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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만료’ 석 달 앞두고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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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5일 서울서 첫 회의… 美 노골적 증액 압박으로 난항 예상
한국일보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올해 3월 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대접견실에서 열린 제10차 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 서명식에서 협정서를 교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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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이후 한국의 방위비(주한미군 주둔비) 분담금 규모를 결정할 한미 간 협상이 24일 시작된다. 기존 계약 유효 기간 만료를 고작 석 달 앞두고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줄곧 노골적으로 대폭 증액 압박을 가해온 터여서 난항이 예상된다.

외교부는 2020년부터 적용할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양측 간 협상의 첫 회의가 24~25일 서울에서 개최된다고 23일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 측에서는 직전 10차 협상을 이끌었던 장원삼 외교부 방위비 분담 협상 대표가, 미국 측에서는 제임스 디하트 신임 국무부 방위비 분담 협상 대표가 이번 회의에 양국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장 대표가 11월쯤 미 주(駐)뉴욕 총영사로 부임할 예정이어서 한국 측 수석대표는 조만간 교체되는데, 아직 정부의 차기 대표 인선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다. 우리 대표단은 외교부ㆍ국방부ㆍ기획재정부ㆍ방위사업청 등 소속 관료들로, 미국 측 대표단은 국무부ㆍ국방부 등의 관료들로 각각 꾸려진다.

올해 협상이 진통을 겪으리라는 관측은 직전 SMA 체결 직후부터 나왔다. 지난해 협상 당시 미국 측은 기존 분담금 항목인 △인건비(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건설비(미군기지 내 시설 건설) △군수지원비(용역 및 물자 지원) 3가지 외에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비용 분담을 위해 ‘작전지원’ 항목을 신설할 것을 요구했다. 분담금 인상을 위해서다. 우리가 버티면서 항목 신설은 불발됐지만 이번 협상에서 미국 측이 이 카드를 다시 꺼내 들 공산이 크다. 지난해 협상 때 미국 측은 미군의 해외 주둔 비용 분담 원칙을 새로 세워야 한다는 이유를 들며 통상 2~5년이던 협정 유효 기간을 1년으로 설정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10차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현재 미국 측은 분담금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리뷰’를 통해 분담금 산정 기준을 새로 만들며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한미 연합 군사연습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구성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죄다 청구서에 넣어 50억달러(약 6조원)에 육박하는 한미동맹 유지비를 최근 산출해놓은 상태라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23일 미 뉴욕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초 트위터 글로 한국을 “매우 부유한 나라”로 규정하며 “북한으로부터 자국을 방어하려고 한국이 미국에 상당히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공정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인상만 수용 가능하다는 게 한국의 기본 입장이다. 1950년에 한미가 체결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은 한국이 시설과 부지를 미국에 무상제공 하는 대신 미국은 주한미군 유지에 따르는 모든 경비를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5조). 1991년부터 SMA에 근거해 한국이 부담해 오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이 일종의 예외인 셈이다. 때문에 항목 신설은 SMA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게 한국 측 논리다. 분담금은 매년 꾸준히 늘어 올해 처음 1조원을 넘었다. 미국이 과도한 증액 요구를 할 경우 정부는 반환된 미군기지의 환경오염 정화 비용을 우리가 대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는 올 3월 ‘분담금 총액 1조389억원(지난해보다 8.2% 인상), 유효 기간 1년’이 주요 내용인 10차 SMA 문서에 서명했고 협정은 국회 비준을 거쳐 4월 5일에 발효됐다. 협정 공백을 막으려면 연말까지 협상을 끝내야 한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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