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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LNG 수입·현대차 투자·美무기 도입 계획… 방위비 협상에 호재 되나 [한·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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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트럼프에 '통큰 선물'
방위비분담금 현실화에 도움 될듯


파이낸셜뉴스

한국어 편지 받은 김정숙 여사/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현지시간) 뉴욕 데모크라시 프렙 차터 고등학교를 방문해 한국어 수업을 참관한 후 한 학생으로부터 한국어로 쓴 편지를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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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미국)·서울=김호연 강중모 기자】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9번째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14조원에 달하는 통 큰 선물을 안겼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서울에서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시작됐다. 파격적인 선물 보따리가 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하는 트럼프의 눈높이를 낮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이번 방문 기회에 미국 LNG(액화천연가스) 한국 수입 추가 결정이 이뤄지고, 한국 자동차업계와 미국 자율주행 기업 간의 합작투자가 이뤄지게 됐는데 이 모두 한·미 동맹을 든든하게 발전시키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는 같은 날 미국산 LNG 11조5000억원어치를 2025년부터 15~18년에 걸쳐 도입하기로 했다. 현대차도 미국 자율주행 기업 앱티브와 합작사를 설립, 2조4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현대차가 외국기업에 조 단위 투자를 하는 것은 창사 52년 만에 최초다.

이 밖에도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난 10년 동안 우리가 얼마나 많은 미국산 무기를 도입했고, 향후 3년 동안 얼마나 구매할 것인지 계획을 설명했다. 투자와 구매 양쪽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의 구미가 당길 만한 선물 보따리를 풀어놨다.

지난해 우리 정부는 공중전력 강화를 위한 미국산 무기와 무기체계 도입에만 2조5000억원을 썼다. 공군 F-35A 전투기·육군 대형 공격헬기 도입과 KF-16 전투기 성능개량 사업이 대표적 사업으로 꼽힌다.

내년 재선 성공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동맹국인 한국의 적극적 대미 투자와·미국산 구매 계약은 동맹국 외교의 성공 사례다. 또 한국의 '선물'로 미국 경제에 직접적 호재 계기가 만들어졌다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의미가 크다.

즉 문 대통령의 선물 보따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소위 '취향저격'했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방위비분담금을 기존 수준에서 5~6배 폭증시키겠다는 미국의 입장도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 개인적 생각의 반영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효과적 접근법이라고 볼 수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현재 방위비분담금 협상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을 공략하는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가 대미 투자와 미국 무기 구매 카드를 제시한 것은 이날부터 펼쳐지는 제11차 SMA의 사전정지 작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우리 정부의 카드가 매년 50억달러(6조원가량)를 내라는 미국의 입장에 긍정적 효과를 미쳐 총액을 어느 선까지 깎을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미지수이지만 방위비분담금 현실화에 도움이 될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제11차 한·미 SMA 첫 회의가 서울에서 열렸다. 정부는 대대적 방위비분담금 증액 압박에 나선 미국에 맞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수준으로 분담한다는 기본입장을 전제로 치열할 수싸움을 벌일 예정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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