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분양가 상한제 입법예고 기간 종료…내달 시행 여부 '촉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조실 규제심사→법제처→차관·국무회의 거쳐…실제 시행 여부 관심

이투데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절차상 시행령 공포 초읽기에 들어갔다. 해당 내용을 담은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기간이 끝난 가운데 개정안을 공포하기 위한 다음 단계에 돌입한 것이다. 다만, 경제 상황을 고려해 제도 시행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연기론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실제 시행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시작한 ‘주택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 입법 예고 기간이 이날로 끝났다.

일단 입법 예고 기간이 끝난 만큼 국토부는 개정안 공포를 위한 다음 절차에 들어간다. 우선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의 규제 심사를 거친다. 주요 안건일 경우 본위원회에서 다룬다. 본위원회는 신설·강화되는 규제 중 파급효과가 크거나 다양한 각도의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한 안건을 심사한다.

본위원회 심사는 보통 둘째 주 금요일, 넷째 주 금요일에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27일 규제 심사는 안건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으로 정해져 있는 만큼 이달은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정상으로는 다음 달 11일에 논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본심사를 거치면 이어서 법제처 심사를 받는다. 법제처 심사는 일주일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법제처장 결재까지 받아야 한다. 법제처장 결재를 받은 후에는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치게 된다. 국무회의까지 거치면 개정안 공포가 이뤄진다.

국토부는 법령 개정안 절차를 다음 달 내에 마무리 한 후,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일정은 법령 개정 절차를 완료한 이후에 정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법령 개정을 10월 안에 하려고 노력 중이고, 개정안 시행 역시 10월을 목표로 두고 있다”며 “법령이 개정돼야 그 요건에 따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2일 정부가 민간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발표한 이후 한 달여간 시장은 불안감과 불확실성으로 가득했다.

특히 적용 가능성이 큰 투기과열지구 내 재개발·재건축 주택 조합들의 반발은 거셌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고, 관리처분계획인가 신청 단지부터 적용한다는 정부 방침은 주민들에게 큰 손해를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다.

분양가 상한제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듯 국토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주택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 게시글에는 3394개의 댓글(23일 오후 2시 기준)이 달렸다. 해당 게시글 조회건도 3만3905건으로 다른 목록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많았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분양가 상한제야말로 서민 죽이는 정책’ 등 격양된 글이 수차례 올라 왔다.

부동산 시장에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기도 전에 이미 후폭풍이 거세다. 대표적으로 청약시장이 이례적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면 청약가점이 높고, 자금 동원 능력이 가능한 현금 부자들의 당첨 기회만 높아질 것이란 우려에 너도나도 청약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민간 분양아파트의 청약 성적을 보면 특별공급 경쟁률이 수백 대 일을 넘어섰고, 일반 청약은 수천 대 일까지 기록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로또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부추기고 있을 뿐만 아니라 투기 심리를 오히려 자극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달 초에는 분양가 상한제를 반대하는 재개발·재건축사업 조합 수십 곳이 한 데 모여 집회를 열기도 했다. 당시 행사를 주최한 미래도시시민연대와 주거환경연합은 총 42개 조합, 1만2000여명이 집회에 참여했다고 추산했다. 반포주공1단지, 방배5·6·13·14단지, 신반포4·3·15주구, 둔촌주공, 개포1·4단지 등 서울의 주요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조합들도 대거 참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민간 분양단지에 대한 가격 규제 정책이 역사상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정부도 잘 알고 있다"며 "여러 여건상 당장 제도를 시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투데이/서지희 기자(jhsseo@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Copyrightⓒ이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