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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Tech & BIZ] "IoT·AI, 단순히 공정 고도화 아닌 기업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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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EY




IoT(사물인터넷)와 AI(인공지능), 클라우드(가상저장공간)에 기반한 제조업 혁신,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은 어느새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용어다. 한국 정부는 아예 '4차 산업혁명 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을 만큼 미래 산업의 화두(話頭)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EY에서 이 분야의 전문가팀을 이끄는 알렉산더 포니비에르스키(Poniewierski·사진) 박사는 "하지만 여전히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업과 정책 현장에서의 인식은 그리 높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을 단순히 고도화(高度化)된 공장 자동화 정도로 여기거나, 첨단 기술로 포장된 과잉 투자로 치부하곤 한다는 것이다. 일부 기업은 내수 경기 악화와 최저임금 급등 탓에 "투자는 고사하고 구조조정을 해도 부족할 판에 무슨 IoT·AI냐"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본지와 만난 포니비에르스키 박사는 "이런 냉담한 태도에는 큰 리스크(위험)가 숨어 있다"고 했다. 투자를 망설이며 눈앞의 이익만 좇다 경쟁자가 먼저 제조 혁신에 나서는 순간, 시장에서 도태되는 처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IoT와 AI를 이용한 제조 혁신은 단순히 불량률과 생산 단가를 떨어뜨리는 것을 넘어서 기존 제품을 경쟁사보다 먼저 혁신(革新)할 수 있는 지혜(wisdom)를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예컨대 항공기 제조사는 IoT 기술을 이용해 생산 라인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는 물론, 이미 납품한 항공기의 운항 중 데이터도 실시간으로 수집해 클라우드에 축적하고 있다. 이 빅데이터는 AI의 힘으로 분석(analytics)되고, 이 과정에서 제품의 문제점을 한발 앞서 파악하는 것은 물론, 고객의 미래 요구에 적합한 제품 개발에 필요한 통찰을 얻게 된다. 이는 기존 제작 공정과 부품, 설계 개선은 물론 신제품 개발에도 실시간으로 적용된다.

포니비에르스키 박사는 "이런 과정을 통해 제조 혁신에 일찍 나선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에는 근본적인 경쟁력 차이가 생긴다"면서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은 단순히 앞서가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EY의 '글로벌 IoT 리더' 자격으로 국내 주요 대기업과 중견기업 경영진을 만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세계적 트렌드와 제조 혁신을 위한 전략을 소개했다. 우리 정부가 중소기업의 제조 혁신을 위해 '중소기업 클라우드 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자, 그는 "미국·중국·일본·유럽 등 주요 제조업 강국(强國)이 모두 비슷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면서 "자국 산업의 생존을 위한 세계적 차원의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환 기자(ploma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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