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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게 기다렸어요" 핫한 언니들과 화장품 대기업, 손잡는 이유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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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전문 화장품회사들과 협업

품질은 좋게, 가격은 낮게…유통단계 확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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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유나 게시물.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눈이 빠지게 기다렸어요.' 유명 뷰티 유튜버인 유나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마스크팩 컬래버레이션 제품 관련 게시물에 달린 댓글이다. 평소 스킨케어 팁을 제공하며 구독자를 쌓아 온 유나에 대한 신뢰가 유명 화장품 브랜드인 AHC와 만나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화장품업계에서 인플루언서(사회적 영향력을 지닌 유명인사) 마케팅 특수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플루언서가 콘텐츠 제작을 통한 홍보에 그치지 않고, 제품 제작과 같은 초기 단계부터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추세이다. 꾸준한 소통으로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보다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상품으로 구현하는 것. 인플루언서 자체가 화장품 트렌드세터로 이슈를 끌고다니기도 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버코리아가 최근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 클루시브는 첫 제품인 '인 샤워 페이스 마스크(인샤워팩)' 초도물량을 하루만에 완판시키는 기록을 세웠다. 이 제품은 모델 출신 유명 뷰티 유튜버인 고밤비가 초기 제작부터 관여한 화장품으로 전용 온라인 쇼핑몰인 '오하이오후'에서 단독 판매됐다. 고밤비는 2017년 아모레퍼시픽과 인플루언서 최초의 콘텐츠 마케팅 협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클루시브는 '언니가 알려주는 화장품' 콘셉트로 만들어진 AHC와 인플루언서들의 컬래버레이션 화장품 브랜드이다. 1대 뮤즈로 선정된 고밤비를 거쳐 2대 에바, 3대 유나 등 유명 '코덕(코스메틱 덕후·화장품 애호가)' 인플루언서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화장품을 제작한다. 특히 이들 인플루언서가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면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화장품을 만들어 업체와 소비자간 간극을 줄인다. 이름 역시 '인샤워팩', '주름팩' 등 SNS에서 사용될 법한 제품명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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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셀러브리티 겸 화장품 브랜드 카일리 코스메틱의 창업자 카일리 제너.


이처럼 대기업이 회사명을 지우고 인플루언서들을 앞세운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은 카버코리아뿐만이 아니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유명 인플루언서인 원밀리언 댄스스튜디오와 협업해 만든 온라인 전용 화장품 브랜드 원밀리언뷰티를 선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외부 파트너사와 인플루언서들로부터 초기 아이디어를 얻는 '이노베이션 데이' 행사를 작년부터 올해까지 2회째 운영해오고 있다.


국내외를 통틀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각종 SNS 채널에서 인기를 얻은 뷰티 인플루언서들이 자기 이름을 내건 화장품 브랜드를 잇달아 성공시킨 영향도 있다. 국내 최정상 뷰티 인플루언서인 포니의 경우 포니이펙트를 성공시킨 바 있다. 해외에서도 팝가수 리한나가 만든 펜티뷰티, 카일리 제너가 만든 카일리코스메틱 등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카일리 제너는 화장품 브랜드의 성공으로 지난 3월 포브스 선정 한국 기준 21세 나이로 전세계 최연소 억만장자에 오르기도 했다.


화장품 부문을 넘어 기업 활동 전반에 인플루언서가 미치는 영향력도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와 글로벌 조사기관 미디어킥스에 따르면 2015년 5억달러(한화 약 5916억원)였던 인플루언서 마케팅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올해 기준 82억달러(9조7014억원)로 늘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20년에는 100억달러(11조8310억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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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크리에이터 그룹 겸 유튜버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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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신생 브랜드를 계속 만드는 것은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지우고 연령대가 낮은 밀레니얼 세대로 고객층을 넓히기 위함"이라며 "하지만 인지도가 없는 신생 브랜드가 자체적으로 성공하기는 힘들기에 인플루언서의 색깔을 덧입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1세대 인플루언서이자 패션·화장품·식품 쇼핑몰인 '임블리'의 선례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관계자 모두의 귀감이 되기도 한다. 임블리 '곰팡이 호박즙 사태' 등으로 고객 신뢰를 철저히 잃었다. 부건에프엔씨가 판매한 호박즙에서 시작된 의혹은 화장품과 패션으로 손 쓸 수 없이 번졌고, 이 과정에서 박준성 대표와 임지현 상무의 미흡하고 안일한 대응과 법적 분쟁은 소비자를 넘어 일반 대중까지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시민단체의 고발 조치와 '회사를 철저히 조사해달라'는 국민청원이 뒤따랐다.


결과적으로 임블리의 화장품 관련 의혹은 일단락됐지만 소비자 신뢰 회복까지는 갈 길이 먼 상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8월 시중에 유통 중인 천연추출물로 구성된 에센스 등 45개 제품을 대상으로 곰팡이 등 미생물에 오염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미생물 검사를 한 결과 모두 '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다만 해당 제품의 온라인 판매 사이트(201건)를 점검한 결과 의약품이나 기능성 화장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광고 등 허위·과대광고 19건이 적발됐다고 덧붙였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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