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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텍사스' 추신수 MLB 활약상

류현진 최초, 추신수 최다… 코리안 투타의 홈런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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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7시즌 만에 MLB 첫 홈런… 관중·동료·중계진 '펄쩍펄쩍'
콜로라도전 7이닝 3실점 시즌13승… 평균자책점 2.41… 전체 1위 유지
방망이 빌려준 벨린저 "류의 대포에 우리가 더 흥분"


"홈런이 나오면 재미있겠는데요."(스포츠넷LA 해설자 오렐 허샤이저)

"고작 솔로포요? 현진, 더 힘내 봐."(캐스터 조 데이비스)

조선일보

뒤집어진 다저스타디움 "베이브 류스" 환호 - 류현진이 23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5회 말 자신의 프로 첫 홈런을 날리는 모습. 동산고 재학 시절 4번 타자로 활약했던 류현진은 2013년 빅리그 데뷔 첫해 기대 이상의 타격 실력까지 보여주며 '베이브 류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데뷔 7년 만에 별명값을 제대로 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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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 선두 타자 류현진(32·LA다저스)이 타석에 들어서자 현지 중계진은 '껄껄' 웃으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다저스가 콜로라도 로키스에 0―1로 끌려가던 5회 말이었다. 그로부터 20초쯤 지났을까.

류현진이 로키스 선발 안토니오 센자텔라의 3구째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한 타구가 쭉쭉 뻗어 가운데 담장 너머로 떨어졌다. 중계진은 믿기지 않는 듯 소리쳤다.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It happened). 일어났다고요! 베이브 류스(Babe Ryuth)!"

조선일보

다저스가 속한 내셔널리그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어 투수도 방망이를 잡아야 한다. 류현진은 2013년 빅리그에 데뷔할 때 2루타를 터뜨리는 등 장타력을 뽐내면서 미국 현지에서 '베이브 류스'란 별명을 얻었다. 전설적 메이저리그 홈런 타자이자 좌완 투수였던 베이브 루스의 이름을 땄다.

7시즌 만에 '류스' 1호

하지만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일곱 번째 시즌, 118경기(타자로 나섰던 경기 기준)였던 23일에야 첫 홈런을 터뜨렸다. 그러자 다저스타디움이 뒤집어졌다. 류현진이 덤덤한 표정으로 내야를 도는 동안 홈 관중들은 유니폼을 흔들며 환호했다. 관중석에서 해설 중이던 중계진 노마 가르시아파라와 알라나 리조는 펄쩍 뛰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동료 선수들은 더그아웃에서 "베이브 류스"를 외쳤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첫 홈런은 그때까지 침묵했던 다저스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됐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홈런으로 1―1 동점을 이룬 뒤 곧바로 볼넷과 안타 2개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고, 코디 벨린저가 만루 홈런을 터뜨려 순식간에 5―1로 경기를 뒤집었다. 다저스는 코리 시거가 7회, 윌 스미스가 8회 각각 솔로 대포를 터뜨리며 7대4로 이겼다. 류현진은 경기 후 "가장 중요한 타석에서 좋은 계기를 만든 것 같다"고 뿌듯해하면서 동료 벨린저의 방망이를 빌려 홈런을 쳤다고 소개했다. 벨린저는 현지 인터뷰에서 "류현진보다 우리가 더 흥분했다. 타격 연습할 때 보면 류현진은 힘이 엄청나다. 이전에 홈런이 없다는 게 더 놀랍다"고 말했다.

로키스 상대 시즌 13승

류현진은 마운드에서도 순항했다. 7이닝 6피안타(2피홈런) 8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13번째 승리를 따냈다.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마지막 투구 이닝이던 7회 2점 홈런을 맞아 시즌 평균자책점이 2.35에서 2.41로 조금 오른 게 아쉬웠다.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이 여전히 메이저리그 1위지만, 2위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2.51)과 격차가 조금 줄어들었다.

류현진은 이날 신인 포수 윌 스미스와도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류현진은 올 시즌 포수 러셀 마틴과 배터리를 이룬 1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0을 기록했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스미스와 함께한 5경기에서는 5.81로 좋지 않았다. 류현진은 경기 후 "공교롭게 스미스가 포수 마스크를 쓸 때쯤 내 투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호흡이 맞지 않는다는) 논란을 잘 알고 있어서 스미스에게 미안했다"고 말했다.

추, 오클랜드전 140m 대형아치… 시즌 23호로 한 시즌 최다 홈런
팀내 최고령 활약… 13도루까지


조선일보

녹슬지 않는 '추추 트레인' - 추신수가 23일(한국 시각)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4회 안타와 도루로 2루에 진루한 다음 후속 안타로 홈을 밟은 뒤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서른일곱 '추추 트레인'은 녹슬지 않는다.

추신수(37·텍사스 레인저스)가 23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벌인 원정 경기에서 시즌 23호포를 터뜨리며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그의 최다 홈런은 22개(2010·2015·2017년)였다.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추신수는 올해 통산 1500안타와 1500경기 출장, 200홈런 등도 달성하며 기록 풍년을 누리고 있다.

이날 1회 초 선두 타자로 나온 추신수는 초구 아치로 기록 경신을 자축했다. 그는 상대 선발 태너 로어크가 첫 번째 투구로 던진 91마일(시속 약 146㎞) 포심 패스트볼을 통타해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가 140.5m에 달하는 초대형 홈런이었다. 2회 초 두 번째 타석은 병살타로 물러난 추신수는 5―0으로 앞선 4회 초 2사 2루 상황에선 중전 적시타에 시즌 13번째 도루까지 성공했다. 6회 초에는 몸에 맞는 공으로 1루를 밟았고 9회 마지막 타석에선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레인저스가 8대3으로 이겼다. 추신수의 시즌 타율은 0.264에서 0.266으로 소폭 상승했다.

추신수는 레인저스의 최고령이자 최고 연봉 선수다. 올 시즌은 시카고 컵스와의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등 출발이 좋지 않았다. 절치부심한 그는 4월 타율 0.344로 레인저스 코치진의 신뢰를 되찾으며 주전 입지를 굳혔다.

그는 올 시즌 레인저스의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 출루율(0.368), 득점(87점), 볼넷(71개), 2루타(29개) 등에서 팀 내 1위를 달린다. 장타율(0.452 ·2위), 홈런(23개·3위), 도루(13개·3위), 타점(59점·공동 5위)도 상위권이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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