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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조국 자택 압수수색]피의자 조사까지 염두에…검찰, 조 장관 위법행위 확신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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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부담도 감수…가족들 향했던 칼끝 직접 겨누기 시작

자녀 서울대 인턴활동증명서 허위 발급 관여 의혹이 ‘핵심’

법조계 “피의자 조사로 이어지면 불기소 가능성 거의 없어”

경향신문

나오고…들어가고… 조국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오고 있다(왼쪽 사진). 조 장관 출근 이후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위해 조 장관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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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3일 조국 법무부 장관(54) 일가 의혹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한 지 27일 만에 조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57)뿐 아니라 조 장관의 위법 사실도 어느 정도 확신한 게 아니냐고 분석한다. 검찰이 전례 없던 현직 법무부 장관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을 정도라면 조 장관도 피의자로 불러 조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 장관에 대한 조사는 압수물 분석과 정 교수 조사에 이어질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검사와 수사관 6~8명을 보내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늦게까지 조 장관과 정 교수의 서울 방배동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조 장관 아들(23)이 입시서류를 낸 아주대와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재학 중인 연세대 대학원, 딸(28)이 학부 입학을 지원한 이화여대도 강제수사 대상에 포함했다.

검찰이 조 장관의 관여를 가장 의심하는 부분은 딸과 아들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활동증명서 허위 발급 의혹이다.

검찰은 조 장관 측이 임의제출한 자택 하드디스크에서 조 장관 딸과 ‘인턴 품앗이’ 의혹이 제기된 장영표 단국대 교수 아들 장모씨(28)의 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로 보이는 파일을 확인했다. 장씨는 검찰에 나와 “(한영외고 3학년이던) 2009년 서울대에서 주최한 세미나에 하루만 출석했고 조 장관 딸이 내 증명서까지 갖고와 학교에 제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 아들도 인권법센터에서 2013년 인턴예정증명서와 2017년 인턴증명서를 각각 발급받았다. 검찰은 “(2013년 센터장이었던)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지시로 발급했다”는 인권법센터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했다.

조 장관은 이날 검찰 압수수색 전 출근길에 “청문회 등에서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저희 아이(딸)는 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했고 센터에서 증명서를 발급받았다”며 허위 발급 의혹을 부인했다. 앞서 서울대 측은 해당 인턴증명서를 발급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장관이 정 교수의 증거인멸을 방조했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조 장관 일가의 재산을 관리했던 김모 한국투자증권 차장은 수사 시작 이후 조 장관 자택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했다. 검찰은 이때 조 장관이 “아내를 도와줘 고맙다”고 말했다는 김 차장의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사모펀드의 투자처도 몰랐고 운용에도 개입하지 않았다”는 조 장관 해명도 사실인지 압수물을 분석해 가릴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수사 과정에서 가족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경영에 관여한 정황, 코링크PE 자금 10억여원과 코링크PE 투자사 더블유에프엠(WFM) 고문료 1400만원을 받은 사실 등이 포착됐다. 검찰은 정 교수가 조 장관 5촌 조카이자 코링크PE의 실소유주인 조모씨(36·구속)의 횡령 혐의의 공범이라고 보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영장에 조 장관도 피의자로 적시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 안팎에선 수사팀이 조 장관의 불법 행위를 의심하며 자택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으로 본다. 특수통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시기적으로 검찰이 지난 20일 한인섭 원장을 조사한 후 압수수색을 했고,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조 장관 자택을 강제수사하면 맞닥뜨릴 정치적 부담도 감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 장관의 피의자 조사까지 염두에 둔 것 같다”면서 “과거 특별수사에서 주요 피의자를 조사한 후 혐의없음 또는 불기소 처분한 사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이 알려지자 조 장관 자택이 있는 아파트 앞에는 주민 30여명과 취재진 50여명이 모였다.

유희곤·윤지원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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