 받았고 사랑도 많이 받았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배우들, 스태프와 작업을 하면서 많이 배웠다. 출연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10. ‘세젤예’에 출연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면?
홍종현 : 가장 큰 이유는 따뜻한 가족의 이야기여서다. 전작 ‘절대 그이’나 ‘왕은 사랑한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판타지 드라마였고 내가 맡은 캐릭터가 좀 셌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이야기, 일상적인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

10. 방송 후에 팬 연령층이 훨씬 넓어졌을 것 같다. 이전에는 10~20대 팬이 많았다면 주말 드라마를 하면서 알아보는 중장년층 팬들이 생기지 않았나?
홍종현 : 어머니 세대, 어르신들이 주말드라마를 많이 본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나를 알아보고 아는 척을 해주시니 신기하고 재밌다. 예전에는 또래나 어린 친구들만 알아봤는데 지금은 어머님, 아버님들도 알아보고 인사해주신다. 내 이름 홍종현은 몰라도 한태주는 아신다. (웃음) 젊은 친구들은 ‘팬이에요. 사진 찍어주세요’ ‘사인해주세요’라고 한다. 근데 어르신들은 빤히 쳐다보다가 ‘맞죠?’라고 하신다. 그런 반응들이 반갑고 재밌다.

10. 후반부로 갈수록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고 권력 다툼이 주가 되면서 막장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또 박선자(김해숙 분)의 죽음으로 끝나서 완벽한 해피엔딩이 아니라 아쉽다는 평도 있다.
홍종현 : 출생의 비밀이나 암 소재 등이 일부 시청자에게 불편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연기자로서는 불편하다는 생각은 못 했다. 어머니(박선자)가 죽어서 아쉽고 장례 과정이 길어 본인의 경험이 떠올라 힘들다는 분도 계셨지만 오히려 드라마를 보면서 같이 울고 후련해졌다는 분들도 많았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위로가 됐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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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현은 “우리 드라마가 전작 ‘하나뿐인 내편’에 비해 시청률이 낮다고는 하지만 예상보다 큰 사랑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10. 상대역인 김소연과의 케미가 특히 좋았다. 상사와 부하직원의 사내 연애, 완벽해 보이지만 어딘가 어설픈 여자와 직진 연하남의 로맨스 등 설렘을 유발하는 포인트들이 굉장히 많았다.
홍종현 : 저는 정말 김소연 선배에게 100% 감사하다. 내가 김소연 선배와 호흡을 맞춘다고 했을 때 선배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잘됐다고, 좋겠다고 했다. 어떤 분이기에 다들 칭찬을 하는지 궁금했는데, 실제로 뵈니 너무 착하고 순하셨고 ‘내가 한참 후배인데도 이렇게 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려해주셨다. 진심으로 대해주시는 게 눈에 보여서 마음 편하게 촬영했고, 좋은 기억 밖에 없다.

10. 연말 시상식에서 베스트 커플상을 노려도 될 것 같은데.
홍종현 : 개인상보다 베스트 커플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대중들에게 보기 좋았다는 걸 인정받는 거니까. 베스트 커플상을 받으면 9할은 소연 선배 덕이다. 선배 등에 업혀서 상을 노려보겠다. (웃음)

10. 김해숙, 최명길 등 연기력이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작업한 소감은?
홍종현 : 정말 느낌이 달랐다. 최명길 선생님은 정말 저를 아들처럼 아껴주셨다. 스튜디오 녹화가 처음이라 많이 서툴렀는데 선생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일찍 친해졌다. 김해숙 선생님은 강미리와 결혼 후 많이 호흡을 맞췄는데, 눈을 마주보고 연기를 하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두 분 다 연기를 오래하셨지만 현장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하시고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셨다. 특히 나를 후배가 아니라 동료 배우로 많이 존중해주셨다. 덕분에 많이 배우고 발전한 것 같아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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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현은 “이상형은 동물이나 식물, 살아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보통 선(善)하더라”고 했다. /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10. 한태주는 직진 연하남이었다. 본인의 실제 연애스타일은 어떤가?
홍종현 : 비슷한 것 같다. 엄청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표현을 많이 한다. 물론 한태주처럼 멋있고 잘 다듬어진 느낌은 아닐 거다. 표현을 많이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 같다. 연애 스타일 외에도 경험하는 걸 좋아하고 새로운 것에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은 닮았다. 한태주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 친구다. 나도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0. 아직 이르긴 하지만 결혼 혹은 가정을 꾸린 미래를 상상해본 적이 있나?
홍종현 : 상상이 잘 안 된다. 혼자 사는 게 익숙한 사람이라 가정을 꾸린다는 건 좋을 것 같지만 내가 만약에 결혼을 한다? 어떤 남편이 될지, 어떤 아빠가 될지 상상도 못 하겠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을 하면서 결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원래는 (결혼은)하면 하는 거고, 말면 말자는 주의였는데 ‘꼭 하자’로 바뀌었다. 드라마의 영향도 있지만 친조카를 보면서, 또 친구들이 결혼 후 바뀌는 걸 보고 결혼이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는 걸 깨달았다.

10. 빠르면 올해 말 입대를 앞두고 있는데 기분이 어떤가?
홍종현 : 심적으로 동요되는 부분은 없다. 당연한 거니까. 대한민국 남자라면 모두 가야 하지만 난 남들보다 조금 늦게 가는 것뿐이다.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서 아쉬운 마음은 없다. 다만 잘 다녀와서 여러 작품을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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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현은 또 다시 주말극을 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한태주와 다른 역할이라면 욕심날 것 같다”고 대답했다. /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10. ‘세젤예’가 인간으로도 연기자로도 많이 성숙하게 해준 작품인 것 같다. 홍종현의 인생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홍종현 : ‘인생작’이라는 단어는 부담이다. 인생작이라기 보다는 그냥 배우 인생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힐 것 같다. 나는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전보다 더 많은 작품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에 현재에 만족하지 말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점수를 좀 짜게 주려는 경향이 있다.

10. 앞으로 꼭 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다면?
홍종현 :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도 평범한 이야기가 끌려서 했다. 작품을 하면서 미리와 태주가 초반에 사내 연애를 했던 기억이 너무 좋게 남았다. 그래서 예쁘게 사랑하는 이야기는 꼭 하고 싶다. 사실 러브라인이 좋다. (웃음)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안 해봤던 캐릭터는 다 하고 싶다.

10.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데뷔해 어느덧 12년 차다. 나이도 딱 서른인데, 지금까지 걸어온 인생을 돌아보니 어떤 것 같나?
홍종현 : 언제 이렇게 시간이 지났나 싶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쉬웠던 부분, 안 좋았던 것들만 생각했는데 그 과정을 거치며 많이 배웠다는 걸 깨달았다. 그 순간에 나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열심히 해준 나 자신에게 고맙기도 하다. 이제는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해왔던 것보다 더 오래 연기를 하고 싶다. 스스로에게 거는 기대랄까, 욕심이 크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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